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테리어 2023년 10월호] 새책 / 건축과 객체

보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3-10-09 11:16
조회
177


[월간 인테리어 2023년 10월호] 새책 / 건축과 객체


“기능은 형태를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번의 말처럼 19세기 이후 건축은 형태와 기능을 중심으로 판단되어왔다. 그레이엄 하먼 또한 건축을 이 문법에 맞춰 서술하는 데 동의한다. 문제는 형태와 기능이 너무 ‘직서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직서적이란 어떤 대상을 감상이나 은유 없이 나열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테면 휴대폰을 설명할 때 구성 부품, 사용 방법 등만 언급하는 것과 같다. 그는 건축에서 형태는 외관으로만, 기능은 용도, 목적으로만 치환돼 쓰였다고 꼬집는다. 형태는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도 존재하는 것은 물론, 각도, 거리, 관점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하며, 기능은 경험과 기억의 차원에서도 읽힐 수 있다. 이러한 하먼의 사고는 단일한 시선으로 한 객체의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는 그의 객체지향 존재론(Object-Oriented Ontology)과 연결된다. 이번 책에서 하먼은 그간 건축 이론에 자주 소환된 철학 개념과 함께 객체지향 존재론을 소개하며, ‘제로-형태’, ‘제로-기능’이라는 자신의 개념으로 자하 하디드, 렘 콜하스 등의 작업을 새롭게 해석한다.





『건축과 객체』 | 그레이엄 하먼 지음 | 김효진 옮김 | 갈무리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