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겨울산 너머에는 | 표성배 지음 | 2004.5.15

마이노리티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0 16:59
조회
570


지은이 표성배 | 정가 6,000원 | 쪽수 127쪽
출판일 2004년 5월 15일 | 판형 국판(128*210) | 도서 상태 초판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마이노리티시선 20
ISBN 9788986114669 | 보도자료 겨울산보도자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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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개

창원의 노동자 시인 표성배 씨가 『아침 햇살이 그립다』(갈무리 刊/2001)에 이어 두 번째 시집 『저 겨울산 너머에는』(갈무리 刊/2004)을 펴냈다. 1966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표성배 시인은 1995년 제 6회 <마창노련문학상>을 수상하였고, <객토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도 시인은 창원공단 노동자로 일하면 시를 쓰고 있다.

‘겁 없이 맑은 영혼을 가진’ 시인은 ‘현실을 바라보는 정직한 눈’,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시인은 공장과 함께 키가 자랐고, 공장과 함께 사랑도 익었고, 공장을 통해 삶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공장은 차가운 겨울 공단으로 긴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다. 파업으로 떠났던 정우 형이 다시 돌아왔지만 다른 작업복을 입는 비정규직으로 돌아왔고, 똑같은 공장에서 서로 다른 작업복을 입으면 누구는 정규직으로 누구는 비정규직으로 선이 그어진다. 시인과 함께 부대끼며 자랐던 공장의 해는 멀리 달아나고 짙고 길게 늘어진 공장의 겨울 그림자가 시인을 밟고 있다. 몇몇은 그림자도 없이 맨 몸으로 겨울을 견뎌야 한다. 더는 따뜻한 곳이 못되는 겨울 공장에 들어설 때마다 그 공장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시인은 공장이 자꾸 낯설기만 하다. 길 위에서 길을 잃은 시인은 저 겨울산 너머를 본다. 시인은 저 겨울산 너머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시인은 저 겨울산 너머에서 찾아올 민들레와 봄을 기다리는 걸까? 저 겨울산 너머에는 무지개가 있을까?

예년보다 봄이 빠를 거라며 / 뉴스는 친절하지만 / 창원 귀곡동 / 두산중공업 앞바다에는 / 성난 파도만 철썩입니다
괜스레 마음 잡지 못하고 / 이리저리 작업장 둘러보다 / 마음이 다 환해졌습니다 / 언제 피었을까 / 공장 처마 밑에 떡하니 자리잡은 / 민들레 무더기
노란 민들레꽃 보면서 / 공장생활 십 몇 년인데도 / 작은 꽃 하나 피워 본적 없는 / 우리들을 위해 / 쓸쓸히 호루라기를 불었던 / 한 사람을 생각합니다
바람 부는 오늘 / 민들레 홀씨 날릴 때마다 / 호루라기 소리 / 들리는 듯합니다
- 『저 겨울산 너머에는』 중 「호루라기」


시인 약력

표성배 (1966~)
1966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남.
1995년 제 6회 <마창노련 문학상> 받음.
2001년 시집 『아침 햇살이 그립다』(갈무리, 2001)를 냄.
현재 <객토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며 창원공단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추천사

마산에 살고 있는 표성배 시인은 자신을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나는 공장에서 키가 컸고, 공장과 함께 사랑도 익혀갔고, 화단 모퉁이 한 그루 감나무가 안쓰러워 보인 것도 공장에서였다고.
느낌표와 말줄임표가 은근한 맛을 뿜어내는 작금의 시대에 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마침표는 얼마나 재미없고 멋대가리 없는 부호인가. 그러나 그의 시집『저 겨울산 너머에는』복사꽃을 시작으로 민들레, 토끼풀꽃이 피어나 있다. 또한 그 봄은 바라봄도 마주봄도 아니면서 바람도 일을 하고 꽃과 사람도 일을 한다. 들꽃들이 피어나는 접점에 노동이 공존하고 있어 그것이 시로 담긴 탓이리라.
어디 그뿐이랴. 스포츠머리에서 풍기는 강단진 이목구비만큼이나 서른 살 끝자락에서 피어나는 그의 노래는 콧날이 시큰해오고 목구멍이 뜨거워진다. 우리와 이름도 다르고, 작업복도 다르고, 탈의실도 다르고, 근로조건마저 다른 비정규직의 애환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우리는 공동체는 고사하고 공존마저 불가능하게 만든 냉혹한 자본의 현실을 그의 시집『저 겨울산 너머에는』을 통해 그와 같은 모순을 한눈에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렴, 동료간의 애정이 없이 어떻게 가문 논바닥을 적시고 강을 적시고, 저 바다와 꽃을 노래할 수 있겠는가.
― 박영희(시인)


시인의 말

앞만 보고 달리느라 짐작도 못했다. 부족한 것이 노력만이 아니라는 것을, 길을 나서서는 지는 해만 걱정했지 정작, 밤 내내 견뎌야 하는 외로움 같은 것은 생각도 못 했다. 늦었지만 꼭, 누가 말해주지 안아도 내 몸 구석구석 박혀 툭툭 불거지는 투박한 목소리부터 낮추어야 겠다. 가만히 다가와 옆자리에 앉는 햇살처럼, 내 눈에 오롯이 머물어 이 길 옳다 일러주는 살아있는 것들 앞에서부터 좀더 작아져야 겠다.
공장 처마 밑에 터를 잡은 비둘기 부부나, 누구 보다 먼저 봄을 전해주는 공장 화단 식구들, 쌕쌕거리며 돌아가는 기계나, 기계 앞을 떠나지 못하는 어깨가 쳐진 동료들 앞에서 더 목소리를 낮추고 더 작아 져야 겠다.
이른 아침 내내 소문만 무성 하드니 정작 봄은 올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고마울 따름이다 모든 것이.
2004년 이른 봄날 표성배


목차

제 1 부

복사꽃이 피었다
토끼풀
햇살은 공장 지붕에만 머물고
공장
이 한낮의 고요
잠 올 것 같지 않는 밤
창원대로를 달리다 보면
겨울 오후
은행나무
잘 왔다 싶다
나무가 흔들리는 것은
깃발
연을 날리고 싶다
이 길에서
도시엔 사람이 없다

제 2 부

저녁 햇살
날고 싶다
정우 형
상표

첫 출근
겨울 공단
공장이 낯설다
선인장
이곳에선
겨울이 와도
봄날에
볼트와 너트
퇴출시대
하루
우린 똑 같지만
위로 받고 싶다제 3 부


길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
우리에겐 바다가 없다

의령댁
바람 불지 않는 아침
길 위에서 길을 찾다
반성
맨몸
꽃들은
꿈이나마
입동
없다면
돌아가기 혹은 벗어나기
저 새벽별 뚝뚝 떼어
누군가 콕콕 찌른다
창문 하나라도제 4 부

그만큼
소한
어질어질하다
몰랐네
적금
무지개
사랑을 꿈꾸지만


호루라기
지금
기억
2002년 겨울 한반도 남쪽

해설 (이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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