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읽기] 6/8 쥘 베른 <지구에서 달까지> 토론거리

작성자
Jihyang
작성일
2022-06-07 19:01
조회
651
6월 8일 SF 읽기 세미나

주 텍스트: <지구에서 달까지>, 김석희 옮김, 열림원
보조 텍스트: <달나라 탐험>, 김석희 옮김, 열림원
: 인류가 우주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얘기되는 두 작품에 대해
.
1. 쥘 베른(1828~1905)

20세기는 쥘 베른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발전했다는 말이 있다. 19세기는 대발견의 시대, 과학 기술이 고도로 가속화되고 발전되어 가던 시기였다. 이런 시대에 베른의 경이로운 모험 시리즈 소설들은 과학에 눈을 뜬 근대인들에게 큰 자극을 주었다. 인공위성 선구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 현대 로켓 공학의 아버지 ‘로버트 고더드’ ,아폴로 탐사계획을 성공시킨 ‘베르너 폰 브라운’ 등은 모두 어린 시절 공통적으로 베른의 달 탐험 소설을 읽고 우주를 향한 꿈을 키운 사람들이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즈음에 태어난 19세기 사람인 쥘 베른의 개인사에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11살에 혼자 원양어선을 타려는 시도가 실패한 후 부에게 한 말. “앞으로 여행은 상상으로만 하겠다” 실제로 그는 상상 속 모험을 창작 활동을 통해 구현했다고 생각된다.
그는 부모 뜻에 따라 대학에서는 법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의 길을 갔다. ‘부서진 지푸라기’ 와 같은 희곡을 써서 상연하고 단편소설을 썼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생계형 알바를 이어나가다 1863년 발표한 ‘5주 간의 기구여행’이 성공하면서 작가로서 전환점을 맞는다. 사실주의와 상징주의 사조가 지배적이었던 시대에서 그는 과학 소설의 개척자가 되었다. 과학자도 기술자도 아니었으나 도서관에서 틀어박혀 박물학적 지식( 지리학, 천문학, 동물학, 식물학, 고생물학 등)을 섭렵하였고 “당대의 과학적, 지리학적, 역사적 보고서에서 얻은 지식을 고쳐 말하고, 다시 쓰거나 재활용”(『sf 연대기』 중에서)하는 방법으로 과학적 지식을 서사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베른의 소설들은 1차로 ‘교육과 여가’라는 잡지에 연재되고 연재가 끝난 이후에는 책으로 출판되는 과정으로 세상에 나온다. 초판은 텍스트로만 구성되고 소설적 흥미보다는 과학적 설명이 많아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었으나 지도를 포함하여 삽화가 들어간 삽화판이 나오면서 인기소설이 되었다.

베른의 저서 중 <20세기 파리>는 1863년 당시 너무 앞서 있으니 20년 후 출간하라는 권유에 따라 사후 130년 만에 세상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고층 유리빌당, TV, 엘리베이터, 에어컨, 고속열차, 팩스 등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시대의 현재 모습과 흡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혹자는 인류에게 영향을 끼친 최고 걸작으로 <지구에서 달까지>를 꼽는다. 이유는 그 어떤 소설도 인류가 단기간에 수천조 원을 쓰도록 만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인류는 과학연구에 자원을 투자하면 스스로의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으며, 그런 투자가 없었다면 우리는 결코 달 위를 걸을 수 없었다.

2. <지구에서 달까지>
원래 제목은 'De la Terre à la Lune, trajet direct en 97 heures 20 minutes'이다 (직역하면 '지구에서 달까지, 97시간 20분의 직행 경로')

개요: 남북전쟁기에 대포를 이용한 탄도 역학이 크게 발전했다. 협회까지 만들어졌으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할 일이 없어진 차에 대포 발명가인 협회장이 달에 대포를 발사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후 사람이 직접 포탄을 타고 달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1865년 발표)
후속편 격인 < 달나라 탐험>(1869년 발표) 에서는 세 인물이 포탄 우주선을 타고 달 탐사에 성공한 뒤 달의 인력에 이끌려 영영 궤도선이 되는 듯했다가 역추진을 통해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우주 공간의 무중력과 진공이 자세히 묘사된다.

