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1972~1990』 | 질 들뢰즈 지음 | 신지영 옮김 | 2023.11.30

아우또노미아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23-12-04 15:26
조회
486


대담
1972~1990

Pourparlers 1972-1990

질 들뢰즈 지음
신지영 옮김


철학은 권력이 아니다. 종교, 국가, 자본주의, 과학, 법, 여론, 텔레비전은 권력이지만 철학은 아니다.

철학은 오직 말을 할 뿐이다. 권력들이 외적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각자의 내부로 침투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철학과 함께 스스로와 게릴라전을 벌이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간략한 소개

철학자 질 들뢰즈의 인터뷰, 기고문, 편지글 등을 모은 책. 단독 인터뷰 12편, 펠릭스 가타리와의 공동 인터뷰 1편, ‘편지’라는 이름이 붙은 책의 서문이나 부록 등 3편, 미발표 원고 1편 등 1972년부터 1990년 사이에 발표되거나 진행된 총 17편의 글이 다섯 개의 부로 분류되어 있다. 각 수록 글들은 짧은 분량이지만 들뢰즈 철학을 개관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방대한 주제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다. 『안티-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시네마』 1권과 2권 등 들뢰즈의 주저 출간 직후 진행된 인터뷰들을 비롯하여 철학, 영화, 그리고 정치에 관한 들뢰즈의 친절한 설명을 만날 수 있다. 들뢰즈 철학의 입문자와 전공자 모두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안겨줄 책.


