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후기] 5/8『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1』 1장 교환의 도구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4-28 02:54
조회
339
5월 8일(토요일) 저녁 7시 30분,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1』 <1장 교환의 도구> 를 공부합니다.
다음 시간의 사회는 양근애 님이시고, 기록은 김상혁 님이십니다.
토론거리와 질문거리가 있다면,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4/24 세미나 기록>

- 전체구조를 보기 위해 역자 후기부터 보았다. 서술적으로 묘사하다가 책이 진행되면서 점점 구조적분석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우선 게시판에 올라온 토론거리(발제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 결론부분(다지원 게시판에 올린 토론거리의 결론 요약글)을 앞으로 가져온 것은 책의 결론부분에 브로델의 방법론과 관점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 일상사를 기점으로 해서 그 위에 경제생활이 생겨나는데 경제생활은 일상사가 아닌 경제임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생활의 일상사 =오래된 과거
1권에서는 경제보다는 물질생활을 주로 서술하였고, 경제에 대한 부분과 그 꼭대기층에 있는 자본주의는 2권에서 서술하고 3권에서 전체관점에서 종합하는 구도로 그려내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결론은 1, 2권(1부)을 종합하면서 3,권 4권(2부)에 사다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라고하는 것은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을 자기영역으로 끌어들여서 그것들을 동력화 한다.
자본주의는 동적이고 물질 경제생활은 장기지속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끌어들여 자기 자신을 다시 만들면서 동시에 끌어들인 물질생활과 경제생활 자체도 변화시킨다.

– 자본주의가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을 끌어들이거나 침투하고 변화시키는 메커니즘에 관해 설명해 주시면 좋겠다.

- 방법론은 아직 서술하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 상층건축물과 그 침투하고 변화시키는 메커니즘, 방법론은 2권에서 서술하겠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 자본주의를 하층구조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브로델은 상층구조로 인식하는 게 흥미롭다.

- 1권에서 물질생활 일상사 다루고 물질생활이 어떠한지 경계를 한정하려는 시도를 했다. 브로델은 일상사를 굉장히 광범위한 영역으로 보고 이걸 기초로 그 위에 2권 3권 쌓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경계를 한정한다는 것이 여기까지가 물질생활이라는 이야기인가?
2권 가서 경제생활부분 보면 이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물질문명 / 경제생활 / 자본주의 /일상사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미 화폐 도시 이런 거 다 이야기하고 있으면서 경제생활과 구분되는 일상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하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 경계를 한정한다는 것에 대해 추측하건대
물질생활을 서술할 때 잡다한 사실 나열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자연주의에 가까운 방법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자도 그걸 의식하면서 아무리 자신이 자세히 나열한다 하더라도 역사상 모든 사실을 나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들을 무더기로 모아서 어떤 사건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고 그 사실들을 이야기함으로써 역사적 윤곽의 대략을 그려보려는 게 아닐까?
즉 경계를 한정한다는 것은 어떤 사실의 역사적 윤곽을 그려내는 것이라고나 할까.. 카테고리화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고..
한정된 과정, 역사적 과정을 느낄 수 있게
모든 걸 볼 수 없다 해도 어떤 것의 위치는 파악할 수 있게 할 수는 있으니까
세계 전체에서 그것이 놓인 위치를 확인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생활이라는 것은 자본주의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분업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이것들이 교환관계를 맺게 되고 서술된 물질들이 관계 영역으로 들어가며, 시장이라는 무대에서 펼쳐진다.
자본론은 교환에서 논의 시작하고 사용가치는 참조는 되지만 서술되는 영역이 아니다. 즉, 맑스에게 있어서 서술되는 영역은 교환가치이고 사용가치는 배경으로 물러나 있는 것이다.
물질생활은 맑스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용가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배경에 물러나 있고 서술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브로델은 뒤로 미뤄놨던 사용가치 즉 물질생활을 전면으로 끌고 나온 것이다.

