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 객토문학 동인 지음 | 2013.12.22

마이노리티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1 18:47
조회
546


지은이 <객토문학> 동인 | 정가 7,000원
쪽수 144쪽 | 출판일 2013년 12월 22일 | 판형 사륙판 (122×190)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마이노리티시선 40
ISBN 9788961950763 | 보도자료 탑_보도자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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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으로 내쫓긴 이들의 외침, ‘탑시’

탑은, ‘무시로 흔들리고 / 흔들리면 / 한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릴 / 비상구가 없는’ 비정규직의 내일이다.
탑은, 철탑 위로 내몰린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값을 치루고 마는 / 이 질기고 가혹한 싸움’이다.
탑은, ‘실금이 간 온몸을 추스르기 위해 / 때로는 남모르게 흔들리기도 하는’ 아버지이다.
탑은, ‘가난한 농부들이 / 바위를 부수고 / 흙을 골라 일구어낸 / 손바닥만 한 작은’ 다랑논이다.
탑은, ‘슈퍼 갑 그 아래 또 아래 / 아득한 저 아래’에서 외치는 ‘을’의 비명이자 구조 요청이다.
탑은, ‘비정규직의 올무에 갇혀 /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절대 / 절대 희망은 포기하지 않’는 희망버스이다.
탑은, ‘배추 잎 층층이 쌓아 / 씨앗 맺는 꽃대’이다.
탑은, ‘마지막 생명줄 / 33미터 철탑에 매달고 / 살얼음 천막 안에 가장을 가둔 / 세상의 끝에서 꿈꾸는’ ‘와락’이다.
탑은, ‘고향 산천을 / 지켜내야 하는 밀양 어르신들’ 앞에 선 괴물이다.
― 이응인 (시인,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부북면 대책위 활동 중)


『탑』 출간의 의미

마흔 번째 <마이노리티 시선>으로 <객토문학> 동인의 10집 『탑』이 출간되었다.

<객토문학> 동인은 경남 마산, 창원 지역 노동문학 모임으로, 2000년 첫 동인지 『오늘 하루만큼은 쉬고 싶다』(다움) 이후 현실의 첨예한 문제들을 다룬 시집들을 꾸준히 출간해 왔다. 2003년에는 배달호 열사 추모 기획시집 『호루라기』(갈무리) 를, 2007년에는 한미 FTA 반대 시집 『쌀의 노래』(갈무리)를 묶어냈다.

이들은 지난 몇 해 동안 사회적 화두를 직접적으로 다룬 동인집을 매년 출간하였다. 불안정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전국에서 일었던 2011년에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삶을 그린 『각하께서 이르기를』(갈무리)을 펴냈으며, 구제역 파동으로 농촌 경제가 어려워지고 후쿠시마 사고로 원자력 발전의 위험이 널리 알려진 2012년에는 자본주의와 생명의 문제를 고민한 『소』(갈무리)를 펴냈다.

2013년 12월 ‘안녕하지 못하다’는 외침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오늘, 시인들은 ‘탑’을 현대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저항의 상징으로 여긴다. 김진숙의 타워크레인을 비롯하여, 전주 버스 사업장,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아산공장, 현대자동차, 재능교육 등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고공농성들은 “같이 숨 좀 쉬자고 / 철 탑 끝으로 오른 / 을의 비명”(박덕선, 「구조의 탑」)이며, “신기록을 세우고도 기록이 남지 않는 / 시간이 멈추어 있는 탑”(표성배, 「시간이 멈추어 있는 탑」)이다. 문영규는 「탑들 이야기」에서 한국의 민속놀이인 ‘탑돌이’는 “소작료를 내려야 한다고 / 목소리를 높”이다 지주에게 밉보여, 결국 논 한가운데 있는 탑 꼭대기에 스스로 목을 맨 소작농 김서방의 혼을 달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이 탑을 줄지어 돌며 위로한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시인은 생존을 위해 높은 곳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2013년의 노동자들과 탑돌이의 유래를 연결시키며 다음과 같이 묻는다. “요즘 뉴스 보이께내 / 이리도 죽으라 추운 날씨에 / 사람들이 높은 탑 위로 / 자꾸 올라가데 그거 / 저 탑들 이야기 하고 다른 기 뭐꼬?”

시집 『탑』의 또 다른 중요한 소재 중 하나는 “밀양”이다. 실제로 몇몇 <객토문학> 동인들은 밀양으로 가는 희망버스와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밀양 대책위에서 활동 중인 회원도 있다.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부북면 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이응인은 「밀양 송전탑 반대한 김정회를 석방하라」에서 765kV 송전탑이 기업과 국가를 위한 ‘아름다운 양보’라고 플래카드로 도배를 하는 “밀양상공회의소 / 농공단지협의회 / 새마을지도자협의회 / 무슨 추진협의회, 무슨 운동협의회” 위로 송전탑을 올리라고 주장한다. 최상해는 「삼천 일」에서 밀양 송전탑에 반대하는 108번 째 촛불집회에 참석해보니 “송전탑이라는 괴물로부터 고향 산천을 / 지켜내야 하는 밀양 어르신들”이 “가장 높고 위대한 탑”임을 깨달았다고 쓴다.

