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의 고백>도 어느새 꽤 읽어왔네요.

지난 시간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성찰'과 기독교식 '성찰'의 주요 차이가 등장했네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자신의 이성을 활용해서 감정을 다스리고 이를 통해 자기의 독립성(자율성)을 얻으려는 시도로 성찰을 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전통에서는,
자기의 의지 및 의심, 다른 이의 통제를 받지 않고 거부하려는 고집을 내려놓고자, 자기 포기의 형식으로 성찰이 이뤄졌습니다.
자기정립과 자기포기 사이의 차이겠지요.

물론 그렇다고 자기정립은 전적으로 좋고 자기포기는 모두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 좋고 나쁘다는 판단 이전에,
매우 상이한 '자기와의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는 흐름이 우선이겠지요.

기독교에서는 이를 위한 수련으로,
다양한 복종의 형식이 있었습니다.
'부조리한 명령의 수행', '즉각 실행', 반항하지 않기' 등등.
무의미하고 심지어 해롭기까지한 명령을 즉각 시행하면서,
자신의 판단 및 사심(이라고 할까요?) 등을 얼마나 버릴 수 있는지 시도하는 겁니다.
푸코는, 사막에 막대기를 꽂고 1년 이상 물을 주는 훈련도 소개하지요.
그렇게 자기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었을 때(굴욕감/겸손함),
신은 그 비워진 자기 안에 들어옵니다.

신이라는 절대적으로 완전한 존재가 있으므로,
그를 완전히 받아들이기 위한 훈련으로
자기의 모든 것을 포기하는 방법이 전개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 자기포기의 형식이 어떻게 더 발전되는지,
이후가 궁금해지네요.

다음 시간에는 196쪽부터 230쪽까지 읽습니다.
1장 3절 <하느님에 대한 의존>에서 2장 1절 <동정과 금욕> 전까지 입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