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후기] 5/29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1』제2장 시장과 경제

작성자
bomi
작성일
2021-05-16 20:07
조회
299
5월 29일(토요일) 저녁 7시 30분,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2-1』 <2장 시장과 경제> 를 공부합니다.

토론거리와 질문거리가 있다면,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5/15 세미나 기록>

1) 질문을 먼저 다루면서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보자. 첫번째로 “15-18세기에 발전한 교환의 도구(제도)들의 특징을 비교해 보고 그것과 자본주의의 관계를 생각해 보자.”가 있었다. 제 기억에 의하면, 책에서는 우선 화폐가 될 수도 있고 시장, 행상, 거래소 등이 그런 도구라고 한 것 같았다. 15-18세기에 이런 것이 많이 발달했는데 교환의 도구들이 서양에서 좀 더 강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질문자체가 책 내용을 포괄적으로 압축해서 질문으로 만든 것이어서 질문 자체에 집착하면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소제목에서는 교환기구라는 표현을 쓴다. 기구라고 하면 institution 정도일 텐데, 도구라고 하면 훨씬 수단적 의미가 있다. 기구라고 할 때 저자의 논술 방향이 좀 더 부각되는 듯하다. 화폐를 논한다기보다는 증시, 거래소, 도시, 시장, 증권시장 이런 것을 더 말하고 있기에, 텍스트 속에서 교환기구와 관련된 질문이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야기하면 좋겠다.

3) 내 관심은 서양이 어떻게 동양에 의해 비교우위를 가졌을까가 궁금. 서양은 밀, 동양은 쌀을 재배, 밀 재배는 목축, 많은 땅 필요. 동양은 관개, 강력한 권력이 뒷받침. 그래서 서양은 상업 발달. 그런데 이번 장을 읽으면서 뒷부분 결론 쪽에 나오는 얘기지만, 이슬람이나 극동 등의 지역도 서양 못지않은 발달이 있었는데 특히 중국 같은 경우는 체계가 잘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서양만큼 교환기구가 활성화될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서양은 교환의 제도가 극단적으로 발달하면서 신용 등의 도구가 발달하면서 물류 등의 교환이 동양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다는 것에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파악했다.

4) 초반에 여러 기구 중에 시장 이야기가 재밌게 나왔다. 인상적인 부분은 갈수록 시장이 전문화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정육, 섬유 등등 분화, 전문화되는 양상 흥미로움. 1번 질문에서도 전문시장이 생겨난다는 게 자본주의에서 분업화가 같은 것과 관련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5) 우리가 오늘 읽은 부분은, 자본주의 본격 논의는 아직 안 들어간 상황이다. 물질생활 자체는 아니라 할지라도 물질생활에 기초해서 출현해 나오는 인간들 사이의 교류 관계의 장에 관한 이야기. 여기에서의 시장은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분화과정으로 위치시키는 것으로서의 이야기다.

6) 상설시장이라기보다 일시적으로 열리는 장으로 이해했다.

7) 일장이 실제로 열린다. 지역 특성에 따라 운영의 상황이 다르다.

8) 사회가 발달하면서 시장이 전문화, 분업화, 계서화된다고 이해를 했다.

9) 관련해서 궁금한 것은 시장을 하면 농촌에서 만들어서 도시의 시장에 와서 파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왜 직물 같은 것까지 농촌에서 만들어서 도시의 시장에서 파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당시 도시에서는 생산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식의 관례, 분위기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10) 내 경우 어린 시절에 전형적인 농촌에서 성장했다. 인구수 500명 정도. 근처에 5일장이 있었다. 대부분이 그 5일장에서 팔고 사는 구조였다. 그때 아마(삼)를 직접 만들고 팔고 샀다. 20세기 후반에도 직물을 직접 짜고 만드는 문화가 남아 있었다. 대부분 직물 생산은 시골에서 이루어졌다. 모직, 면직, 견직 등 3대 직물. 영국의 인클로저 운동의 기원이기도 했지만, 영국 모직물 생산 발달 과정을 떠올려보면, 도시에서의 직물생산은 이후에 이루어진다고 판단된다. 그 이전에는 농촌에서의 생산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11) 잘 이해가 되었다. 읽으면서 은연중 구분한 것 같다. 농작물 같은 일차생산물과 가공품(직물, 그릇, 수공예품 등)을 떠올렸었다. 하지만 가공품 역시 원료의 문제 때문에 도시 쪽에서 생산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진상품처럼 왜 시골사람들이 만들어서 도시사람에게 팔러 오는 거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12) 우리가 사는 도시는 서울 같은 메트로폴리스 혹은 중소 도시라고 해도 굉장히 규모가 크다. 예를 들어 로마, 밀라노, 피렌체 등의 규모를 생각할 때 도시가 분권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제 맑콤 발제자 중 한 명이 아바나 대학 의과대학생이었던 사람의 발제를 들었는데, 쿠바의 삶의 모습들을 일정하게 느낄 수 있게끔 하는 발제문이었다. 아바나가 쿠바에서는 제일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주 큰 시골에 와있다는 느낌이라는 것. 사람들의 삶도 아바나에서도 시골적 공동체 비슷하게 살고 있다는 것. 한 곳에 태어나서 그곳에서 그냥 살다가 죽는다. 새로 태어난 세대도 이동률이 높지 않다고 한다. 병원은 3유형이 있다고 한다. hospital은 병원의 3단계 중 마지막 단계라고 한다. 거의 가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의사와 동네사람이 격의 없이, 서로가 잘 아는 관계로서 정서적 교류를 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전문 치료보다는 가정의학, 일반의학 등에 역점을 둔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전문의학의 경우 미국이 규제하고 있어서 잘 들어오기도 어렵고, 물자 부족으로 병원시설은 낙후되어 있지만 의사는 세계 일류급 의사들이 배출된다고.. 자기도 대학생인데 동네 가가호호 방문해서 문진하며 진찰하는 일을 지난 일 년간 했다고 한다. 즉, 우리가 경험하는 대도시의 형태가 역사적으로 특수한 형태이지 모두가 그렇게 발전되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 오늘 우리는 불균형적 발전을 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례였다. 공장 등이 도시와 가까운 이미지지만, 내가 생각하는 공장이란 것도 농촌 속에 점으로 있었다.

