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고원(35-55)

작성자
coosh83
작성일
2021-03-07 03:27
조회
617
천개의 고원(35~55)

- 세포 사이의 불연속성, 축삭들의 역할, 시냅스들의 기능 작용, 시냅스 내의 미세한 균열의 존재, 이 균열을 각각의 메시지가 건너뜀, 이런 것들로 인해 뇌는 하나의 다양체가 된다. 다시 말해 불확실한 확률체계, 불확실한 신경 체계를 자신의 고른판 또는 글리아 속에 담가 둔 하나의 다양체가 된다.
- 신경학자와 정신 생리학자는 긴 기억과 짧은 기억을 구분한다. 짧은 기억은 리좀 유형, 도표 유형인 데 반해, 긴 기억은 나무 유형이며 중심화되어 있다.
- 짧은 기억은 결코 인접성이나 직접성의 법칙에 따라 대상에 대응하지 않는다. 짧은 기억은 거리를 두고 작용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오거나 돌아올 수 있다.
- 하지만 이런 일은 항상 불연속, 단절, 다양체를 전제한다. 더구나 이 두 종류의 기억은 동일한 사물을 포착하는 서로 구별되는 두 가지 시간 양태가 아니다. 그 두 기억이 파악하는 것은 동일한 사물도 동일한 회상도 동일한 관념도 아니다.

- 짧은 기억은 망각을 과정으로서 포함하고 있다. 짧은 기억은 순간과 뒤섞이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이고 시간적이고 신경적인 리좀과 뒤섞인다.
- 나무나 뿌리, 그것은 우월한 통일성, 즉 중심이나 절편의 통일성에서 시작해 끊임없이 <여럿>의 흉내를 내는 사유라는 슬픈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 뿌리-가지들의 집합을 고려한다면, 나무의 몸통은 밑에서 위까지 걸쳐 있는 부분 집합들 중 하나에 대해 대립 절편의 역할을 한다.

- 수염뿌리 체계 속에서처럼 연결들은 그 자체로 증식할 수 있으며, 이때 우리는 결코 <하나-둘>로부터 그리고 그저 허울뿐인 다양체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재생, 재생산, 회귀, 히드라와 메두사는 우리를 먼 곳으로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
- 나무 체계는 위계적인 체계로서 의미생성과 주체화의 중심을 포함하고 있고, 그것은 조직화된 기억 같은 중앙 자동장치를 가지고 있다. 나무 체계 모델 안의 하나의 요소는 상위 통일성으로부터만 정보를 받아들여 주체의 직무를 받아들인다.
- 로장스틸과 장 프티토는 “나무 조직은 개체에 선행하며, 개체는 나무 조직 안의 특정한 자리에 통합된다”고 했다.
- 그들은 중심화된 체계에 대한 대립으로 자동장치의 그물망을 든다. 여기서의 소통은 임의의 두 이웃 사이에서 일어나고 줄기와 수로들은 미리 존재하지 않고 개체들은 대체될 수 있고 특정 순간의 상태에 따라서만 정의된다.
- 중심없는 다양체에서는 전쟁 리좀이나 게릴라 논리의 관점에서 <장군>을 갖지 않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중앙 명령의 사본이나 복사물은 없다.
- 서양은 종자식물 중심이며 성의 경직이 있다. 하지만 동양(서남아시아)는 덩이식물 중심이며, 성의 해방의 모습을 보이면서 서로 대조되는데 동양은 리좀적이다.
- 미국의 경우 나무형태의 추구와 구세계로의 회귀가 일어나는 곳은 동부이지만, 서부는 리좀적이다.
- 서양의 경우 백합을 선호했다. 백합은 깊은 뿌리를 갖는다. 동양의 전체군주는 하나의 점(나무-점이나 뿌리)인 샘처럼 행동하지 않고 강물처럼 행동한다. 그는 여러 물들과 결혼한다.
- 미국은 나무이면서 수로이고 뿌리면서 리좀이다. 리좀에는 나무의 마디가 있고 뿌리에는 리좀의 발아가 있다.

