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챕터는 저자들이 그리는 새로운 진화론이었습니다.

자연선택설은 생명체 밖에 '자연'을 미리 상정한다는 점에서 문제였죠.
(지각을, 미리 존재하는 외부를 수용한다는 인지론과도 같은 모델입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적응의 최적화' 같은 사유이기도 하구요.
이러한 진화론의 도식을 바꾸고자 합니다.

여기에 두 가지 핵심이 있었습니다.

- 제약적 논리에서 가능적 논리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뭐든 가능하다는 식으로 진화를 보는 것입니다. 진화의 흐름은, 생존이나 번식과 양립할 수 없는 결정적인 문제점만 제거(절명)하는 것일 뿐, 그외의 부분들은 모두 열려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생명체의 모든 특성을 '생존의 유리함'이라는 편협한 구도에 끼워맞출 필요가 없겠지요. 생존에 심각한 손상이 있지 않다만 입증하면 될 뿐입니다.

- '대략적 만족'의 상태
진화가 언제나 최적화의 과정이라기보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적당한 만족을 추구하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단일한 경로가 아니라 다양한 경로들을 향한 가능성이 열립니다. 아마도 생물에게 생존과 다양성의 폭을 마련하는 느낌이 드네요. (실제 우리 삶의 모습과도 닮아있기도 하구요.)

이런 내용들은, 진화론을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단일한 최적화를 향한 설명이 아니라, 다양한 폭과 가능성을 열어주는 설명.
어쩌면 '설명한다'의 뜻조차 바뀌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다음 주에는 챕터10 <중도>를 읽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