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 66호] 예술과 공통장 2부 (2024. 4. 29.)

뉴스레터
작성자
진실연대자들
작성일
2024-05-02 11:18
조회
65


제 66 호
(통권 96호) 2024. 4. 29



🎗️ 열린 세미나 🎗️


4.10 총선 국면에서
권력장의 재편 경향과
그 의미에 대하여
3부



5월 시사토론 세미나에서는 <4.10 총선국면에서 권력장의 재편경향과 그 의미에 대하여>를 주제로 세 번째 토론을 이어갑니다. 이번 시간에는 정당정치의 재구성(신당창당 등)을 중심으로 권력장 재편을 살펴봄과 동시에 총선 결과에 대한 각 정당의 대응과 변화 등에 관해서도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열린 세미나는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  일정: 5월 4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  장소: 카카오톡 <열린 세미나> 오픈채팅방

   🔮 참가방법↗



🙋‍♀️ 열린세미나 일정 변경 알림 🙋‍♀️
열린세미나 일정이 2, 4주 토요일로 변경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보다 원활한 세미나 진행을 위해 요일을 변경하게 되었으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번에 변경된 일정은 시범 기간을 거친 후 다시 조정될 수 있다는 점 미리 안내드립니다.




👇 지난 세미나 갈무리 👇



예술과 공통장 2부


4월 20일 (토) 저녁 7시 30분


📍 저자와의 만남
『예술과 공통장』 2부 토론 시간에는 책의 저자이신 권범철 님이 함께 참여해 주셨습니다.
아래의 기록에서 저자의 발언은 'ㄱ)'으로 표기되었습니다.



3장 전술 공통장
오아시스와 문래예술공단


ㅂ) 책 3장의 내용은 공통화의 배경, 공통장의 생성과 변화, 공통장의 성격, 전술 공통장의 함의, 전략 공통장의 출현 순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ㅈ) 공통화의 배경과 관련하여 176~177쪽에서 저자께서는 예술가라는 직업이 그 자체로 공통화를 조건 짓는 경향이 있다고 서술하십니다.

ㄱ) 네 172쪽부터 예술가의 직업적 특성을 공통화의 배경 중 한 가지로 썼습니다.

ㅈ) 여기서 언급되지 않은 "예술" 자체의 성격은 공통화의 조건으로 기능할 수 없을까요? 혹은 예술작품 하나하나, 예술 그 자체가 하나의 공통장으로 기능할 수는 없을까요?

ㄱ) 네.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자세하게 쓰지는 못했지만 예술 생산 과정 자체가 집합적이고 사회적이라고 썼는데요. 그러니까 예술 자체가 여러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는 공통의 장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ㅈ) 어원적으로 영어의 art에서 ar-는 집합을 의미하는 말이고 실제로 예술은 수많은 객체의 결합을 조건으로 삼는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ㄱ) 아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예술 자체가 많은 객체의 연결이므로 그 자체가 공통장이면서 또 다른 공통화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아시스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해당 건물에 여러 행위자의 이해관계와 관심사가 얽혀 있었고 그래서 그곳을 점거하는 행동은 다양한 사람들을 엮는 네트워크를 이루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ㅈ) 홍기빈 씨는 커먼즈를 이야기하면서 예술가들이 소유에 너무 집착한다고 비판하던데, (이것이 사실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그러하다면) 예술 창작 과정에서의 집단적 필요와 그 결과에 대한 개인주의적 집착 사이의 괴리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ㄱ) 소유에 대한 집착과 그에 따라 저작권에 대한 집착이 종종 예술가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저작권이 사실상 예술가들을 보호한다기보다 착취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그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역시 삶의 불안정성에 기인한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이런 예술가들의 삶의 불안정성은 공통화의 조건이 되면서도 동시에 극단적인 경쟁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예술가뿐 아니라 노동 유연화 등 삶의 불안정 심화로 인해 다른 산업 분야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ㅈ) 그렇다면 고용과 소득을 결합시켜 놓은 현대 자본주의의 분배양식이 오늘날 예술가의 창작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보아도 좋을까요? 치열한 창조 활동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주어지지 않는 불안정한 조건이 저작권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ㄱ) 네 고용과 소득의 연결이 실제 생산-소득의 연결과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생산의 사회화와 더불어 점점 커진 것 같고 예술가의 생산 과정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ㅂ) 174쪽에 “그들(오아시스와 문예예술공단)은 빈 공간을 점거하는 행위나 프로젝트의 수행 그 자체가 예술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 자체가 여러 사람의 협업을 요구한다는 측면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배경에서 출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집합적이며 사회적인 성격을 갖는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기본적으로 예술 활동의 결과물인 작품이 아닌 활동 그 자체가 ‘작품’이라는 것을 전제로 예술과 공통장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예술의 장에서 생산된 예술품은 공통장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활동의 결과물인 예술품은 소유의 문제를 자극하므로 공통장에 해로운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지요?)