13) 처음에 목화 봤을 때 너무 이상했다. 조화인줄 알았다.

14) 확실히 산업화 진행되지 않은 사회는 도시화가 많이 진척되지 않아서 사람들 일상도 그에 따라가는 것 같다. 도시에서 사는 게 좋을까, 지금 얘기하신 쿠바 식으로 사는 게 좋을까 생각도 하게 된다. 예전에는 중립적이었는데, 요즘에는 도시가 결국에는 이기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후쿠자와 유키치 <문명론>을 읽은 적 있는데, 거기에서도 농촌 사람들이 가치가 있는 것을 도시로 와서 건네고 손해를 보는 짓을 하나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결국 도시와 시골 관계는 착취적인 관계일 것 같다. 세상이 현실적으로 역학관계에 의해서 움직이니까 자꾸 이런 생각이 든다.

15) 우리가 경험하는 도시가 유일한 형태는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북한, 쿠바, 중국 등도 다른 유형의 도시화를 경험해가고 있다고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국 같은 경우 49년 혁명 일어나고 교육체제 바꾸면서 대학을 상아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농촌 속에 대학을 용해시키는 작업을 했다. 대학을 찾아가려면 시골길을 헤매고 가야 하는 것이었다. 시민사회와 뒤섞인 대학구조를 지향했고 중국의 경우 그걸 농촌에서(농업에 필요한 지식을 함양하는 의미에서) 실현코자 했다. 교수 역시도... 피렌체에 갔을 때 대학을 가보면 대학 건물이 잘 식별이 되지 않았다. 교회, 상점, 주택 등이 다 비슷비슷했다. 단과대학 방식으로 분산되어 있었다. 시민사회와 통합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교육제도화를 생각한다면 도시도 그와 달라야 한다는 법은 전혀 없을 것 같다.

16) 얘기하시는 걸 들으면서 과연 그럼 도시가 뭘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도시와 시골이라는 구분의 이미지. 발전=도시, 낙후=시골 이런 도식이 익숙하다. 역자가 번역어 중에 시골이라는 말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골이라는 말의 정의를 찾아보니 도시가 아닌 곳,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 이런 사전적 의미가 있는데, 이건 도시 중심이라는 느낌. 브로델은 그런 구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도 있겠다. 내 생각에 농촌 특성은 1차 생산이란 얘기도 했는데, 도시의 특징은 관청이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농촌의 존재이유는 확실한 것 같은데 도시는 꼭 그런 청사가 있는 곳의 의미가 있는지..

17) 말씀들으면서 생각난 것을 덧붙이겠는데, 도시/시골 이분법이 사실 도식이지, 실제 의미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제 브로델이 이것을 각각 정의하고 서술했는지 좀 더 읽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브로델의 작업은 이후 근대 관련 담론이 가능할 수 있게 하는 초석을 다져준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까 피렌체 대학 이야기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베를린 훔볼트 대학 생각이 났는데, 확실히 상아탑이 아니라 시민사회 속에 존재하기를 원했던 서구 대학들의 흔적 같은 것을 여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건물 문을 열자마자 포이에르바흐 테제 문구 있었다.

