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화씨 451』 자료와 토론거리

작성자
bomi
작성일
2023-01-11 17:26
조회
312
<자료>
자본주의의 디지털 전체주의

* 출처:
디지털 전체주의와 아카이브의 정치학: 아카이브의 파괴와 복원 - 『1984년』과 『화씨 451』을 중심으로 -
박 경 서 (영남대학교 / 강사)

'인간의 조건'에서 한나 아렌트는 근대를 만들어 낸 ‘근본악’으로 과학과 기술, 그리고 전체주의에 주목했다. 그가 말하는 근본악이란 인간이 유토피아를 건설하겠다는 명분으로 모든 것을 기술적 통제하에 두고서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그는 과학과 기술은 인간에 의해 완전히 통제될 수 있는 인공세계를 구축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기술시대’에 내재되어 있는 전체주의적 경향이라고 말했으며 “기술이 세계의 세계성을 변화시킨 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미래의 기술들이 자연의 가계도 자체를 변형시킬 수 있을지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고 기술(디지털) 전체주의의 가능성을 점쳤다.

『1984』와 『화씨451』은 과학기술문명이 고도로 발전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며 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두 사회 모두 전체주의 사회로서 인간의 삶을 억압하는 기제가 ‘아카이브즈의 통제와 파괴’다.
“아카이브즈의 통제 없이는 정치권력은 없을 것이다.”(데리다)
“글쓰기의 출현과 연결되어 있는 유일한 현상은 주인과 노예로 구성되어 있고, 인구의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위해 일하도록 되어 있는 위계질서 사회의 수립니다.”(레비-스트로스)

『1984』이 묘사하는 사회는 정치적으로 대중의 자유와 개성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억압하는 전체주의 사회이다. 반면 『화씨451』은 정확히 말해 오웰이 묘사하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사회는 아니다. ... 단지 대부분의 대중이 지식에 접근할 수 없도록, 또는 접근을 원하지도 않도록 고도로 지식을 통제하는 사회이다.

● 작품의 현실 배경
1) 『1984』
“나의 최근의 소설(1984)은 내가 지지하고 있는 사회주의에 대한 공격으로 의도되지 않았다”는 오웰의 고백에서 『1984』의 오세아니아 사회는 ‘정치적’ 전체주의 국가인 동시에 경제적으로 ‘기술적’ 전체주의 국가일 수 있다. 따라서 『1984』는 스탈리니즘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전체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는 기존의 평가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과학기술문명이 발전된 어느 자본주의의 디지털 전체주의의 운명을 다루었다는 관점에서도 연구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오웰의 아카이브즈에 대한 담론은 그가 1936년 스페인 내전에 의용군으로 참전해서 얻은 개인적 경험에서부터 비롯되었다. 그는 스페인에서 기록과 기억의 통제를 통해 지식이 왜곡되고 전체주의 권력이 강화되는 것을 목도한 결과 “객관적 진실의 개념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하고 있듯이, 바르셀로나 전투에 대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쓰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진영논리에 갇혀 누구나 어느 한 쪽 편을 들 수밖에 없다고 솔직히 말하고 있다.
2)『화씨451』
『화씨451』이 집필될 1950년대 초 미국의 정치상황은 매카시즘 광풍으로 냉전시대의 보수주의 가치가 강화되던 시기였다. 매카시즘에 맞추어 국가차원에서 금서가 많았고, 또 공산주의자 혹은 이에 동조하는 사람이 쓴 책을 공개적으로 불태워 버리기도 했다. ‘풍요로운 사회’로 규정되는 50년대 미국 사회는 매카시즘의 소용돌이에 순응하는 사회의 무기력과 정신적 빈곤이 자리잡고 있던 시대였다. 또한 문화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미국에서 텔레비전이 상업방송을 하게 됨으로써 방송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되어 대중들을 책을 멀리하고 영상매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 디지털 전체주의 사회의 대중 통제 기제
1) 문헌(아카이브즈)의 검열/파괴
2) 미디어 활용을 통해 대중들을 효과적으로 통제 (2분 증오/ 귀마개 라디오)
3) 전쟁과 경제 (전쟁으로 인한 계층과 빈곤 강화)

『1984』와 『화씨451』은 시대적 사회 문제의 극한적 상황을 담고 있다는 뜻에서 디스토피아 문학이다. 디스토피아 문학이 먼 미래의 사회, 정치체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본령은 기존의 체제에 대한 비판의 척도로 읽힌다. 따라서 이 두 작품을 통해 아카이브즈의 파괴와 기록의 왜곡이 현실정치 속에서도 얼마든지 자행될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윈스턴과 몬태그가 책을 읽고 과거의 사라진 기록을 복원(아카이브즈의 복원)하려는 행위야 말로 기록을 말살하는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이다. 윈스턴에게 있어 책을 통해 얻어진 정신능력은 누구도 어찌할 수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몬태그의 경우 책을 읽음으로서의 획일적이고 무미건조한 사회를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웰과 브래드버리에게 있어서 개인적든 집단적이든 기억은 전체주의에 대한 저항이자 유일한 해독제를 제공한다.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기억을 어떻게 보존하고 기록하는가’하는 것들은 우리를 한 개인으로, 다양한 사회집단의 일원으로 규정한다.





<토론거리>

1) 『1984』와 『화씨451』둘 모두 SF의 특징인 과학적 외삽(현재 사회의 양상이 미래까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미래의 한 지점에 어떤 특정한 요소를 끼워 넣어 사회의 변화상을 추론해 보는 것)의 논리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두 작품이 그린 미래상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2) 『화씨451』에 등장하는 독특한 소재들에 관해 이야기 해 보자. (방화수, 귀마개 라디오, 벽면 텔레비전(의 친척들), 로봇 사냥개 등)

3) 『1984』와 『화씨451』의 주인공들은 그들이 사는 곳은 ‘사랑’이 불가능한 세계라 말한다. 왜 그런가?
“안타깝네요, 아저씨는 아무하고도 사랑을 하고 있지 않아요.”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451』, 박상준 옯김, 황금가지 76쪽)
“당신 ‘친척’들은 당신을 사랑하고 있나? 당신을 아주 깊이 사랑하고 있나? 그들의 모든 마음과 영혼으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나, 밀리?” “왜 그런 바보 같은 질문을 해요?” (127쪽)
“신념의 바다는
한때 이 지구상에 충만했다
모든 해안을 둘러쌌다
찬란한 빛을 발하며 층층이 깊이를 뽐내었다.
그러나 지금은
움츠러든 비탄의 울부짖음
우울한 울부짖음
구차하에 이어 나가는 흔적의 힘겨운 호흡
밤바람, 끝없이 황량한 해안에서
온통 벌거벗겨진 을씨년스런 세상에서
아, 사랑이여, 우리를 진실되게 하라
우리 서로를! 세상을
우리 앞에 놓인 환상의 거짓은
현란한 아름다움은, 새로움은
진실로 아무런 기쁨도, 사랑도, 은총도
확신도, 평화도, 그리고 고통을 막는 방패도
아닐지니
우리는 지금 이 어두컴컴한 대지에서
저항과 탈출의 혼란에서
무지와 맹목의 전쟁터에서
이 기나긴 밤에.....”
매튜 아놀드의 시 –도버 해안-
(163, 164쪽)

4) 윈스턴과 몬태그의 저항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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