[발제] 1/12 『부분적인 연결들』pp. 95-113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1-12 19:25
조회
38
다지원 기획세미나, 인류학 세미나. ∥2021년 1월 12일∥보미
『부분적인 연결들』메릴린 스트래선, 차은정 옮김, 오월의 봄, 2019.


1980년대 인류학계에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새로운 대안으로 유입되어 일명 ‘포스트모던 인류학’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의 대표 저서는 클리퍼드와 마커스의 <문화를 쓴다>(1986)였다. (5)

<문화를 쓴다> (5,6)
- 이 책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류학자들의 ‘성찰적 전회 (reflexive turn)’라고 할 수 있다.
- 성찰적 전회 : 1980년대 서구의 인류학자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주요한 연구방법론이었던 민족지적 기술description이 객관성에 대한 특권적이고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왔음을 자각하고 그것(민족지를 쓰는 방법)의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그들은 민족지학자의 작가적 권위를 배제하고 민족지에 독자를 참여시켜 ‘텍스트-작가-독자’ 간의 상호작용 자체를 민족지의 주요 가치로 삼고자 했다.
- 그 결과 민족지는 권위 있는 인류학자가 현장을 ‘재현representation’한 것이 아니라 독자의 ‘환기evocation’를 불러들이는 작가적 텍스트라는 장르(갈래)적 성격을 갖게 되었다.
- 이제 민족지는 (객관적 학문이 아니라) 미학적 장르로서의 텍스트 (문학), 즉 글을 짓는 하나의 방법으로 재정립되고, 이러한 민족지를 통해 밝혀진 진리는 (‘객관적-총체적 진리’가 아니라) ‘부분적 진리’의 위상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스트래선이 보기에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주의는 일견 전체(총체)를 폐기하는 듯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그 논리 안에 전체를 상정하고 있는 다원주의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에 기초한 ‘성찰적 전회’가 탈중심화, 이질화, 파편화 등등을 주제로 삼는다고 해도, 이것들은 결국에는 전체 혹은 전체의 중심성으로 다시 회수될 수밖에 없다. (7)

스트레선은 포스트모던 인류학의 ‘부분적인 진리’가 품고 있는 다원성pluralism에 공감하지만, 여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며 ‘부분적인 연결들’을 구상한다. (6)

♣ ‘민족지를 통한 진리’의 위상변화:
객관적-총체적 진리 (모더니즘) → 부분적인 진리(포스트모더니즘, 다원주의, 클리퍼드와 마커스 → 타일러) → 부분적인 연결들로서의 진리(포스트 다원주의, 스트래선)


● Writing Anthropology 인류학 쓰기
● Partial Connections 부분적인 연결들
● Aesthetics 미학 (제작술)
● Politics 정치 (조직화)
● Ethnography as Evocation 환기로서의 민족지
● Comples Society, Incomplete Knowledge 복잡한 사회, 복잡한 지식
● Returned 귀한한 자
● Complex pasts 복잡한 과거
● Cosmopolitans 세계인(시민)
● Placed 놓인(올려진) 자
● Sharing Villages 마을들을 공유하기
● Awkward Presences 불편한 존재들



● Returned 귀한한 자

● Complex pasts 복잡한 과거

1986년, <문화를 쓴다>가 출간되자마자 책은 책에서의 비평과 그 비평에 대적한 비평들(counter-criticisms)과 함께 문학에서 파생된 이론화(거대서사의 상실)로, 텍스트에 사로잡힌 하나의 사례가 되었다. 이때 <문학을 쓴다>가 보여준 ‘문학론적 전회 literary turn’는 인류학에서 ‘성찰적 전회 the reflexive turn’의 전형이 되었다. (95)
<문화를 쓴다>는 재현을 비평하지만, 이는 또다시 재현의 관점에서 검토되는데 이러한 상황은 경계를 넘는 자들의 숙명일 것이다. (96)

타일러의 논고는 재현과 환기 사이의 ‘대립opposition’을 만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재현을 환기에 의해 소환되는 현존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재현이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96) 하지만 과거에도 재현의 틀에 잘 들어맞지 않는 텍스트는 많았다. 재현을 탈피해야 한다는 현재의 관심이 되려 과거의 세계들을 (재현으로) 형상화 한다. (70)

현재의 관심에서 비롯된 과거의 형상에 비해 실제 과거는 훨씬 복잡다단한 것으로 보인다. 혹은 과거의 간단명료했던 저작들에 비해 오늘날의 성찰이 끝없이 복잡한 것으로 보인다. 인류학은 복잡성의 이중구속 상태에 처하게 된다.(97)

<여행자가 처하는 이중효과> (98)
여행자는 과연 자신의 출신지로 돌아갈 수 있는가?
여행자는 자기가 떠나온 곳을 정말로 떠날 수 있는가?

타일러는 여행자의 ‘자기self’ 가 집으로 되돌아간다고 할 때, 그녀/그가 받아들이게 되는 ‘사회society’(통합)는 상식의 세계, 즉 일상의 행위와 흔한 경험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98)

● Cosmopolitans 세계인(시민)

코즈모폴리턴은 이중의 복잡성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우리 시대의 한 형상이다. 코즈모폴리턴은 과거, 즉 다른 곳의 미묘함을 현재, 즉 본거지의 척도로 삼는다. (98)
여기(부분적인 연결들)서 코즈모폴리턴은 오늘날의 작가들이 과거의 복잡성을 보여줌으로써 세계에 대한 그들 자신의 이해의 복잡성을 드러내는 방식을 말한다. 코즈모폴리턴인 그녀/그는 복잡성의 감각이 바로 개인적이고 전문적인 정체성의 원천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감각의 활동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99)
울프 한네르스(1990)에 의하면 코즈모폴리턴은 귀환 후에도 계속해서 코즈모폴리턴이고자 한다. 그들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다양한 지향을 유지하면서 이를 통해 자신의 문화로부터 개인의 자율성을 지켜낸다. 사람들은 특정 영토에 정박할 필요가 없는 초국가적인 연결망의 발전으로부터 스스로 의미를 만들고 있다고 한네르스는 말한다. (99)