18) 독일이데올로기 ‘포이에르바흐 테제11번’이다. 아나키스트(개인주의적 유물론자)와 인간학적 유물론자를 비판한 책이다.

19) 2부 이야기하자. 먼저 꺼내 보고 싶은 이야기는 184쪽, 서양 발전의 핵심 관련 대목이다. 경제논리로만 일관하면 어느 선까지는 효율적인 것 같다. 그래서 서양은 경제적 효율성, 합리성 등이 힘을 갖게 된 이유라고 생각을 했다. 어떻게들 읽으셨는지 궁금하다.

20) 상부, 하부 구도를 어떻게 이해를 하셨는지.

21) 경제생활이란 영역은 화폐로 교환되는 영역, 물질생활은 화폐로 교환되지 않는 영역이라고 이해를 했다.

22) 덧붙이자면, 브로델은 시장경제와 물질생활 차이를 크게 이야기했었다. 그 부분을 다시금 확실히 이해해야 지금 얘기하신 대목에 대한 이해도 가능할 것 같다. 연결해서 질문하고 싶은 것은 서론 쪽에 있었다. 물질생활과 경제생활 사이의 단절에 관한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서론 2번째 단락. 어떤 측면에서 이걸 단절점이라고 이야기했는지 궁금했다. 이걸 이해해야만 상부에서의 도구의 발달이라는 것도 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야 지목해주신 서양, 동양 차이도 좀 더 잘 이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23) 책의 내용을 따라가 보면, 물질생활과 경제생활의 접촉면에 시장, 가게, 상점 등의 수많은 작은 점들이 구성되어 있고, 이 점들은 단절점인데, 그 이유는 이 점을 경계로 한쪽에는 교환, 화폐의 집산지(교역 중심지, 교환소, 정기시)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자급자족에 매달려 있는 비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장, 가게, 상점등이 이 두 쪽을 잘라서 연결하는 그런 모습인 것 같다. 맑스의 표현을 빌려오면, 한쪽은 교환가치, 다른쪽은 사용가치가 작동하는 곳이라 볼 수 있는데, 그 둘을 단절시키면서 연결하는 것이 단절점들이다.

24) 상품의 기본적 특성은 교환되는 것에 있다. 맑스의 <자본론>은 교환가치에서 시작하는데 교환 형태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교환가치가 발생해 나오고 그것이 지배적으로 되어 나오는 과정을 서술한다. 그렇게 생산된 교환가치가 유통되는 과정을 서술하는 것이 2권이다. 그럼 맑스는 사용가치적인 걸 어디서 다루느냐 하면,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을 보면 화폐의 역사 성질, 금, 은의 차이 등을 굉장히 상세히 다루는데 이것이 사용가치적 측면이다. 이 대목이 브로델이 물질생활을 다룬 것과 비견될만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맑스와 브로델 서술의 차이가 왜 나올까? 맑스는 연구과정과 서술과정을 구분한다. 연구과정에서는 먼저 세세한 디테일을 수집하고 그 다음 서술과정에서는 그것들, 디테일들의 연관관계를 논리적 순서로 배열한다. 브로델의 서술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고 연구과정이 서술과정과 같이 나타나 버린다.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 맨 끝은 가치라고 하는 챕터로 끝난다. (미완성이긴 하지만) 브로델도 잠정적 결론으로 끝에 가서 딱 몇 페이지를 집어넣는 그런 서술 구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브로델의 서술 방법은 <자본론>보다는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과 서술방법이 닮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맑스는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을 통해 디테일들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추상을 끌어내고 <자본론>에서 그 추상(정치경제학비판의 결론)을 다시 구체화 시킨다. 정리하면, 맑스는 구체에서 추상으로 또 그 추상에서 구체로 가는 2중의 길을 간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비해 브로델을 구체에서 추상으로 가는 하나의 길만 취하고 있다.

25) 브로델의 서술에 의하면 중국의 경우는 중앙집권성이 굉장히 강한 형태다. 그래서 단절점이 만들어질 수 없었다고 말한다. 유럽은 비교적 중앙집권성이 약했다고 하는 것인데, 중앙화 됐다고 하더라도 영주 중심의 사회, 봉건제라고 부르는 것이 그렇다. 봉건제는 왕권제와는 차이가 난다. 제국의 지배라고 하는 것이 위로부터의 지배이므로 지금 브로델이 말하는 그 물질들의 교환 상품들의 교환이라고 하는 장을 제국이 틀어지고 있는 구조였었고, 시장, 물질생활을 거쳐 국가 형태가 발생해 오는 그런 프로세스와는 다른 사회로 중국이 발전되어 갔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18세기 이전에는 중국이 훨씬 앞섰던 사회라고 봐야 한다. 중국은 변방. 중화라고 스스로가 부르고 나머지를 오랑캐라고 부르고, 이에 반해 실제로 유럽의 국경 변화라거나 왕권의 교체라거나 이런 걸 보면 중국과는 아주 상이하게 비교하면 거의 소꿉놀이 같은 방식으로 왕권이 변동되고 있다. 어디에 왕이 어디에 왕인지 알 수 없는 서로 다투는 초기 왕권을 표준으로 보면 아주 초보적 형태, 오히려 그러한 조건이 시장이 성숙해 나오는 데는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고 브로델은 보는 것이다.