- 리좀은 어떤 지점에서든 다른 지점과 연결 접속하며 아주 상이한 기호 체제들 심지어는 비-기호들의 상태들을 작동시킨다. 리좀은 시작도 끝도 갖지 않고 언제나 중간을 가지며 중간을 통해 자라고 넘쳐난다.
- 리좀은 선들로만 이루어진다. 분할선들, 성층 작용이 선들이 여러 차원을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고 차원인 도주선 또는 탈영토화 선도 있다. 다양체는 이선을 따라, 이 선을 따라가며 본성이 변하면서 변신한다.
- 나무 유형의 계통들은 연결된다 해도 단지 점들과 위치들 사이에서만 자리가 정해질 수 있지만 리좀은 일종의 반계보이며 짧은 기억이다.
- 리좀은 변이, 팽창, 정복, 포획, 꺾꽂이를 통해 나아간다.
- 리좀은 생산되고 구성되어야 하며, 항상 분해될 수 있고 연결접속될 수 있고 역전될 수 있고 수정될 수 있는 지도와 관련되어 있으며, 다양한 출입구들과 관련이 있고, 나름의 도주선들을 갖고 있다.
- 리좀은 중앙 집중화되어 있지 않고, 위계도 없고, 기표작용을 하지 않고, 중앙 자동장치도 없으며, 오로지 상태들이 순환하고 있을 뿐인 하나의 세계이다. 리좀에서는 모든 종류의 “생성(=되기)”가 중요하다.

- 그레고리 베이트슨은 발리 섬을 예로 드는데 아이와 어머니 사이의 성적 놀이나 사람들 사이의 다툼은 강렬한 안정을 유지하면서 진행된다.
- “강렬함이 연속되는 일종의 고원이 오르가슴을 대체한다.”

참고> 마당에서 엄마가 아이를 부른다. 엄마는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는 엄마 품에 달려와 안긴다. 아이는 엄마의 가슴을 만지면서 자신의 성기를 잡아당긴다. 그런데 아이가 작은 쾌감을 느끼면서 엄마의 목에 팔을 두르려고 할 때, 엄마는 받아주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본다. 아이가 엄마의 다른 쪽 가슴을 마저 쥐려고 하면, 엄마는 아이의 뒷머리를 리드미컬하게 쓰다듬는다. 만족하지 못한 아이가 짜증을 내면 엄마는 물끄러미 아이를 바라본다. 만일 아이가 엄마를 때리면, 엄마는 화내는 모습 없이 공격을 가볍게 걷어낸다. 이런 상호 작용이 몇 번 반복되면, 아이는 마침내 다른 것에 관심을 보이면서 스스로 놀게 된다.
-> 1940년경 인도네시아의 섬 발리에서 그레고리 베이트슨이라는 인류학자가 관찰한 것이다. 베이트슨은 발리에서 깊은 충격을 받았다. 발리의 생활양식이 서양 문명과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성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음악에서도, 절정(climax)에 점층적으로 이르게 하는 것이 기본적인 문화 형태다. 반면 위의 예에서, 아이는 절정에 이르기를 원하지만 엄마에게 조심스럽게 제지당한다. 그래도 아이는 마침내 다른 놀이에서 더 큰 즐거움을 찾게 된다. (그러므로 엄마의 행동이 ‘신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강조돼야 하겠다.) 베이트슨의 보고에 따르면, 발리에서는 이 일화처럼 생활 곳곳에서 절정의 추구를 회피하고 예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 리좀은 사물들 사이에 있고 사이-존재이고 간주곡이며 결연 관계이다.
- 중간은 사물들이 속도를 내는 자아소이다. 사물들 사이는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가거나 그 반대로 가는 위치를 정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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