역자 인터뷰

Q. 들뢰즈의 『대담 : 1972~1990』의 새로운 번역본을 기다려온 국내 독자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갈무리 출판사에서도 새로운 한국어판의 출간 일정을 문의하는 전화를 지난 몇 년간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들뢰즈 학계에서는 『대담』이 어떤 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까? 더불어 선생님께서 이 책을 번역하기로 결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대담』은 들뢰즈의 주저가 모두 출판되고,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제외한 가타리와의 공저가 모두 출판된 후에 나온 책이기 때문에 자기 저술에 대한 들뢰즈의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1972년부터 1990년까지의 인터뷰와 편지 등을 모았다는 점에서는 가타리와 공동작업을 하기 시작한 그의 후반부 저술들을 들뢰즈 자신의 생각을 통해 일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으로 한 편이기는 하지만 가타리와 들뢰즈의 공동인터뷰가 실려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참고문헌입니다. 크리스티앙 데캉, 디디에 에리봉, 로베르 마지오리, 끌레르 빠르네, 레이몽 벨루어, 프랑수아 에발드, 토니 네그리 등 인터뷰어들의 질문도 당시 들뢰즈를 둘러싼 평가와 문제의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역시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
도서출판 갈무리가 이 책의 판권을 확보하고 오래전에 번역을 의뢰받았으나 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번역을 고사했었는데, 작년에 이 책 5장을 다시 읽다가 꼭 번역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번역의사를 출판사에 전했습니다. 옮긴이 서문에 언급했듯이 이 책은 들뢰즈에 대한 우리말 최초의 번역서라서 접한 지 오래되고 내용도 익숙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그 내용이 아주 새롭고 매우 현재적이라는 강한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Q. 선생님께서는 들뢰즈 연구자로서 『들뢰즈로 말할 수 있는 7가지 문제들』, 『들뢰즈의 드라마론』 등 들뢰즈 사상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쓰셨습니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들뢰즈의 정치-사회철학』(23년 8월)의 내용 혹은 주장(“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정치철학이 필요하다!”)과 이번에 번역하신 『대담』이 어떤 내용적 연관성이 있는지 설명해주시면 그간 선생님의 들뢰즈 연구서를 읽어온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20대의 전반적인 우울과 무기력을 경험합니다. 여러 진단이 가능하겠지만 정치에 대한 냉소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치는 우리의 희망과 요구가 우리 사회에 반영되는 경로여야 하는데, 현실 정치는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선거를 둘러싼 이전투구가 되어버렸죠. 이는 혹시 기존의 정치철학이 우리 시대를 따라잡지 못하고 항상 같은 논쟁 속에 갇혀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대담』 을 읽으면서 꼭 번역하고 싶다고 생각한, 5부에 실린 정치에 관한 네그리와의 인터뷰와 「통제사회에 대한 후기」라는 짧은 글은 이런 오래된 문제의식에 강한 영감을 주었습니다. 들뢰즈는 『자본주의와 분열증』1, 2권이 프로이트-맑스주의의 시도들과 결별했으며, 미래는 프로이트와 맑스의 종합에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네그리와의 인터뷰에서는 오늘날 정치에 대해서 대의의 실패와 제도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습니다. 『들뢰즈의 정치-사회철학』은 이 문제의식과 『대담』으로부터의 영감을 중심으로 저의 연구들을 배치하고 재구성한 것으로 들뢰즈의 정치철학에 대한 소묘 같은 책입니다. 들뢰즈를 읽으면서 가지게 되는 실천철학의 문제의식을 여러 차원에서 곱씹을 수 있으며, 『대담』과 함께하면 더 풍부한 독서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는 조금 가볍게, 이 책을 통해 들뢰즈에 입문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의 어느 부분부터 읽는 것이 좋을지, 어떤 대목에 특별히 주목하면 좋을지 몇 가지 경로나 시작점, 독서 포인트를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책이 다룬 1972년부터 1990년을 보자면, 1972년은 『안티-오이디푸스』가 출판된 해이고 1988년에는 프랑수아 샤틀레에 대한 아주 짧은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프랑스 포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들뢰즈 소개 글에는 들뢰즈가 초기에 철학사가의 면모를 보였다가[흄, 니체, 칸트, 베르그손, 스피노자] 자신의 철학을 전개하고 난 후, 후기에 다시 철학사로 돌아갔다고 되어 있는데, 1972년부터 1990년 사이에 들뢰즈가 다룬 철학사는 전기에 다루었던 스피노자에 대한 대학생들을 위한 간단한 책과 라이프니츠를 바로크와 더불어 다룬 책 외에는 없으며 그가 다룬 철학자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는 그의 친구들로서, 푸코와 샤틀레의 죽음 이후 ‘추모시’와 같은 책을 쓴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기는 또한 ‘예술’에 대한 저술들이 한 축을 이루어 ‘영화’, ‘프란시스 베이컨, 미술’, ‘라이프니츠, 바로크’, ‘카프카, 소수문학’을 발간한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크게 ‘자본주의와 분열증’을 둘러싼 정치철학, 영화와 철학사 그리고 친구에 대한 추모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까다롭다고 여겨지는 부분에 얽매이지 말고 개략적으로 읽은 후에 마음에 가는 부분을 섬세하게 읽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크레솔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들뢰즈가 ‘독서’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는 어떤 책이 ‘작동’하지 않으면 버리고 다른 책을 읽으라고 하더군요. 이 말을 이 책에도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독서가 아무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부분은 넘기시고 어떤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부분, 독자에게 작동하는 부분, 그 부분에 집중해서 읽으시면 어떨까요? 매줄 모든 문장이 이해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되돌아 다시 읽으면 그 부분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상세한 소개

거의 이십 년에 걸쳐 이루어진 인터뷰 원고들을 한데 모으는 이유가 무엇인가? 협상이 너무 오래 지속되어 아직 전쟁 중인지 아니면 벌써 평화 상태인지 알 수 없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 철학이 시대에 대한 분노와 불가분하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대가 보장하는 평온함과도 분리되지 않는다. 하지만 철학은 권력이 아니다. 종교, 국가, 자본주의, 과학, 법, 여론, 텔레비전은 권력이지만 철학은 아니다. 철학에 커다란 내부 전투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관념론-실재론 등), 그것은 그저 웃자고 하는 전투들일 뿐이다. 철학은 권력이 아니기 때문에 권력들과 전투할 수는 없지만, 그 대신 철학은 그들에 대항하여 전투 없는 전쟁, 게릴라전을 벌인다. 또한 철학은 그들과 대화할 수 없는데, 이는 그들에게 할 말도 소통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오직 말을 할 뿐이다. 권력들이 외적인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각자의 내부로 침투하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철학과 함께 스스로와 게릴라전을 벌이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 질 들뢰즈