ㄱ) 네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책에서는 네그리의 논의를 빌려 예술을 특이성의 발명으로 이해하려 했고, 그런 점에서 많은 예술장의 예술품이 그저 남다른 상품으로만 남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ㅈ) 오아시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서너 가지(건물에서 거리로)의 사례가 책에 소개되고 있는데 이후에 이러한 점거 프로젝트가 예술 실천으로서 실행된 사례가 더 있는지요? 아니면 문래 예술 공단처럼 임대의 방식으로 전환된 것인지요? (랩39만이 아니라 예술권 전체에서)

ㄱ) 사실 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노동 현장과 결합한 예술가들의 점거 행동이 종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장에 들어가서 예술 활동을 하고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정확한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ㅈ) (예술품과 공통장의 관계에 있어서) 창작 과정에서 분리된 예술작품(물질적)과 창작 과정에 내재하는 예술작품(비물질적)이 공통장과 관련하여 작용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ㄱ) 네 분명 그럴 것 같습니다. 예전에 중국에서 열린 퍼포먼스 행사에 갔을 때 퍼포먼스의 경우에는 수행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 금기시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 수 없다"라는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다, 예상치 않거나 당국이 바라지 않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2011년에 뉴욕에서 점거 운동이 있기 전에 2008년에 한국 촛불운동에서 거리점거 광장점거가 있었고 점거 공간이 예술적 성격을 강하게 드러냈는데 오아시스 활동가들은 이런 사회들을 어떻게 평가했는지요? 뉴욕만큼 집거적이지는 않았지만, 시청에 시위자들의 텐트가 쳐지고 공무원들이 철거하려 하면서 싸움이 벌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ㄱ) 네 저도 당시 광장에서 그렇게 도시 공간을 재전유하는 사례들을 보면서 뭐랄까 새로운 기운을 느꼈는데요. 오아시스 그룹은 그와 관련해서 딱히 뭔가를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고요, 동네 활동에 집중했습니다 ^^

ㅂ) 대부분의 예술 활동은 어떤 식으로든 물질적 결과물을 남긴다는 생각이 듭니다. 퍼포먼스나 설치 미술 같은 것들도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가공되어 하나의 예술품으로 재조립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물질적 결과물도 창작 과정에서 분리되지 않을 수는 없을까요? (분리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이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방법, 혹은 사례가 있을까요?)

ㄱ) 아 어려운 말씀인데요…ㅎㅎ 좀 더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ㅈ) 수년 전에 이탈리아의 소셜 센터들을 몇 군데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점거된 공장들이었습니다. 온 벽이 엄청난 크기의 그라피티로 조형되어 있었는데 물질적이지만 벽에, 아니 땅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그곳을 점거하고 사는 사람들의 삶으로부터 분리불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ㄱ) 아 좋은 사례 같습니다!

ㅂ) 재밌는 사례네요, 저도 고민하면서 사례를 더 찾아보고 싶습니다 ^^

ㄱ) 많은 예술작품 혹은 행위들이 하나의 이벤트처럼 그칠 때 창작과정과 그 결과물의 분리가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 조금 더 지속적으로 일상을 재구축하려는 과정으로 나아간다면 그 분리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ㅂ) 그러네요, 중요한 지점 같아요. 답변 감사합니다.

ㄱ) 그래서 책에서는 예술가들이 일상을 재구축하는 과정, 집합적으로 재생산 활동을 꾸린 사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 의미를 찾으려 했습니다.

ㅈ) 오아시스의 스쾃은 "의식적으로" 공통장을 추구했고 문래예술공단은 "자생적으로" 공통장을 창출했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문래동에서 활동한 사람으로서 문래동 입주 예술가들의 생각(의식)은 어떠했다고 보시는지요? 혹은 문래동 입주 예술가 중에 문래동을 공통장으로 구축하려는 의식적 예술가들도 있었는지요?