작품 속 과학 이론

-탄도학(彈道學, ballistics) 또는 탄도역학: 총포탄, 로켓 또는 미사일 등 비상체의 발사, 비행, 도달에 관한 일련의 발사체 운동을 연구하는 과학이다. 좁게는 사격의 정밀도, 포격 궤도를 조율하는 일에서 넓게는 원거리 무기의 투사에 대한 병기공학 전반이나 대기권 밖에서의 로켓 이동 같은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월리학: [月理學] ; 달 표면을 연구하는 학문. 달 전체의 모양, 무게중심의 위치 등을 결정하며, 달 표면의 지세를 조사하여 달의 운동, 일식, 엄폐의 연구에 도움을 준다.
+ 뉴턴 물리학, 수학, 천문학, 지질학, 광학적 지식.

3. 생각하고 토론할 거리

1) “여러분이 내 계획을 이해하고 그 실행을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면, 나는 여러분을 이끌고 달나라를 정복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합중국 36개주에 이어 달의 이름이 추가될 것입니다. ” (지구 26)
이제 미국인들의 유일한 야심은 우주에 떠있는 신대륙을 영유하여, 그 최고봉에 성조기를 꽂는 것이었다.(60)
(포탄 찬가) 신은 항성과 행성들을 만들었지만, 인간은 포탄을 만들었습니다. (…)
“알루미늄 만세” 매스턴이 외쳤다. 그는 무언가에 열중했을 때는 항상 시끄럽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 알루미늄 포탄을 달나라 주민들에게 쏘아 보낼 생각에 들뜬 나머지 이렇게 외였다. “알루미늄을 보면 그 외계인들은 우리 지구인들을 대단하게 생각할 겁니다.”(64~75)

-지구인에게 대상화된 객체, 정복 대상으로서의 달. 달 탐사가 아닌 달 침략이다. 인간의 자연 지배욕, 정복자의 욕망이 투사된 대목이다. 작가는 탐험, 항해, 건설, 식민지 지배, 당시 제국주의적 식민지 확대 경쟁이라는 흐름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소설 속 대중들의 열광적인 호응은 광기에 가까운 모습들이다. 과학 기술에 대한 당대인들의 호기심과 제국주의적 영토 확장이라는 욕망이 결합된 장면들에서 한편으로 소설의 풍자성이 느껴진다.

vs 일론 머스크의 꿈은 화성에 가는 것이다. 머스크는 화성에 최초의 외계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욕망을 자주 피력했다. 머스크의 모습과 달 프로젝트 제안자 비비케인은 겹쳐 떠오르는 면이 있다.

2) 오늘은 부정되었지만 내일은 현실이 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언젠가는 사람이 달에 가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165)
“ 포탄을 타고 달에 가는 것도(…) 조만간 이루어져야 할 여행입니다. 그 방법은 단지 진보의 법칙(: 프랑스 이성 시대에 중심적 사상이었고 베른 시대의 철학과 사회사상에 영향을 줌)에 따를 뿐입니다. 인간은 처음에 네 발로 걸었고(…) 미래의 탈 것은 포탄입니다. (…) 20년 안에 지구인의 절반이 달을 여행하게 될 것입니다. (…) 다른 세계에 생명체가 살고 있는지 어떤지 나는 모른다. 모르니까 확인해보겠다!”(지구에서..181~188)
-상기한 진술들에 스며 있는 베른의 관점에 대해.

3) 우주에 대한 궁금증은 과학 기술의 진보에 따른 우주 개발의 역사로 이어졌다.
but, 현재 시점에서는 궁극적으로 진보인가? 이를테면 어떤 사람의 생각은 우리를 먼 데로 데려간다. 포탄을 타고 달에 가는 상상은 1969년 7월에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닐암스트롱이 달에 착륙, 월면을 걸으면서 현실로 실현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천문학적 자원이 투입되었다. 그에 대해 누군가는 ‘미친 짓’이었다고 말한다. 단지 월면을 걷고 거기에 인간의 흔적을 남기기 위하여 너무 많은 희생, 자원의 낭비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족> 2022년 현재의 시점에서: '달을 다 누리고 오라'고 해서 '다누리'란 이름이 붙은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이 두 달 뒤면 우주로 향한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함께 한국 우주 탐사 능력의 시험대가 될 다누리는 달에 가기 전, 먼저 미국 플로리다로 갈 예정이다.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에서 포탄이 달을 향해 최초로 발사된 지역이다.

** 참고 도서: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심창섭 <프로젝트 로켓, 쥘 베른에서 일론 머스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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