1부 『안티-오이디푸스』에서 『천 개의 고원』까지
『대담』의 1부에 수록된 「『안티-오이디푸스』에 대한 대담」(1972)은 『안티-오이디푸스』의 프랑스어판이 출간된 해에 들뢰즈와 가타리가 함께한 대담이다. 여기에서 두 사람은 『안티-오이디푸스』 집필 과정, 1968 혁명과 책의 관련성, 분열-분석 기획이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설명한다. 「『천 개의 고원』에 대한 대담」(1980)은 『천 개의 고원』의 프랑스어판이 출간된 해에 들뢰즈가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과 진행한 대담으로, 들뢰즈는 크리스티앙 데캉, 디디에 에리봉 그리고 로베르 마지오리 등 세 명의 대담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천 개의 고원』의 특이한 목차와 그 책이 언어학, 과학, 역사학과 맺는 관계를 설명한다.

2부 영화
2부 ‘영화’에서는 들뢰즈의 영화에 관한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6 곱하기 2>에 대한 세 가지 질문」은 장-뤽 고다르에 대한 들뢰즈의 인터뷰로 영화 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 1976년 11월호에 실렸다. 2022년 9월 작고한 프랑스의 영화감독 장-뤽 고다르는 1976년 <6 곱하기 2>라는 제목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제작했는데 『까이에 뒤 시네마』는 이 프로그램과 고다르의 작품세계 전반에 대한 들뢰즈의 생각을 묻는다.
들뢰즈는 1983년에 『시네마』 1권(운동-이미지)을 그리고 1985년 2권(시간-이미지)을 출판했고, 2부에는 이 두 권의 책에 대한 인터뷰들이 실려 있다. 『시네마』 1권에 대한 인터뷰는 1983년 10월 『까이에 뒤 시네마』에 실린 것으로, 들뢰즈는 영화사와 분류학의 차이, 철학과 영화의 관계, 자신이 언급하거나 언급하지 않은 영화들에 관한 질문들에 답한다. 『시네마』 2권에 관한 대담에서는 영화 비평의 역할, 정신분석과 영화, 전쟁과 네오-리얼리즘, 영화에 대한 평가의 근거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등의 주제가 논의된다.

3부 미셸 푸코
3부에 실린 세 편의 인터뷰 「사물들을 쪼개기, 단어들을 금가게 하기」, 「작품으로서의 삶」, 「푸코의 초상」은 모두 푸코 사망 2년 뒤이자 들뢰즈가 저서 『푸코』를 발표한 1986년에 진행되었다. 들뢰즈가 푸코에 대해 책을 쓴 이유, 둘 사이의 관계, 특히 ‘인간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나 말년에 푸코가 ‘주체’로 회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등에 대한 들뢰즈의 입장을 들을 수 있다.
“언젠가, 아마도, 이 세기는 들뢰즈의 세기가 될 것이다”라는 미셸 푸코의 말은 들뢰즈를 소개하는 데 널리 활용되는 유명한 문장이다. 일간지 『리베라시옹』에 실린 로베르 마지오리와의 대담에서 마지오리는 들뢰즈에게 푸코의 이 말에 대해 질문한다. 들뢰즈는 “나는 푸코가 말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물어본 적도 없고요. 그는 악마적 유머를 가지고 있어요.”로 시작하는 흥미로운 답변을 들려준다.