ㄱ) 분명 두 활동은 성격이 다르긴 했습니다만, 언제나 늘 혼재되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아시스의 경우에 예총과 문화부의 문제를 비판하는 그룹(특히 문화연대)이 있었지만, 그보다는 실제로 공간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섞여 있었고, 하지만 어쨌든 기본적인 목표가 분명해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문래동의 경우에는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래동에서 어떤 공통장을 의식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은 작가들이 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공통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ㅂ) 그 과정에서 그들이 생산해 낸 예술품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언제 예술품이 일상을 재구축하는 과정에 하나의 행위자로 내재적으로 작동하는지, 또 언제 삶과 분리되어 특이한 상품으로 튕겨 나가는지 말이지요.

ㄱ) 그래서 문래동에서 의식적으로 공통장을 구축하려는 사람들은 재개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시각 예술 작업을 했고, 또 다른 많은 사람은 함께 작업을 하기 위한 소모임을 만들고, 샤워실을 만들고 세탁실을 만들었습니다.
일상을 재구축하는 활동은 가장 직접적인 경우 예술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인데요. 방금 말씀드린 대로 공동의 부엌이나 샤워실, 세탁실 등을 조직한 것입니다. 좀 더 넓게 보면 일상을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옥상을 활동의 공간으로 재조직한 사례가 있는데, 쓰레기를 치우고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만들고 전시했고, 그러한 것들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재개발에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 한편으로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업화의 길을 열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ㅈ) 일종의 주민 시위를 준비한 셈이네요. 225 쪽에 “예술가의 스쾃은 노숙인의 스쾃과 별반 차이가 없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어제오늘 한성대역 1박2일 집회에서 지금은 장애인이 지하철역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입니다. 지하철역이 교통공간이 아니라 장애인의 억눌렸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삶의 공간, 시위공간, 해방공간으로 변신하는 순간으로 보입니다. 위의 구절에 “장애인의 스쾃과도 별 차이가 없다”라는 구절을 덧붙여도 좋을까요?

ㄱ) 네 분명 그럴 것 같습니다. 다만 스쾃의 유형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무언가를 요구하기 위해 점거하는 행동이 있을 수 있고, 집합적으로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스쾃이 있을 수 있고, 마지막으로 대안적인, 다른 삶을 위한 스쾃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런 구별도 실제의 스쾃에서는 늘 뒤섞여서 나타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조정환 선생님이 어느 책에서 권리와 필요와 욕망을 구별해서 서술하셨는데 그 세 가지 원리를 위 스쾃의 구별에 대입해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장 전략 공통장
창의문화도시와 서울시창작공간


ㅂ) 책 4장의 내용은 서울시의 전략 공통장, 공통장을 둘러싼 갈등, 자본의 요인으로서의 공통장, 전략 공통장의 함의의 순서로 전개됩니다.

ㅈ) (여기까지 쓰고 보니) 문득 정부가 "예술가는 쓸모가 있고 장애인은 쓸모가 없다." 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쓸모 있는 예술가는 (서울시)창작공간을 제공하여 포획하고 쓸모없는 장애인은 방치한다." 혹시 이것이 장애인 점거는 뒤늦게 시작되어 계속되는데 예술가 점거는 시작이 거의 끝으로 된 요인 중의 하나일까요?
[도서출판 갈무리] 옥상의 정치↗

