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자료와 토론거리

작성자
bomi
작성일
2024-01-09 17:54
조회
224
<자료>

* 자료출처: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케이트 윌헬름 지음, 정소연 옮김, 아작, 작품해설
[한국일보] 과학소설의 열정, 그녀를 만나면 작품이 되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201801261935332684

1) 포스트 홀로코스트
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1826) : 최초의 종말 문학
히로시마 원폭 투하 이후, 그 이전의 과학기술과 진보에 대한 낙관적인 판타지에서 인간이 일으킬 수 있는 재난에 대한 음울한 경고로 옮겨가면서 ‘포스트 홀로코스트’라는 소재가 탄생했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1976)도 마찬가지로 원폭과 방사선,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 문제를 다루며, 1970년대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월헬름은 세계라는 공간이 아니라 세대를 걸친 시간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 재난 그 자체가 아니라 개인의 감정에 주목함으로써,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시의성을 부여했다.
케이트 윌헬름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시대를 예언하기보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한 시간에 세심하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녀에게 인간은 기존의 모든 성취를 잃어버린 다음에도, 숲이 속삭이는 소리와 강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느리지만 꾸준히 다시 거듭나는 존재다. 역경 앞에서 변화하는 인간에 대한 통찰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2) 작가소개
케이티 거트루드 메러디스 윌헬름 나이트는 1928년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났다. 두 아이를 둔 주부이던 1956년에 빌린 타자기로 쓴 첫 단편 ‘The Pint-Size Genie’로 데뷔했다. 그는 1950년대 말부터 남편 데이먼 나이트와 함께 오늘날 최고의 SF 작가 양성 과정으로 꼽히는 ‘클라리온 과학소설 작가 워크숍’을 설립한 교육자이자 여러 상을 수상한 유명 소설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작품이 지닌 큰 강점 두 가지로 인해 국내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못했다.
①그는 중편 부문에서 독보적인 솜씨를 자랑한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는 1, 2, 3부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먼저 소개된 중편을 1부로 하여 2, 3부가 나중에 붙은 것이다. 중편은 단편선이나 잡지에 싣기도,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도 애매한 길이어서 상업적 인기를 얻을 수 없었다.
②그는 SF로 데뷔했으나 이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이러한 작풍은 결과적으로 출판을 매우 어렵게 했다. 하지만 그는 중간지대에서도 계속 글을 썼고, SF와 미스터리 외에도 판타지, 서스펜스, 만화, 라디오드라마, 시집, 수필 등 50권이 넘는 책과 100편이 넘는 단편을 발표했다.
윌헬름은 자신의 이런 특징을 두고 ‘일찍부터 특정 시장의 요구에 맞추어 글을 쓰는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열아홉 살에 결혼해 전화상담원, 보험 외판원, 판매원, 모델 등을 전전하며 아이 둘을 기르다 서른 즈음에야 작가로 데뷔했다.
작가라는 직업을 너무 특별한, 자신과 무관한 세계의 일로 생각하는 바람에 오랜 시간을 허비한 경험으로부터, 그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다른 사람을 만나고 창작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가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았고, 그 결과 ‘클라리온 과학소설 작가 워크숍’에 적극 참여하게 된다.
1950년대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1970년대 들어 페미니즘 경향이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는 작품을 쓰기도 했는데, 글 속에서 여성의 정체성을 분명히 표현하되, 근본적으로는 성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두는 글을 썼다. 이 글들은 비슷한 시기의 르 귄이나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에 비해서는 사상적으로나 성적으로나 비교적 온건한 것이었다.

3) 클라리온 과학소설 작가 워크숍
클라리온 과학소설 창작 워크숍은 본래 밀포드 지역 작가 워크숍에서 출발했다. 케이트 윌헬름은 누구보다 방황했던 만큼 상호 교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데뷔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적극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는 기획자가 되었다.
클라리온 워크숍은 강사(작가)와 학생을 각 성향에 따라 연결해준다는 점과, 모든 사람이 6주간 합숙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강사에게는 자신이 체험한 바를 공유하며 동료 작가를 양성한다는 면에서, 지원자에게는 SF 작법을 이해하는 사람들과 밀도 높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다. 무엇보다 완성한 작품을 게재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클라리온에서 처음으로 남이 자기 글을 사주는 경험을 했다고 썼다. 20세기 중반에 사교성 없는 가난한 흑인 여성이 SF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기 위해서는 그런 경험이 필요했다. '파트타임' 작가인 테드 창도 클라리온에서 데뷔작을 썼다.
케이트 윌헬름이 전파하기 시작한 작가들의 연결망은 반세기 동안 작가들이 홀로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지지대가 되었으며, 작가와 작품, 그리고 SF 장르 전반에 생산적인 변화를 낳았다. 국내에도 최근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https://sfwuk.org/)가 출범했다.


<토론거리>

1) ‘포스트 홀로코스트’라는 소재를 다룬 SF로서 작품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유사한 소재를 다룬 다른 작품들과 비교)

2)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개인과 집단사이의 갈등이다.
-1부: 데이비드 이야기-
사촌을 사랑하는 데이비드는 근친상간을 금지하는 사회의 규칙으로 인해 갈등한다.
-2부: 몰리 이야기-
그림에 남다른 색을 칠하고 싶어 하는 몰리는 개성과 다양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클론사회와 충돌한다.
-3부: 마크 이야기-
자연임신으로 태어나 5살까지 '인간'적인 보육을 받은 마크는 클론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각기 다른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갈등'이라는 문제가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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