4부 철학, 5부 정치
4부에는 「중재자들」(1985), 「철학에 대하여」(1988), 「라이프니츠에 대하여」(1988), 「스피노자에 대하여, 레다 벤스마이아에게 보내는 편지」(1989) 등 네 편의 인터뷰와 편지글이 실려 있다. 4부에서 독자들은 라이프니츠, 스피노자, 푸코 같은 사상가들과 영화, 철학사, 문학에 대한 들뢰즈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
5부에는 들뢰즈가 1990년 봄 정치철학자 안또니오(토니) 네그리와 진행한 대담 「통제와 되기」, 그리고 1990년 5월에 잡지 『로트르 주르날』에 실린 글 「통제사회에 대한 후기」가 실려 있다. 특히 네그리와의 대담은 33년 전에 진행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재 상황을 적확하게 묘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지은이

질 들뢰즈 Gilles Deleuze, 1925~1995

프랑스 파리 출생의 철학자. 철학, 문학, 정치, 정신분석, 영화 그리고 회화에 이르는 복잡하고도 영향력 있는 철학적 저서들을 남겼으며, 1988년 은퇴하기 전까지 저명한 철학교수이기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철학사가로서 흄, 니체, 칸트, 스피노자, 베르그손에 대한 책을 썼으며, 말년에 다시 철학사로 돌아와 푸코, 샤틀레 그리고 라이프니츠에 관한 책을 썼다. 그의 철학 테제는 ‘차이’와 ‘반복’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개념들을 전개하기 위해 그가 도입한 다양체, 사건, 잠재성 등의 개념은 각기 실체, 본질, 가능성을 대체하며, 그가 활동할 당시(1960년대)의 물리학 및 수학과 조화를 이루는 형이상학을 구성한다. 이후 그는 의미, 무의미, 사건의 관계들을 루이스 캐럴의 작품, 화이트헤드의 철학 그리고 스토아학파로부터 사유하였다. 말년에는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과 영화 등 예술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과 형이상학을 전개하였다. 펠릭스 가타리와 함께 『안티 오이디푸스』와 『천 개의 고원』으로 구성된 ‘자본주의와 분열증’, 카프카에 대한 저술과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발간하였다. 자본주의에 대한 저서들은 1970~80년대 사회과학에 강한 영향을 미쳤고 이 영향력은 미국에까지 이르러 프랑스 이론(French Theory)을 싹 틔우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들뢰즈 본인은 항상 형이상학자로 보이기를 바란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사유는 종종 동시에 후기-구조주의와 연결되기도 했다. 1994년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철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옮긴이

신지영 Shin Ji Young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졸업. 동대학원에서 철학석사, 프랑스 리옹3대학교에서 들뢰즈의 윤리와 미학에 관한 주제로 철학박사학위 취득. 서울시립대학교 학술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경상국립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 『들뢰즈의 정치-사회 철학』(그린비), 『들뢰즈의 드라마론』(경상국립대출판부), 역서 『들뢰즈 개념어 사전』(갈무리),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 해설과 비판』(라움)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자네는 이걸 알아야 해. 독신에 아이가 없고 동성애자이면서 이런저런 그룹의 일원이라고 해서 오이디푸스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이야. ― 신랄한 비평가에게 보내는 편지, 30쪽

우리는 정신분석이 잘 작동하고 무의식에 대한 정확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것이 좀 단조롭고 슬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오이디푸스와 거세와 죽음충동 … 등이 웅웅거리는 지루한 소리처럼 들리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 거지요. 우리는 항의하는 무의식들에게 말을 건넨 겁니다. 우리는 동맹들을 찾습니다. 우리는 동맹이 필요해요. 그리고 우리는 동맹들이 이미 있다고 느낍니다. ― 『안티-오이디푸스』에 대한 대담 : 펠릭스 가타리와 함께, 50쪽

철학은 결코 철학교수에게 맡겨졌던 적이 없어요. 철학자는 철학자가 되는 누군가, 다시 말해서 개념들의 질서 속에서 아주 특별한 창조에 흥미를 느끼는 누군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가타리는 우선 그리고 특히 정치 혹은 음악에 관해 말할 때 탁월한 철학자죠.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이런 종류의 책이 있을 장소, 그리고 우발적인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할 겁니다. 더 일반적으로는 책들의 영역에서 현실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겠지요. ― 『천 개의 고원』에 대한 대담, 58쪽