ㄱ) 네 예전에 내신 책으로 기억하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중요한 지적인 것 같습니다. 장애인 역시 많은 경우 노동에서 배제되어 있고 그런 점에서 예술가들처럼 다르게 연결되도록 강제되는, 즉 공통하도록 강제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그런 점에서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ㅈ) 옥상의 정치 프로젝트에는 나도 참가했었는데 전국적 프로젝트로 나타났습니다. 책에 서술된 부분이 이 프로젝트 일부인지 아니면 별개의 프로젝트인지 잘 모르겠네요. 문래동 옥상을 방문하여 옥상 쓰레기에 대한 설명을 어떤 작가에게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ㄱ) 제 책에서 서술한 옥상미술관 프로젝트는 문래동 옥상에 관한 이야기여서 별개의 프로젝트였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옥상미술관 프로젝트를 한 옥상에 가보려 했는데, 옥상으로 나가는 문을 폐쇄해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건물주들이 옥상 이용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ㅈ) 왜 싫어하는 것일까요? 사고 위험이라거나 우범지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가요? 아니면 경제적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ㄱ) 내 공간이니 쓰지 말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은데요. 그동안 쓰레기장으로 방치했던 사람들이 할 생각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만.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옥상미술관 프로젝트를 했던 건물은 통로별로 건물주가 다른데 저희는 옆 통로 옥상까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전시회나 영화 상영회를 열었는데요. 어느 날 옥상에 가보니 옆 건물주가 옥상 가운데에 철조망 같은 걸 치고 넘어오지 말라고 해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그곳은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고 저희가 다 치운 다음에 쓰고 있었는데도 건물주는 싫었던 것 같습니다.

ㅈ) 경계와 소유에 대한 의식이 사용 가치에 대한 의식을 누르는 풍경이네요.

ㅂ) (책에 실린 자료들을 보면서) 오세훈 서울 시장이 '창의 문화 도시'를 어필하며 '매력'이라는 단어를 무척 강조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 '매력'이라는 말은 두 가지 뜻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 2) 돈을 끌어들이는 힘. 전략 공통장은 이 둘은 등치시키는 과정 같습니다. 그리고 예술가는 이러한 힘이 있는 정체성이고, 장애인은 이러한 힘이 없는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것이겠지요.

ㄱ) 네 동의합니다.
또 장애인은 늘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사실은 우리 모두가 그렇지만) 공통화의 역량을 늘 잠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내 것'에는 뭘 하든 싫다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ㅈ) 302쪽, 오픈스튜디오의 의무는 구경시켜 주는 것(책에 서술된 것)까지인가요 아니면 타인의 사용을 허락하는 것까지인가요?

ㄱ) 동대문신발상가 옥상에 동대문옥상낙원(DRP)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그곳 옥상에서 텃밭을 했는데 역시나 건물주가 자기 공간이라며 심어 놓은 작물을 다 뽑아버리고 자기 걸 새로 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ㅈ) ㅎㅎㅎ

ㄱ) 방문객들이 작업실에서 무언가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은 작업 공간이나 작업중인 작품을 구경하는 것 같습니다.
프레시안에 서평이 올라와서 공유해 봅니다.
[프레시안] 서울은 왜 예술가에게 기생하는가?↗

ㅂ) 그런데 사실상 한 인간은 두 가지 정체성(장애인과 예술가)을 동시에 가질 수 있고, 그 이유는 '예술가'라는 정체성이 사실상 무척 유연한 정체성, 그러니까 누구나가 다른 무엇이면서 동시에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서울시는 이 정체성을 획득하기 어려운 정체성으로, 자격 증명이 필요한 특수한 정체성으로 만들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ㄱ) 네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돈을 끌어들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ㅈ) 매월 말 (수요일) 문화의 날이면 많은 미술관이 "무료개방"을 하는 데 이 시간을 활용하여 현대미술관을 비롯한 미술관을 가끔 방문하는 나로서는 이런 "개방"이 유익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픈스튜디오의 "개방"은 이런 개방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우리도 지금 "개방"세미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만 ^^…공통장의 관점에서 볼 때 말입니다.

ㄱ) 오픈스튜디오의 개방도 그런 문화적 체험으로서 관람자들에게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러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임금을 받고(직원의 경우) 누군가는 받지 않는 문제가 있고, 그러한 식으로 예술가의 노동을 '자연스럽게' 비임금화하는, 도시정부의 공통장이 형성되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ㅂ) 서울시는 장애인도 급을 나누어 관리하고, 예술가도 증명제도를 통해 관리하려 하는데요, 예술가의 자격증명과 장애인의 자격증명이 어떻게 다를까요?

ㅈ) 생각해 보니 하나는 능력(ability)에 대한 자격증명이고 또 하나는 불능(disability)에 대한 자격증명인 것 같습니다.

ㄱ) 그렇네요. 그러한 증명 과정을 통해서만 지원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는 같은 것 같습니다.

ㅂ) 서울시의 자격 증명 시스템은 여러 자격 증명을 통해 인간을 가능인과 불능인으로 나누는 시스템이고 여기서 '가능/불능'을 나누는 기준은 화폐 생산의 가능 여부에 있는 것 같습니다.

