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디보>를 읽고 있습니다.

발생학 내용이 본격화되는 만큼, 아주 흥미롭고 재밌네요.

수정란 상태에서 각각의 '스위치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있고,
그 범위의 중첩(활성화든 비활성화든)에 의해 개체의 형태가 정해집니다.
즉 특정 스위치가 특정 부속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위치들의 연합작용(네트워크 작용)으로 특정 부속지 여부가 결정되는 거이죠.

발생학의 성과로, 스위치 유전자, 툴킷 유전자 등이 발견되면서
유전자가 그 표현형을 일대일로 결정한다는 논리는 폐기됩니다.
대신에,
온갖 유전자들, 그리고 그와 결합하는 수많은 단백질들의 거대한 네트워크가
생명체의 형태를 구성합니다.
(물론 저자는 계속해서 인과의 원인을 추적할 수 있다, 아직 밝히지 못했을 뿐이다 등으로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자기가 자기를 조직한다는 내용으로 읽고 싶네요.)

그리고 이어서,
이런 발생학적 발견을 바탕으로 진화론을 설명합니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화석상 갑작스럽게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가 발견되는 사건을 뜻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저자는 발생학과 스위치 유전자 등을 통해 설명합니다.
기본적인 유전자 툴은 모두 갖춰져 있었지만,
수정란 안에서 어느 위치에서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가,
그 차이로 인해 형태상의 다양화가 등장했다고.
특히 Hoxc6 또는 8 유전자의 위치에 따라 경추 여부가 달라지고, 형태가 달라지는 점이 인상적이었네요.

즉 저자의 표현처럼,
유전적 잠재성(포텐셜)은 이미 있었고 캄브리아기 대폭발 시기에 그 포텐셜이 밖으로/형태로 실현되었다(actual하게 되었다) 입니다.
생명을 포텐셜과 그 실현으로 보는 점이 새롭네요.
앞으로 읽어가면서 좀 더 읽어가고 싶네요.

다음 시간에는 7장, 8장을 읽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진화론을 다루는 만큼, 더 흥미롭네요.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