고다르가 모든 것은 둘로 나뉜다고 말할 때, 그리고 하루에는 아침과 저녁이 있다고 말할 때, 그는 하나 혹은 다른 하나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하나가 다른 하나로 된다고 혹은 둘이 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양체는 그 수가 얼마가 되든지 결코 항들에 있지 않으며, 항들의 집합에도 전체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양체는 정확히 ‘그리고’에 있습니다. ― <6 곱하기 2>에 대한 세 가지 질문, 89쪽

철학자들이 영화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철학자들이 영화에 참여했을 때조차도요. 그런데 어떤 일치가 있어요. 영화의 등장과 철학이 운동에 대해 사유하려고 애쓴 것이 동시적이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철학이 영화에 충분한 중요성을 부여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철학은 영화와 비슷한 임무에 나름대로 지나치게 몰두했습니다. 영화가 이미지에 운동을 심고 싶었던 것처럼, 철학은 운동을 사유에 자리 잡게 하고자 했습니다. ― 『시간-이미지』에 대하여, 112쪽

사람들이 목표에 이르기 위해 애쓰자마자 맞서고 싸우고 또 이 전투에서만 목표에 대한 의식을 갖는 것은, 비인격적이고 물리적이면서 정신적인 역능을 지명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존재 자체가 정치입니다. ― 사물들을 쪼개기, 단어들을 금가게 하기, 165쪽

푸코는 확실히 하이데거와 함께, 그러나 아주 다른 방식으로, 사유의 이미지를 가장 깊이 갱신한 철학자입니다. ― 작품으로서의 삶, 177쪽

만약 문학이 죽는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폭력적인 죽음 그리고 정치적 살해일 것입니다. ― 중재자들, 241쪽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의 끊임없는 운동보다 더 혼란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라이프니츠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주름 잡혀 회전하는 입자들의 춤. ― 라이프니츠에 대하여, 288쪽

화폐역할을 했던 오래된 두더지가 폐쇄환경의 동물이라면, 뱀은 통제사회의 동물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체제 속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방식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한 동물에서 다른 동물로, 두더지에서 뱀으로 넘어간 것이다. 규율적 인간은 에너지의 불연속적인 생산자였으나, 통제의 인간은 차라리 계속되는 빔의 궤도에 올라 있는 파동이다. 어디에서나 서핑이 이미 오래된 스포츠들을 대체한 것이다. ― 통제사회에 대한 후기, 325쪽


목차

옮긴이 서문 6

1부 『안티-오이디푸스』에서 『천 개의 고원』까지
신랄한 비평가에게 보내는 편지 16
『안티-오이디푸스』에 대한 대담 : 펠릭스 가타리와 함께 34
『천 개의 고원』에 대한 대담 55

2부 영화
<6 곱하기 2>에 대한 세 가지 질문 : 고다르 74
『운동-이미지』에 대하여 92
『시간-이미지』에 대하여 112
상상적인 것에 대한 의심들 120
세르주 다네에게 보내는 편지 : 낙관주의, 비관주의 그리고 여행 132

3부 미셸 푸코
사물들을 쪼개기, 단어들을 금가게 하기 156
작품으로서의 삶 175
푸코의 초상 189

4부 철학
중재자들 222
철학에 대하여 249
라이프니츠에 대하여 287
스피노자에 대하여, 레다 벤스마이아에게 보내는 편지 301

5부 정치
통제와 되기 306
통제사회에 대한 후기 320

인명 찾아보기 330
용어 찾아보기 333


책 정보

2023.11.30 출간 l 130×188mm, 무선제본 l 아우또노미아총서83, Mens
정가 21,000원 | 쪽수 336쪽 | ISBN 9788961953351 93100
도서분류 1. 현대철학 2. 프랑스철학 3. 인문학 4. 정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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