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 본격적으로 기독교적 '자기관리술'이 등장했습니다.

기독교적 자기관리란,
자기 자신이기를 완전히 포기하는 일이자
자기 자신이지 않으려는 태도입니다.
로마시대의 자기배려가 자기 자신을 확립하려는 노력이었다면, 기독교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지요.

(물론 자기배려 및 자기확립은 좋고 자기포기는 나쁘다고 단순히 단정지을 수는 없겠죠. 사태는 훨씬 더 복잡하고,
두 시대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 겁니다.)

기독교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하나님에 대한 의존' 때문이 아닐까요.
인간 밖에 완벽한 절대자(신)가 있고, 그 완전함에 비해 인간은 늘 불완전한 존재입니다.
이런 구도에서는 올바른 길이자 해답은 나에게 있기보다(인간의 이성),
오히려 바깥의 완전함에 철저하게 복종하는 일이 되겠지요.

이성이라는 것도, 내 나름대로 무언가를 이해하고 판단하기보다
신의 섭리 또는 신이 창조한 자연의 법칙 등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성이겠지요.

나를 넘어서고 초월하기 위해서,
나보다 더욱 완벽한 존재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이를 위해서 나의 욕망이자 생각, 지극히 사사로운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런 존재로서 '자기'를 이미지화하고 구축해간다.
- 아마 이것이 기독교적 자기의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이 내려놓음이나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이 일종의 자기포기 내지 자기의 내적 자살과 같은 형태인 듯 합니다.

이런 건 우리에게도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자기를 더욱 발전하기 위해 나의 판단보다 다른 이(전문가) 등의 판단을 따르는 것.
그 마음 속에서 중세는 반복되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다음 시간에는 2장의 1절 <동정과 금욕>을 읽습니다.(231~263)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