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카> 1부를 마쳤습니다.

신에 대해서, 스피노자는 많은 걸 바꿔어 냈습니다.
그 변화가 1부의 여러 개념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자기원인, 실체-속성-양태, 내재적 원인 등등.

각 개념들이 어려운 철학적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이 개념들을 묶어서 하나의 그림으로 형상화하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그럴 때 우리는 조금 더 스피노자의 존재론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에 읽을 때,
1부 마지막에 있는 [정리36]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원인에서 결과를 일으키는 인과적 힘, 그 힘이 모든 양태에게 있다는 것,
모든 양태들도 다른 양태들에게 인과를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나 다른 존재에게 어떤 힘을 행사하고 받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인과라고 부르든, 작용이라고 부르든 그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자연.
힘을 행사하고 힘이 전해진다는 것, 또 밖으로부터 힘을 받아 내가 변한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하나의 양태로서, 신의 힘을 서로에게 실현하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 이 자연 안에서 가장 놀라운 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서 자연과 신의 경이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이 작용력이, 계속 <에티카>을 읽어나갈 때 도움이 되겠지요.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바탕이 되니까요.

다음 시간에는 2부 처음부터 정리9까지 읽습니다.
2부에서는 인간과 인간 정신, 앎에 대한 내용이 이어집니다.
새로운 2부는 어떤 내용일지, 기대가 됩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화요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