- 큰틀에서 이렇게 읽었다, 현대인들의 머릿속에는 근대적인 경제라고 하면 산업자본주의가 중심이 된 시공간적으로 한정된 영역을 떠올리기가 쉬운데, 브로델은 근대경제를 시공간적으로 엄청나게 확장시키면서 근대산업자본주의를 상대화하고 있는 것 같고 이게 경계짓는다는 말하고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브로델은 어찌보면 좀 옛날 사람인데 그런 분들처럼 연로하신 분들 중에는 젊은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자본주의 관련 지식과 다른 걸 경험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 우리에게 익숙한 경제 말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질적인 훨씬 광범위하고 장기지속적인 경제에 대해 (브로델 이미지) 그런 의미의 경계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의 경계라는 것도 후자가 우리에게 익숙한 양적인 근대 산업자본주의라고 한다면 전자는 이질적이고 질적인 차원의 경제를 말한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도시 국민경제 이야기를 하면서 도시와 국가 길항관계 논하고 이를 세계경제라는 개념과 연결시키고 있는데 이는 매우 흥미롭다.

-결론부분의 앞부분 발제문에 등장하지 않은 부분 중에
사실과 사건을 구분하고 있는데, 사실은 먼지, 사건은 역사적 기억에 남을만한 어떤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이를 기드보르의 개념과도 연관지어 생각해 보고 싶다.
(일상사- 순환하는 시간, 역사 불가역적인 시간으로 구분)
819p 신성로마제국황제 이야기 나오면서 사실, 사건 이야기 나온다
브로델의 사실과 사건 구분에 대해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해했는지 듣고 싶다.

- 발제문3번에 해당하는 듯
잡다한 사실들은 사건이 아니다.
사실은 불어로 fait. 하다 만들다. 행한것의 결과물이라는 뜻이고, 사건은 불어로 événement, 나오는 것이라는 뜻이다. 알튀세르 들뢰즈 모두 사실과 사건을 구분하기는 하나 서로 많이 다르기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브로델에게 있어서 사실들은 아무리 나열해도 전체를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이 연쇄 반복 지속과 결합되면 사실을 넘어서는 다른 차원의 것이 되는데 이를 상수 법칙 등으로 표현했고, 이렇게 됨으로써 사실에 일정한 두께를 부여하게 되고 경계를 한정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화약은 동양에서 기원전부터 사용했는데, 서구는 이를 재발명하고 다른 형태로 사용, 반복 지속하면서 이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선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결론 장기지속되는 사실이 사건이다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이 브로델의 관점과 유사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브로델이 사실들을 행위자로 정의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러 역사적 장면 속에서 인간 비인간 사실들도 행위자로서 규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걸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고 역사가로서의 본능이 묻어나오는 표현 정도라고 본다.

- 비인간적인 사실들을 행위자로 보는 관점으로 보인다.

- 그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 사실들은 사건이 아니다. 사실들이 반복되고 연속되면 사건의 층위를 갖는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그럼 사건은 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

- 다른 철학자들의 ‘사건’과 유사한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그렇게 보긴 어려울 듯하다.
푸코의 반복 개념은 오히려 특이성에 주목한 단순 반복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반면 브로델은 사건들이 반복됨으로써 반복의 두께가 사건을 만든다는 것이다.
오히려 맑스의 법칙과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한마디로 경향성, 일정한 지속력을 수반하는 것, 예를 들어 이윤율의 저하경향, 저하법칙,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이 반복 –필연
맑스의 관심이 법칙의 규명에 있다면 브로델의 관심은 장기지속의 규명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먼 과거가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것은 장기지속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 장기지속이야말로 안정성의 기초이다.

