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 2023.04.20] '노조회계 투명성' 운운이 노리는 것 /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서평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3-06-01 17:48
조회
123


[프레시안 2023.04.20] '노조회계 투명성' 운운이 노리는 것 /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기사 원문 보기 :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42015595155905


"마녀는 희생자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으며 빈곤과 사회적 배제에 저항한 사람이었다."

실비아 페데리치의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들의 후손들이다>(갈무리, 2023)에 나온 문장이다. 책은 16, 17세기 유럽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벌어진 마녀사냥을 분석했다. 당시 지배 권력은 인클로저 운동 과정에서 토지를 빼앗기 위한 목적과 여성들을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시키려는 목적으로 마녀사냥으로 상징되는 여성혐오를 이용했다고 책은 말한다. 마녀는 그저 피해자이기만 한 사람들이 아니라 체제에 저항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권력이 그들을 제거하려고 마녀사냥을 사용했다.

건설노조 공격을 비롯해 최근 정부 주도하에 벌어지는 노조 탄압은 마녀사냥과 흡사하다. 여성혐오를 기반으로 마녀사냥을 부추기는 세력이 자본과 국가권력이었듯이, 노조혐오를 이용해 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자본과 국가권력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민주노총 등 노조에 힘이 있기에 정부는 이를 꺾으려 한다. 현 정부 잘못된 정책의 비판 세력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의도하는 더 많은 노동을 착취하는 한국 자본주의 체제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노조이므로!

마녀사냥이 그랬듯이 노조혐오와 노조탄압의 영향력은 단지 노조에 속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공포와 위축감을 준다. 사람들이 노동자의 권리, 결사의 권리를 부정적인 것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노동자의 집단적 힘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마녀의 후손들이다』 |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 신지영·김정연·김예나·문현 옮김 | 갈무리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