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작성자
youngeve
작성일
2018-10-14 08:49
조회
366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 많은 별들 중에서의 그 하나가 서로 바라본다. 밤이 깊어 해가 뜰 시간이 다가올 수록 별은 빛을 잃고, 밤이 깊을 수록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지지만 해가 뜨면 밝음 속에 나타난다. 별은 밤이 깊을 수록 밝음 속에 사라지고 해가 뜨면 사라진다. 이렇게 대조를 이루는 별과 나는 이별할 수 밖에 없다. 회자정리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러나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라는 말로써, 다시 만나기를 기약한다. 사필귀정이다. 나는 계속 변화한다. 어떤 존재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만나든지 너 하나 나 하나는 소중한 인연이고 반드시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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