시집의 첫 번째 부 “초대시”와 이어지는 “塔 詩”가 탑과 사회적 투쟁을 모티브로 한 시들을 담고 있다면 셋째 부 “時의 길, 길의 時”에는 일상의 관찰이 이 시대와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과 연결되는 <객토문학>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날카로운 시들이 담겼다. 마지막 부 “나의 시, 나의 삶”에는 ‘문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시를 쓰는가’ 같은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짧은 에세이들이 실려 있다. 이 글들을 통해 시대의 고통을 나누고자 하는 객토 시인들의 시적 지향을 엿볼 수 있다.


10집을 내며

MB & 그네 국정원 국방부 심리전단 사이버사령부 SNS여론조작 댓글 국가보훈처 일베 여자 남자 좌익효수 깃털 오리털 닭털 음지에서 음지로 개버릇 몸통 머리 서울경찰청장 수서수사과장 사이버분석팀 국정감사 증언 선서X 거짓 뻔뻔 얼굴 입 꾹 고장 난 지퍼 열리지도 닫히지도 푸른 기와집 녹슨 대문 정치적 중립X 흐림 기온 급강하 교학사 친일미화 역사왜곡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권위 현병철 불법X 어버이연합 군복 선글라스 가스통 내란음모 공안정국 민주주의 전두환 6억 시세 300억 그네 밀양 765송전탑 할매가 간다 한전것들 농촌 도시 원전부품비리 눈덩이 공권력X 국가폭력 현대차비정규직 유성기업노조 철탑농성 감사원 4대강비밀문서 사대강 녹조 운하 국토부 환경영향평가 4대강전도사 담합 로봇물고기 보 남지철교 쇄굴현상 인물 역사 김용준 김성주대성산업 원세훈 김용판 김무성 권영세 남북정상회담대화록 메카시즘 김기춘 이석기 윤창중 진영 양건 채동욱 권은희 조명철 김용주 한승조 유영익 세종대왕 이승만 박정희 귀태 1970년 새마을 운동 근면자조협동 2013년 새마을운동 유신회귀 세법개정 재벌옹호 서민과세 증세 없는 복지 기초노령연금 공약X 진실외면 방송X 타오르는 촛불 꺼지지 않는 촛불 촛불 앞에서 대한민국 주권자로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객토 10집을 준비하는 동안 역사의 강물은 뒷걸음질을 치느라 휘청거렸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파도는 제 몸에 난 상처마저 돌볼 여유도 없이 역사의 퇴보에 맞서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조차 모르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서 있다. 여기 하나의 촛불과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도 모자라는 탑 하나 미력하나마 세워 보고자 마음을 모았으나 정작 마음뿐이다.

2013년 11월
마산 3.15탑 앞에서
<객토문학> 동인


<객토문학> 동인 소개

<객토문학> 동인은
1990년 경남 마산 창원을 중심으로 터를 잡은 노동자 시인 모임입니다.
지금까지 북1에서 북10까지 소책자를 발행했습니다(1991년에서 1997년까지).
제1집 『오늘 하루만큼은 쉬고 싶다』(도서출판 다움, 2000)
제2집 『퇴출시대』(도서출판 삶이 보이는 창, 2001)
제3집 『부디 우리에게도 햇볕정책을』(도서출판 갈무리, 2002)
제4집 『그곳에도 꽃은 피는가』(도서출판 불휘, 2004)
제5집 『칼』(도서출판 갈무리, 2006)
제6집 『가뭄시대』(도서출판 갈무리, 2008)
제7집 『88만원 세대』(도서출판 두엄, 2009)
제8집 『각하께서 이르기를』(도서출판 갈무리, 2011)
제9집 『소』(도서출판 갈무리, 2012)
배달호 노동열사 추모 기획시집 『호루라기』(도서출판 갈무리, 2003)
한미FTA반대 기획시집 『쌀의 노래』(도서출판 갈무리, 2007) 등
아홉 권의 동인지와 두 권의 기획시집을 펴냈습니다.


대표시

삼천 일

최상해

밀양 송전탑 반대 촛불집회
‘할매가 간다’는 어느새 백 여덟 번째를 넘기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행보 삼천 일
영상 속 눈물이 어둠을 밝히는데

한 번에 떼어내지 못한 반창고처럼
뻔히 아픈 것을 알면서도
삼천 일이나 견디어 내고 있다니

송전탑이라는 괴물로부터 고향 산천을
지켜내야 하는 밀양 어르신들

위정자들이나 한전 것들*이나
촛불을 밝히고 있는 우리들이나
여기에 앉아보니 알겠다

가장 높고 위대한 탑이 그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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