- 장기지속이라는 것이 “사람은 잘 안 변한다” 이런 느낌을 세상에 투영한 것 아닐까 싶다.
자본주의조차도 오랫동안 장기지속해 와서 쉽게 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는 또 절대적인 게 아니어서 개인적인 결단 등으로. 변화불능은 아니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는 그런 느낌?
819 쪽의 약간 앞부분을 보면 브로델도 당대 시공간 즉 당시철학자들의 견해를 의식하면서 사유했을 것 같고 그렇게 보면 들뢰즈 푸코의 사실 사건도 브로델의 사실 사건 개념에 일정 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브로델은 1차 사료 다루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하고 푸코도 1차 사료를 중시한다.

- 브로델은 자본주의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고 운동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미시적인 반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 왜 자본주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

- 지속의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관점이 브로델이 강하다고 하겠지만
지속에는 한 가지 다른 개념 있다. 바로 불균형인데 불균형은 지속을 어렵게 하는 개념이지만
불균형이야말로 물질적 진보를 가져온 원인이다.
불균형의 다른 이름은 부정의, 불평등이다.
불평등을 부유와 가난 등을 묘사하면서 굉장히 반복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모순으로 나갈 수 있는 사실들이 지속 반복되면 상층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사적 동력이 된다.
자본주의 자체가 동적인 요소라기보다 어찌 보면 이 불균형이 동적인 요소인 것이다.
부정의, 모순이 그 자체로 폭발되어 나온다기보다는 자본주의가 이것들을 포섭해서 자기 나름대로 변용하면서 자본주의를 개선해나간다는 것이다.
불균형은 그 자체가 직접 드러나는 게 아니라 다른 걸 자극해서 상층을 움직이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은폐되고 소실되는 동력인 것이다.
역사적 과정을 설명하는 상이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람시 관점에 적용해서 설명해 보면
그람시는 이탈리아 근대화과정을 수동혁명으로 보는데 자본주의를 수동혁명 같은 것으로 보면 어떨까 싶다.
수동혁명이란 혁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요구와 어긋나는 방식으로 혁명이 추진되어나간다는 의미이다.

-브로델이 서술하고 있는 부분을 기 드보르도 주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 드보르는 부르주아 혁명이라는 용어를 썼는데, 물론 기 드보르는 그 자체로는 혁명의 완성점이 아니라 프로레타리아 혁명으로 가는 중간과정으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브로델이 말하는 자본주의라는 게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봐야 할 듯하다.
자본주의라는 용어의 일관성도 살펴봐야 한다.
자본주의를 상층구조로 바라보는 게 인상적이었다
화폐에 관한 논의 연결되면 좋겠다

- 화폐론이 쭉 전개되어 간다.
(2번 발제문)
화폐라는 것이 먼저 있고 그것의 효과로서 이런 것들이 나온다고 서술하고 있다. 맑스의 생각을 요약한다. (잘못된 요약이라 생각하지만 어쨌든) 자본론 1장 요약을 하고 있다. 이런 요약이 올바르냐 그르냐를 떠나서 이 책을 공부하면서 일단 화폐라는 것이 먼저 있고, 그런 식의 효과가 있다는 인과관계만 우선 파악하면 될 것 같다.
다음으로, 맑스에게서 노동력과 노동의 구분이 어떻게 되느냐는 한 두 마디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그냥 언급하는 정도로만 넘어가면 좋겠다.
화폐경제의 위치를 설명하면서 원시경제, 중간단계, 화폐경제... 하면서 역사적 단계를 말하는데 이런 발상법이 여러분 설명되고, 이 과정이 진보라는 이름으로 서술이 되는데 우리 시대에서의 회고적 판단이긴 하지만, 이렇게 역사를 단계 구분을 하는 게 우선 가능하다면, 그 가능성이 어떤 관점 속에서 생기는 가능성인지, 또 여기에 일정한 가치판단이 들어가서, 화폐경제는 원시경제를 지나 불가항력적으로 꽃피는 것으로 서술되고 있는데, 이는 브로델 시대의 화폐경제를 표준으로 삼아서 이전의 역사를 단계론 속으로 묶어놓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 그 시대의 브로델 관점이나 그 사람의 가치판단이 분명 개입이 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오늘날 우리 사회도 자본주의 개인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이런 것들의 가치관에 깊이 잠식돼 있는데 브로델의 이런 편견이나 관점들이 오늘날 우리와도 교집합이 많은 것 같다. 서구적 시각 우월주의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이 불편하다기 보다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였다.
질문하고 싶은 것은, 브로델이 일상사의 모든 과정을 자본주의에 포섭시키기 때문에 그로 인해 자본주의에 대항해 비판적 관점을 못 만들게 된다고 한다면 우선 자본주의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지 않은가?

