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 『솔라리스』 자료와 토론꺼리

작성자
chu
작성일
2023-07-12 18:42
조회
1021
스타니스와프 렘 『솔라리스』

출처: 『솔라리스』(민음사, 최성은 옮김) ‘옮긴이의 말, 『솔라리스』 인식의 지평을 여는 실험실’ 중에서 발췌

1. 스타니스와프 렘
솔라리스 행성의 창조자. 폴란드가 낳은 SF문학의 거장. 소설가 외에도 극작가, 미래학자, 문명학자, 과학 철학자, 문학 평론가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전방위적 문인이다.
1921년 폴라드 영토였던 르푸프(현재 우크라이나의 리비우)에서 유대계 의사의 외아들로 태어난 렘은 어린 시절부터 폴라드의 고전 문학, H.G 웰스, 쥘 베른의 과학소설을 섭렵했고, 아버지의 서재에서 의학 서적과 해부학책들을 장난감 삼아 뒤적이며 성장했다. 외국어에도 능통.
의과대학에 진학. 2차 세계 대전 후 크라쿠프로 이주. IQ 180에 빛나는 명석한 두뇌에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규칙적으로 집필, 생전 단행본 육십여 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작 남김. 사이버네틱스와 유전 공학, 우주 발생론, 컴퓨터 게임, 미래학 등 SF적 상상력과 문학을 접목한 독보적 글쓰기 영역 개척. 2006년 향년 85세로 타계.
외계의 낯선 생명체와 맞닥뜨린 인간이 겪는 소통의 문제, 미지의 존재와의 갈등을 통한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 그리고 기술의 진보에 따른 인류의 미래에 대한 탐구는 렘의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 렘에게 SF문학은 ‘인식의 지평을 여는 실험실’ 폴란드 정부는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1년을 “스타니스와프 렘이 해”로 지정하기도.

2. 거듭 태어나는 『솔라리스』
세 차례 영화화. ① 1968년 소련 중앙방송국, 보리스 니렌부르크 감독 제작 TV 영화 ② 1972년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제작, 칸 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면서 원작 소설도 주목받음, 그러나 원작자 렘은 유감 표명, 특히 주인공이 솔라리스 행성에 집을 짓고 정착하는 영화의 엔딩을 심각하게 비판. ③ 2002년 미국 감독 소더버그 제작. 렘은 영화의 무게중심이 크리스와 하레이의 로맨스에 지나치게 편중된 점 비판.

3. 솔라리스의 바다
SF문학의 권위자 이슈트반
‘솔라리스는 상반되는 여러 해석이 동시에 가능한 작품이다. 스위프트의 풍자 문학으로 읽히기도 하고, 비극적인 연애담이나 카프카의 존재론적 우화, 해석학의 메타픽션적 패러디, 세르반테스의 기사 소설, 인간의 인식에 대한 칸트 학파의 명상록으로 읽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만족스러운 판독은 아니다. 아마도 작가가 의도한 바일 것이다.’
인간의 이해력과 사고력을 뛰어넘는 지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솔라리스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과학자와 탐사자, 사상가들이 온갖 가설과 추측, 논리와 해것, 반박과 재반박을 되풀이하고, 탐사와 분석을 시도하지만, 소설의 대단원에 이르러서도 명확히 밝혀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국 솔라리스학의 유구한 역사가 저장된 거대한 도서관이 입증하는 사실은 단 하나, 솔라리스 연구의 ‘불가지론’이다.
저자는 인물의 동선이나 행적을 따라가는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이 아닌, 일종의 사고 실험을 통해 과학 철학이나 미래학적인 주제들을 탐구하는 데 주안점은 둔다.

『솔라리스』에서 렘은 외계 생명체를 친구 아니면 적으로 간주하는 서구 SF의 이분법적 도식에 반기를 든다. 그는 인간 중심주의, 지구 중심주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표명하면서, 인류가 과연 지구 아닌 다른 세계를 깊이 있게 탐구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는다.
인간의 인지 능력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의 수준에 머물러 있고, 낯설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다. 과학 기술을 포함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각종 이론과 관습, 체계는 결국 인류가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기 위해 만든 ‘거울’에 불과. 독단적인 인식의 ‘거울’을 통해 작동하는 판단은 결국 타자와의 진정한 통섭을 방해할 분이다.
“우리는 우주로 떠나오면서, 모든 걸 감수할 마음의 준비를 하네. 외로움과 역경, 희생과 죽음까지 감내하겠다고 결심하지... 그러면서도 우리의 목적은 우주 정복이 아니라, 단지 지구의 경계를 우주로 확장하는 거라고 말한다네”
스나우트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인간에게 있어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우주를 ‘소유’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렘이 그려 낸 솔라리스의 바다는 적도 친구도 아닌, 정체불명의 불가해한 존재다.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 작용하면서 스스로 진화하는 유기체로 그려지기도 하고, 만물을 품으면서 이를 언제든 형상화할 수 있는 창조적인 존재로 묘사되기도 한다.

4, 손님, F-형상물
“이것은 인간이 아닐뿐더러, 실존 인물을 그대로 복제한 존재도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우리의 뇌가 어떤 특정 인물에 대해 가지고 있던 관념의 물질적 투영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긔 기억 속에 가장 깊이 각인된 흔적, 다른 모든 기억들로부터 고립된, 가장 강렬한 기억이 선택된 것이죠.”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켈빈의 억압된 무의식, 잠재된 죄책감이 물질화, 형상화된 결과물일 수 있다. 흥미로운 거은 이 손님들의 근원, 즉 존재의 시발점이 미래가 아닌 과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소설에서 렘은 F-형성물이라는 불가사의한 존재를 등장시켜 한 인간의 지나간 기억을 봉인 해제하고, 과거를 현재화한다.

5. 인간 본성에 대한 철학적 성찰
렘은 인간의 지구적 관점으로는 외계와 교감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외계의 낯선 존재가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는 진정한 소통이 가능할까?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솔라리스의 바다와 소통할 수 있겠어?”
솔라리스 바다와의 접촉에 끝내 성공하지 못한 수많은 학자와 탐사자들의 에피소드에는 타인과의 유대나 교감의 실패로 인해 좌절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 투영되어 있다.
“인간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어두운 구석이나 미로, 막다른 골목, 깊은 우물, 그리고 굳게 닫힌 시커먼 문들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세계, 다른 문명과 접촉하기 위해 머나먼 행성까지 진출하고야 말았다.”

미래와 우주라는 가상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솔라리스』에서 렘이 집요하게 파고든 대상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토론꺼리>
1. ‘접촉’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자.
“그라텐슈트롬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문명 간의 ‘접촉’은 지금까지도 불가능했고,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저들이 원하는 건, 바다와 의 접촉이야. 문제는 아주 단순해. 접촉이라는 것은 결국 경험이나 개념, 그리고 최소한 어떤 상태나 연구 성과의 교환을 의미하지... 그런데 만약 교환할 거리아 아무엇도 없다면?...”
2. 지구중심주의, 인간중심주의, 의인관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자.
3. 물질과 기억. 기억이 만들어낸 사람은 진짜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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