ㅈ) 증명의 필요성은 둘이 상반되지만, 소득이 없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는 점에 주어지는 것 같습니다. 능력이 없어도 소득이 없고 능력이 있어도 소득이 없으니, 소득은 능력과는 무관하다는 의미겠지요. 노동을 해도 소득이 없고 노동을 안 해도 소득이 없으니 노동과도 무관할 것이구요.
소득은 경제 범주인 것처럼 보이지만 점점, 아니 확연히 정치 범주로 전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ㄱ) 네 노동과 소득의 고리는 끊어져 있는데 고용된 노동에만 소득이 있으니, 소득으로부터 끊어진 노동이 공통화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ㅂ) '정상적인 소득인'이 되는 길은 우연히 주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ㄱ) '정상적인 소득인'은 임금 노동자를 말씀하시는 걸까요?

ㅂ) 네 그렇습니다.
'정상적'이라는 것은 자본의 관점에서의 표현이었음을 밝힙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따르면 규범적인 소득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ㄱ) 네. 임금 노동자를 '정상적'으로 여기게 만드는 과정은 늘 억압과 폭력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출근하는 이유는 그것을 '정상적인' 일로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방편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텐데, 어쨌든 우연히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ㅂ) 네, '우연히'라기 보다는 '무차별적'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음…. 좀 더 적확한 표현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

ㄱ) 제가 질문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데요^^ 특정한 진로의 선택이 '정상적인 소득인'이 되는 길로 이어진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그것은 임금노동에 토대를 둔 삶형태를 내면화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점에서 늘 억압이 전제되지 않나 싶습니다.

ㅂ) 중요한 부분 짚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소득'을 경제 범주에 국한시키지 않는 것도 공통장 논의에 핵심적인 부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ㅈ) 소득론에서 "기본" 관점의 등장은 소득을 윤리 범주나 생명 범주로 사고하려는 시도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데 330 쪽을 보면 기금을 통한 소득 보충 방식이 예술장을 왜곡한다고 쓰여 있지 않습니까?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ㄱ) 기금이 특정한 형태의 노동을 요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문래동의 경우 기금이 특정 지역(문래동)에 집중되었는데 그것이 지역 내에서 예술가들의 간의 경쟁을 촉발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술가들의 네트워크에 기초한 예술이 점점 기금에 기대는 과정으로 변모한 이유도 있겠습니다.

ㅂ) 의존과 연결의 양상이 확연히 달라져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ㄱ) 기본소득이나 공적인 복지가 고용된 노동을 요구하지 않고 소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 기금은 특정한 방식으로 노동하게 만들었습니다.

ㅈ) 기금이 정치적 지배의 도구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네요.

ㄱ) 네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또 나중에는 액수가 줄어들더라도 신청자 모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되기도 했어서요. 늘 그 지배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ㅈ) 네 고맙습니다. 덕분에 예술과 공통장에 대해 생각하고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오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부족한 논의는 차후 다른 기회에 하기로 하고 이 책은 박사학위논문을 발전시킨 것인데 문래동 경험의 결과로써 사후에 책을 쓸 결심을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책을 쓰기 위해 문래동에 침투(^^)한 것인지 책 저술의 동기를 재미 삼아 묻고 싶습니다.

ㄱ) 네ㅎㅎ 책이나 논문을 쓴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사실 문래동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보고서를 썼기 때문에 좀 지겨워지기도 했고, 그래서 사실 학위논문은 (처음에는 쓸 생각도 없었지만) 다른 주제로 쓰고 싶었는데요. 그런데 어쨌든 활동한 내용들을 정리하는 게 좋지 않냐는 주변의 권유로 결국 논문으로 정리했습니다 ^^

ㅂ) 오늘은 저자님이 직접 토론에 참여해 주셔서 <예술과 공통장> 두 번째 세미나가 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솔직한 저술 동기까지 풀어 주셔서 책이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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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64호] 4.10 총선 국면에서 권력장의 재편 경향과 그 의미에 대하여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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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63호]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그리고 한반도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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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62호] #가속하라 4부 (2024.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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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61호] 네그리의 죽음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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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60호] #가속하라 1, 2, 3부 (2023.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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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59호]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202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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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ic 58호] #가속하라 1부 (2023.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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