- 자본주의밖에 대안이 없다거나,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포섭한다거나 하는 말은 주장이고 이데올로기이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만큼 자본주의에 대한 혐오가 큰 시기도 없다고도 생각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에서밖에 살 수 없다는 말에 저항감을 가지고 있고, 대안적 입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과자 하나도 모두 돈과 교환한 것이다. 돈이랑 교환한 것은 상품이다. 그게 자본주의라고 본다.
책에서는 조개 화폐도 이야기하고, 화폐와 신용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일단 화폐의 본질을 파악하는 게 핵심적이라고 본다. 신용이라는 것을 만들어내는 게 화폐라는 것이 핵심적인 이야기이다. 그런데 물물 교환 같은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물물교환도 장기지속 되어왔다고 하는 게 중요하고. 덧붙여 화폐와 자본주의 또 국가의 관계가 하나의 쟁점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화폐라고 하는 것을 행위자로 보는 관점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 우선 화폐를 쓴다고 해서 다 자본이고 자본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맑스도 화폐의 다른 사용에 대해서 굉장히 강조한다. 간단히 말해 자본가의 화폐와 일반 소비자의 화폐는 완전히 다르다. 화폐=자본이 아니다. 화폐의 두 가지 사용이 있는데, 우선 내가 (일반 소비자가) 쓸 물건을 사기위한 화폐가 있다. 음식, 옷, 주거 등등을 위해 필요한 돈이다. 그 다음 자본가가 상품을 만들기 위해, 원재료 등등을 사기 위해 필요한 화폐가 있다. (여기엔 임금도 포함될 것이다.) 개인으로써 쓰는 돈, 자본가로써 쓰는 돈. 이 둘은 그냥 겉으로만 보면 똑같이 화폐와 물건(상품)을 교환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이 두 화폐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물론 후자의 화폐만 자본이다.
자본주의가 왜 나쁜가는 경험적으로만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사람이 죽던 말던 전혀 신경쓰지 않는 자본가들이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사회가 곧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가. 이런 자본주의 사회를 벗어나기 위해 대항 지점들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현재 우리 사회에 자본주의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무척 강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자본주의를 졸업하자.”라는 말을 보았다. 엄청난 기획이 시작되었구나 기쁜 마음에 ‘졸업하는 법’에 대해 찾아보았더니 자산소득을 가져서 임노동에서 벗어나는 것을 ‘자본주의 졸업’이라 말하고 있었다. 엉터리 방법이다. 그런 식으로는 결코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어쨌든 방법은 미미하지만, 자본주의를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만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완전히 벗어나서 다른 대안을 찾는다는 것이 가능한가. 사회주의라는 사회적 거대한 실험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했고, 여러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사회적인 혁신 운동이나 전망 자체가 안보이니까 유일한 출구는 현실적으로 그것(자산소득)밖에 없는 것 아닌가. 월급보다는 자산소득을 증가시켜서 부동산으로 돈을 번 사람도 많았고, 물론 허실이 있겠지만, 이런 게 더 설득력이 있는 게 사실이다.

- 질문을 하나 해 보고 싶다.
사회주의가 실패했다는 판단은 무얼 가지고 하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소련과 중국이 있었는데, 소련은 사라졌지만, 현재 중국은 사회주의로 대대적으로 성공하고 있고 또 북한은 사회주의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사회주의 관련 책만을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곳도 있고, 사실상 지금 모든 사람이 사회주의를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인가가 실패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것이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은 그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재태크의 경우는 어떤가, 지금까지 부지기수로 많은 사람이 실패하지 않았는가, 성공하는 경우는 아주 극소수임에도 불구하고 왜 제테크 말고 사회주의만 실패했다고 이야기 할까.