26) 1권을 공부할 때 서구사회의 왕이 왜 행정을 틀어쥘 만큼 힘이 없었느냐에 관해 말하면서 서양은 밀, 목축이 중심이고, 동양은 쌀이 중심이므로 관개 시설이 발달하고 그런 점이 중앙 집중 체제를 만든 것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장을 읽으면서는 왜 동양과 서양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생긴 걸까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았다. 밀이든, 쌀이든 교역은 필요하지 않은가?

27) 관개 시설을 중앙에서 관리해야만 했고, 따라서 중앙 권력이 발전될 수밖에 없었던 지점. 밀은 물 없이 분산 자유경쟁을 하는 그런 질서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브로델이 들고 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들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종교 문화적인 차이를 들 수 있다.
서구는 소위 기독교 정확히 말하면 아브라함교를 믿었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이것들이 다 아브라함교, 공동의 신으로써 아브라함을 숭배하고 믿고 따르는 그런 종교다. 기독교 같은 경우는 예수의 탄생을 인정하면서 신약성경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아브라함교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일정 정도 보이긴하지만, 아브라함이고 예수고 하든 간에 유일신에 대한 인정과 숭배, 믿음 이게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지역이 서양세계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신권이라고 하는 대에는 국경도 의미가 없다.
초월신의 지배하에서 행동하고 그런 곳이 서양이었다면 동양은 오히려 행정 체제를 잘 갖출 수 있는 성리학이 발전했다. 성리학이 발전할 수 있는 정교한 우주관과 정치관을 가진 그런 문화적 체계가 있었다. 신을 믿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행정체계로 인간세계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문화다.

28) <문명론>이라는 책에서 일본이 중국보다 근대화에 성공한 유일한 조건을 말하는데, 중국은 권력과 정치와 신권이 결합이 돼서 사람들의 마음을 다 하나로 모았는데 일본은 신권과 왕권이 분리돼있어서 그게 오히려 근대화에 성공한 조건이라 말한다.

29) 조선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보면, 신분제가 있기는 했지만, 양반 평민 신분적 구분을 넘어서는 일종의 문화 제도가 있었다. 보통 사대부는 신분 개념이라기보다는 과거라고 하는 것을 통과하며 사대부가 되는 것이라서 신분 장벽을 넘어서서 능력 우선 사회로 발전되었다. 신분제가 공고해져서 도무지 넘을 수 없는 사회와는 다른 제도화를 시켜왔다는 생각이 든다.

30) 우리가 흔히 서양이 동양을 앞섰다고 할 때는 일반적으로 19세기의 산업혁명 이후를 말할 것 같은데, 과연 브로델도 그런 의미에서 ‘발전’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여기서 브로델이 말하는 발전은 시장경제의 발전이고, 브로델의 큰 구도 (1층 물질생활 2층 시장경제 3층 자본주의)에서 보면 시장경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와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권의 서론에서 나온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 보면 브로델은 자본주의를 독점경제 라고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2층 시장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도 이야기한 것 같다. 따라서 여기 시장경제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브로델이 서양이 더 발전했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양(=자본주의)의 승리와 연결시키기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브로델이 어떻게 논의를 이어갈지 궁금하기도 하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3층, 자본주의 부분이 어떻게 서술될지를 잘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31) 브로델이 말하는 시장경제 발전이 과연 무슨 발전인가? 무엇을 위한 발전인가? 혹은 누가 볼 때 발전인가? 등등의 생각도 든다. 왜냐면 브로델의 서술 속에서도 이 ‘발전’하는 시기에 살았던 유럽 사람들의 삶이 전혀 행복하다거나 윤택해 보이지 않고 오히려 그 반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32) 근대화라는 것이 개인들의 삶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브로델은 일상생활과 경제생활과 자본주의가 총제적으로 효율화된 것을 근대화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나는 읽었다.

33) 나 역시 발전이란 말의 의미를 다시 해석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4) 브로델이 책을 쓰는 방법론의 윤곽은 거의 드러난 것 같다. 항상 잠정적 결론 부분에서 자신의 논의를 일반화 시키니까, 앞으로 특히 잠정적 결론 부분을 꼼꼼하게 음미하면서 읽어 오면 세미나에 참여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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