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이어, 콘이 독특하게 설명하는 '형식' 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자연에서 나타나는, 혹은 자연 스스로 조직하는 형식(형태, form)입니다.

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그린 이미지는,
인간의 활동과 시간 아래에 있으면서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서의 형식입니다.
인간의 시간이 흐른다면, 그 아래나 바깥에 있는 탈시간 혹은 비시간의 것이지요.
(세미나에선 제가 여기에 '영원성'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정의상 탈시간이 곧 영원성이니까요.)

콘의 말은, 이 비-시간적인 것, 자연의 형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현실에서 불현듯, 혹은 꿈을 빌려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콘 자신이 꿨던 꿈처럼,
숲의 주재자의 퍼스펙티브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곧 이 비-시간적인 형식을 체험한 것이겠지요.
늘 보고 있던 퍼스펙티브에서 벗어나, 더 넓은 프레임(수양upframing)으로 기존의 퍼스펙티브나 세계를 보는 것이지요.

아마 이 감각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용어나 표현, 이론 상의 난점을 제기할 수 있지만,
그 감각 자체를 느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요.
이 감각을 감지하고 그 실재성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퍼스펙티브(대개 인간중심주의적인)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겠지요. 일시적으로나마.
(아마 영원히 우리의 퍼스펙티브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도움이 되지도 않겠고.)

제 표현대로 하자면, 우리 주위에 영원성이 존재한다는 느낌, 우리 안에 비-시간적인 것이 있다는 감각 등.
기존의 이해에선 쉽게 신비주의로 오해받겠지만,
이런 오해를 피하면서 영원성을 포착하는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시간(8/11)에는 이 책의 끝까지 읽습니다.
드디어 책이 끝나네요.
재밌게 읽으시고 잘 마무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