학문적인 코즈모폴리턴들은 현재의 입장들을 세계 각지의 이질적인 타자들의 성좌에서 파생한 합성물composities로 인식한다. 타자들의 다양성이 끊임없이 활성화되며 만들어내는 경관이야 바로 세계다. 하지만 이러한 경관 또한 구성된다. 한네르스가 말하듯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성과 관련되어 있다. 다원주의의 형식은 제각각이다. (100)

타일러가 말하는 상식적이고 흔해 빠진 세계 (집, 고향)도 민족지학자가 결코 혼자서 충분히 작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곳에 관한 연구 또한 수많은 타자들의 작업으로 보완되어야 하는 장소이다. (101) 타일러는 포스트모던 민족지는 결코 완전히 실현될 수는 없다며 민족지의 비완결성imcompleteness을 언급한다. (102)

자기 집에 있는 우리의 코즈모폴리턴이 중심을 하나로 모이게 할 수 없는 것 같다. (103) 영국에서(고향에서) 조사하는 현장연구자가 얼마나 타자들의 사회적 현존에 괴로워하는지는 현장연구자와 타자의 관계성의 인식을 위한 또 하나의 차원을 드러낸다. 열린 귀는 단지 은하(우주)를 탐지하는 천체망원경만이 아니다. 세게(우주)를 보여주는 통합의 이미지도 파편화의 이미지도 집으로 귀환했을 때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어느 쪽도 침범하는 존재들의 본성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103)

● Placed 놓인(올려진) 자

● Sharing Villages 마을들을 공유하기

개인으로 상상되는 인격. 이 형상은 같은 이유로 어떤 경우에는 파편화된 것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통합된 것으로 나타난다. 개인이라는 형상의 그녀/그는 사회 중심적인 구조에서든 자아중심적인 네트워크 구조에서든 각각의 구조 ‘안in’에 주어진 자리에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양쪽 모두가 인격의 통합 혹은 파편화의 원천으로 간주 될 수 있다. (104,5)

잉글랜드인이 품고 있는 관념들에 의하면 인격은 고정되어 있거나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고 이에 따라 전체totality가 되거나 파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잉글랜드 사회 안에서 작업하는 인류학자가 파편적인 느낌을 받는다면 그것은 아마 자신이 다른 장소에서는 완전한(단순하고 전체적인) 사회를 연구하는 완전한 인류학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06)

어쩌면 타일러가 수많은 목소리의 합성물composite에 귀 기울임으로써 얻는 요법적 효과에 자신의 사례의 기반을 둔 것은 권위적인 시각의 현장연구자라는 ‘단 하나의 형상’을 제거하는 데에 지나치게 몰두한 탓이다. 그러나 현장연구자의 원형은 어디까지나 정해진 장소에서만 볼 수 있었다. 인류학자들은 항상 이 혀나장연구자의 원형이 ‘자기 집에서는’ 절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것을 뒤집어 그 파편화된 이면을 노출시킨다. 원근을 조정할 수 있는 시각을 소유한, 즉 바깥에서 동시에 속을 들여자볼 수 있는 현장연구자라는 단독자의 이미지는 ‘자기 집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109)

인격이 개인으로서 갖는 이미지는 우리에게 수를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해보라고 부추긴다. 우리는 하나들(복수의 단일한 실체들)을 다루거나 아니면 하나들의 다수성(무수한 실체들)을 다룬다. 여기서 둘two은 이미 다원적이다. 이 친숙한 수학은 또한 우리에게 전체whole가 개별적인 부분들로 이뤄져 있으며 중심을 이루는 인격들이 중심화의 파편으로서의 개인을 다원적으로 통합하고 있음을 보라고 강권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원자론적 관점과 총체론적 관점의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는 것과 같다. (110)

● Awkward Presences 불편한 존재들 (난처한 존재들)

인류학의 전통적인 레퍼토리에서 비교분석은 한 가지 유리한 점이 있다. 비교분석은 관찰자가 내부 연결을 가진 체계를 기술하고, 그 연결이 체계뿐 아니라 그 체계를 인식하는 사람에게도 속하는 체계들을 비교한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종합이라는 학자의 단독행위의 대응물이었는데 이러한 지시활동의 힘은 외부의 지시대상에 무수한 맥락을 제공하는 ‘사회들’과 ‘문화들’의 다원성을 창출했다. (111)

저자-텍스트-독자라는 타일러의 창발적인 정신은 개별적인 소재지가 없고 무한대의 처소를 가진다. 이를 인류학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개별의 소재지가 없는 창발적인 정신을 더욱 강한 의미의 외부성으로 돌리는 것이다. 즉 인격을 (개인이 아닌) ‘누군가’로 상상하는 것이다. (112)

자기가 가로막히는 것은 잡히지 않는 것을 손 안에 쥐고 있는 감각, 다시 말해 신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하게 만들려는 감각이며, 부분적인 방법으로 타자와 연결되도록 하는 감각이다. (113)

타자에 대한 그녀/그의 경험 속에서 타자가 완전히 흡수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인격에 대한 관념. 그 자체로 하나일 수도 없고 무수한 하나들 가운데 한 입자일 수도 없는 총합도 파편도 아닌 이미지. 이 이미지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기계인 도나 해러웨이의 사이보그의 이미지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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