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집 | 이상호 지음 | 2007.2.2

마이노리티
작성자
갈무리
작성일
2018-03-10 20:30
조회
629


지은이 이상호 | 정가 6,000원 | 쪽수 128쪽
출판일 2007년 2월 2일 | 판형 국판(128×210) | 도서 상태 초판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도서분류 마이노리티시선 25
ISBN 9788986114959 |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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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뒤돌아보니 어설픈 발자국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해
길 위에 떠 있습니다.

하나둘 생각나는 지나온 일들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도 되지만
내가 살아온 길 후회하지 않으렵니다.

지금은 ‘자본의 바쁜 길’ 위에서 잠시 쉬고 있습니다.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가기 위해,
매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첫 시집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객토동인’ 선배님들과
따뜻하게 보살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기꺼이 시집을 펴내 주신
‘도서출판 갈무리’ 식구들께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몇 년째 자식의 자리, 남편의 자리, 아버지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늘도 식구들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쉬지 않고 병실을 걷습니다.
오늘따라 문득, 홀로 누워 계신 어머니가 보고 싶습니다.
아이들과 씨름하고 있을 아내도 보고 싶습니다.

겨울바람은 찬데…….

2007년 1월
마산의료원 병실에서
이상호


이상호 시인 소개

1971년 경남 창원 출생으로 1999년 제11회 <들불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경남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객토문학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2004년 작업 중 사고로 현재까지 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 가기 위해 매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시작 활동도 모색하고 있다.


발문

한 사람의 아픔은 세상의 아픔이다 (서정홍 시인)

언제부턴가 내 마음은 나도 모르게 농촌 들녘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나이 더 들기 전에, 몸과 마음이 더 무너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 경제’에서 벗어나 ‘살림살이 경제’를 익히며 살고 싶었다. ‘돈 안 되고 힘들어서’ 모두 버리고 떠난 농촌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내 삶을 가꾸기 위해서는 스스로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만 살아서 농촌이니 환경이니 생명이니 떠들고 돌아다닌 지 십 년 남짓 흘렀으니 마땅히 내뱉은 말에 책임도 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서, 내가 아니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려 일하고 일한 만큼 당당하게 밥 한 그릇 비울 줄 알아야 살아있는 시를 쓰지 않겠는가. 한평생 살면서 시 한편 쓰지 않아도 좋다. 꼭 시를 써야 시인이겠는가. 시를 쓰지 않고도 시인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래, 이 분이 바로 시인이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지 않던가.

지지난해 봄, 사십 년 넘도록 살던 도시를 떠나 합천 황매산 자락, 열 가구밖에 안 되는 작고도 깊은 산골마을로 삶터를 옮겼다. 대문조차 없을 만큼 자유롭게 사는 작은 마을이다. 어느 산골마을이나 마찬가지로 모두 늙으신 농민들만 살고 있기 때문에 농사철이 아니면 한해 내내 ‘절간’처럼 조용한 마을이다.

오래 묵은 논밭을 빌려 땀냄새 사람냄새 맡으며 ‘제대로’ 살기 위해 농사꾼이 되었다. 내 가진 것 비록 적어도, 남은 삶을 몽땅 바쳐 일할 수 있는 논밭이 있으니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 일인가. 그러나 철이 바뀌고 해가 지날수록 이런 말이 자꾸 들려왔다.

‘정홍아, 너는 아직 농사꾼이 아니다. 흙을 밟고 농사를 짓는다고 다 농사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농사꾼의 마음을 지녀야 진짜 농사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네 놈이 시를 쓴다고 시인이 아니다. 시인의 마음을 지녀야 진짜 시인이 되는 것이다.’

나는 흙을 밟고 농사지으면서 깨닫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농사꾼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라는 것을.

시집 발문에 왜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쓴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언젠가 이상호 시인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시를 쓰고 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연(농촌)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가난하고 불편하더라도 다시 흙으로 돌아가서 흙냄새 맡으며 삶을 이어가야 ‘사람냄새’ 나지 않겠는가.

(이 발문은 부분 발췌한 것으로 전문은 <개미집> 시집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겨울 한낮에

말없는 사람들
봄나들이
야간작업
죽순 하나
불나방
일밖에 모르고
비정규직
목수 김씨
덕하에 가면
그 겨울 어느 날
겨울
합포만
겨울 한낮에
눈길
회전그네
전화
내가 할 수 있는 것
비정규직 노동자

제2부 서른여섯 해

사랑은 깊어만 가고
야간작업 마치고
벚꽃보다 더 환한
어느 봄날
의령 예술촌

여름휴가
초승달
고향 생각에 젖어
개미집
서른여섯 해
달빛
아버지 제삿날
그림자
이삿짐을 싸며
메주를 보며
새해 첫 날
봄이 오면

제3부 손바닥에 핀 봄꽃

손바닥에 핀 봄꽃
아침
이런 날
아침회의
가불인생
하루
알소금 입에 물고
퇴근시간
비 오는 날
대기근무
손전화기 들어 보이는데
도장공 정우 형의 넋두리
긴급출동
중고
운수 좋은 날
토요일 오후

제4부 신문을 보다가

흔적
봄비 오는 밤
창문에 기대어
신문을 보다가
짜장면
내 자리
질긴 어둠
발자국 소리를 잊는다
겨울비 내리는 날


발문 서정홍(시인)
한 사람의 아픔은 세상의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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