- 개념이라는 것이 그렇게 확고하거나 범주가 명확히 경계 지어져 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논의가 자본주의의 틀을 너무 고정적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브로델의 생각이 재미있는데, 그의 자본주의 관은 열려있는 것 같다. 자본주의를 열어놓고 보면서 굉장히 객관적으로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대가 된다.
불균형과 부정의 모순 이런 것들이 발생하고, 그런 것들이 어떤 장기지속에 영향을 주는 것이 될 텐데, 앞으로 함께 염두에 두고 보면 좋겠다.

- 이어서 토론거리 4번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해 보면 좋겠다.

- 신용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 시대에 들어와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본 형태이고 삶의 양식이 되었다. 금융자본주의. 신용형태의 자산들이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진단은 틀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비드 그레이브는 신용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물물교환이라는 것은 사실상 있지도 않았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신화에 가까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물물교환이라는 것이 있을 때는 배경에 신용이 있었기 때문이지 물대물이 직접적으로 교환되는 것은 역사 속에서는 없었다고 보는 것이다. 신용경제라는 것, 부채, 빚이라는 게 삶을 규정하는 결정적인 양식이었다고 말하는 게 그레이브다. 그에 비해 브로델은 물물경제를 화폐경제나 신용경제에서 독립적인 것으로 바라본다. 그레이브가 그것을 환상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데에 비해 브로델은 자립적으로 파악한다.

- 암호화폐는 어떨까? 암호화폐는 신용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도 굉장히 재밌는 현대의 현상이다.

- 블랙코인 자체는 믿음이나 이런 걸 배제하는 기술적 요소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블랙코인의 기술적 취지와 그것이 사회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 블랙코인은 투자의 수단이 되어있다. 국가라는 보증이 필요 없는 다중들의 자립적 화폐로의 쓰임은 부차화 되어 버렸다. 블랙코인의 증권화 현상. 결국 그것을 국가가 보증을 해줘야 하느냐 마느냐가 지금 민주당과 한국은행 사이의 논쟁영역이 되어있어서 그리 간단치는 않은 것 같다.

- 자본주의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그것을 객관적으로 열어놓고 본다는 게 현실적으로 잘 와닿지는 않는다. 자기가 놓인 조건 속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그걸 실패로 보는 것도 성공으로 보는 것도 자기가 놓인 조건 속에서 그렇게 읽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고, 오히려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강 건너 불구경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맑스가 흡혈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자본주의적으로 자본주의 속에서 살고 있다. 만약 자본이 모두를 공평하고 평화롭게 해 줄 수만 있다면 왜 그것이 문제이겠는가, (하지만 자본주의는 결코 그런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우리가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다. 피를 빨리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브로델의 서술 속에 객체들, 팩트들이 규정력으로 등장해서, 이것이 객체지향 철학을 가능케 하는 디딤돌을 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먼의 <비유물론> 같은 책을 보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일상을 그리는 장이 등장하는데, (누가 쓴 것인지 모를 정도로) 브로델의 도시에 대한 서술에서도 그런 것들이 나타나서 둘은 (객체지향존재론과 브로델은) 친화적이고 접근성이 강한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이엄 하먼같은 경우는 ANT적 서술임에 반해 브로델은 그런 경향이 자생적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이 든다. 브로델 책의 전체 골격은 ‘인간이 무엇을 했나’를 따라가는 것인데 그 사이사이에 해충 이야기가 나오고, 흑사병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런 것들이 비인간들을 역사의 규정력으로 적용하는 서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이러스나 기후나 그런 것을 의식적으로 서술했다면 더 재밌는 챕터들이 보강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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