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되기, 목소리-하기 : 타자를 인용하는 시 쓰기

작성자
mergus
작성일
2024-04-02 02:17
조회
38
안녕하세요.
시 쓰기 프로그램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프로그램 제목]
목소리-되기, 목소리-하기
: 타자를 인용하는 시 쓰기

* 4월 10일 ~ 5월 1일, 매주 수요일 낮 2시 ~ 5시




[프로그램 소개]
'들리는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들어주는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솟아오르죠. 나를 변화시키는 만남을 경험하고 싶다는 마음도 우리들에게 있을 것입니다.

들리는 존재가 되는 일, 들어주는 존재가 되는 일, 만남을 경험하는 일 모두 '듣기'를 전제로 합니다. 듣기의 방식 중 하나는 바로 '인용'입니다. 인용은 단순히 글쓰기의 방식이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생각을, 감정을, 느낌을 주고받습니다. 타인에게서 수혈된 생각과 감정과 느낌들은 나를 구성하고 변화시키는 재료가 됩니다. 이러한 삶의 방식 자체를 인용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나아가 인용을 서로 듣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면, 인용은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일 수 있을 것입니다.

듣기를 시작할 때, 우리는 도처한 겹겹의 슬픔들과 맞닥뜨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듣기를 멈추지 않고 함께할 때, 슬픔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조금씩 발을 내디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슬픔이 아닌 다른 것을 발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시를 통해 타자를 인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경험하는 일은 서로를 들리는 존재, 들어주는 존재로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함께하며 당신과 나의 목소리가 섞였으면 좋겠습니다. 섞이어 다른 목소리가 되고, 그 목소리로 다른 방식의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 시작을 함께 시작(詩作)해보시겠어요?

-이끔이 성아라


[진행 방식]

1회기 : 소환하다
인용의 시작은 '듣기'라고 생각합니다. 내 주변의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여보기 위해 목격한 장면들, 들은 말들, 잊고 있던 이야기들을 가지고 시를 써봅시다. 그간 흘려보내왔던 목소리들에 잠시나마 귀를 기울이며, 목소리들이 나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실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2회기 : 사칭하다
당신이 느끼는 것을 똑같이 느끼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나는 당신처럼 아플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각자의 방식으로 아프니까요.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당신을 사칭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끝끝내 내가 당신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철저히 자각하면서도, 당신이 되어보려는 어떤 시도를 '사칭'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타자를 사칭하는 방식으로 시를 쓰며 내 안에서 나의 밀도를 조금 낮추고, 그 자리에 타자가 고여드는 경험을 해보아요.

3회기 : 빌리다
어떤 시는 타자에게 내 목소리를 빌려주면서 시작됩니다. 또는 내 손가락이 타자의 목소리를 빌려 시를 쓰게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목소리를 빌리고 빌려주는 일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소리를 빌려오고 싶은, 혹은 목소리를 빌려주고 싶은 타자에 관해 생각하며 시를 쓰고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나는 당신과 절대 같은 존재가 될 수 없지만, 거듭되는 인용은 시나브로 목소리를 바꿔놓기도 합니다. 나의 목소리와 당신의 목소리가 섞이며 모종의 경계가 흐려지는 감각을 함께 느껴보아요.

4회기 : 되어가다
우리가 서로를 인용하는 일은 일종의 '감염'입니다. 이때의 감염은 병 드는 일이나 나를 잃게 되는 일이 아닙니다. 인용이라는 방식으로 서로를 나눠 가지게 되면, '다른 목소리'를 태어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이 옵니다. 나를 변하고 싶게 만드는 타자에 관해 생각해봅시다. 누구를 위해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시를 쓰고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나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는 목소리를 발명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매 회기 시를 쓰고, 쓴 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입니다. 퀄리티를 평가하기보다는 시를 쓴 사람의 마음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나눠보아요. (시 읽기 > 시 쓰기 > 이야기 나누기 순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매 회기 진은영 시인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에 수록된 시를 함께 읽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이 시집을 한 권씩 지참해주세요.


[함께해요]
천천한 마음으로 시를 깊이 읽고 싶은 분들
시 쓰기를 통해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들
탁월함이 아니라 글을 쓴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대화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
서로가 서로를 인용하며 나를 새롭게 구성하는 경험을 하고 싶은 분들


[이끔이 소개]
읽고 쓰고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이 윤리적 주체가 되는 일로, 더 나은 삶을 지금-여기로 끌어오는 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서울시민예술대학 [시詩시視시始작], 서울예술치유허브 예술보건소 [심심(心深)표류기], 서울예술치유허브 예술마음치유 [마음연 필_緣 feel], 청소년 인문예술교육 〈예술로 함께〉 [공감空感? 공감共感!] 등 읽고 쓰고 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하며 사람들을 만나왔다. 호떡, 야구, 공포라디오, 자몽 음료, 같은 음악을 여러 버전으로 듣는 것, 허락받는 기분을 느끼는 것, 들뢰즈, 니체, 긴 치마, 가벼운 스킨십, 목도리, 그리고 시 쓰기를 좋아한다. 누군가에게 '들리는 사람'이면서 '들어주는 사람'이 되는 경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신청을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forms.gle/WJ54uhjQoHT47XeD8


신여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궁금하신 분들은
신여성 홈페이지 https://www.newwoman.kr/home
또는
신여성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ewwoman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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