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박준

작성자
youngeve
작성일
2018-10-30 14:23
조회
1924
올해는 삼재였다

밥을 먹을 때마다
혀를 깨물었다

나는 학생도 그만하고
어려지는, 어려지는 애인을 만나
잔디밭에서 신을 벗고 놀았다

두 다리를 뻗어
발과 발을 맞대본 사이는

서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는 말을
어린 애인에게 들었다

나는 빈 가위질을 하면
운이 안 좋다 하거나

새 가구를 들여놓을 때도
뒤편에 王자를 적어놓아야
한다는 것들을 말해주었다

클로버를 찾는
애인의 작은 손이
바빠지고 있었다

나는 애인의 손바닥,
애정선 어딘가 걸쳐 있는
희끄므레한 잔금처럼 누워

아직 뜨지 않은 칠월 하늘의
점성술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고 있었다

이 시를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래서 주제가 뭐지?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시에 주제라고 딱히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시를 보면 시어의 의미를 해석하고 주제를 파악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나는 이 시를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시는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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