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3/8 『원더풀 라이프』 제3장 버제스 혈암의 복원 pp. 255~281

작성자
bomi
작성일
2022-03-08 16:43
조회
423
생명 세미나 ∥ 2022년 3월 8일 화요일 ∥ 손보미
텍스트: 『원더풀 라이프』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관 옮김, 궁리 pp. 255~281


『뷰티플 라이프』
제3장 버제스 혈암의 복원
새로운 생명관을 향하여


「조용한 혁명」

- 조용하고 소박하게 진행되지만 초래되는 결과는 비할 데 없이 중요한 혁명
- (예) 사회혁명을 늙은 두더지의 부지런한 굴 파기에 비유한 마르크스
- 버제스 혈암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의 생명관을 뒤바꿀 정도의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다
-> 혁명이 조용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생명에 대한 관점을 바꿔주는 이야기인데 그 이유는 생명의 이야기는 곧 혁명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변화는 조용히 이뤄진다는 조용한 혁명 이론은 곧 생명의 이야기 또한 화려한 개인적 투쟁을 벌이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버제스 혈암의 재해석’이라는 드라마>

버제스 혈암의 재해석은 한 편의 극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이나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한 요소는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극은 연대순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제격이다. 따라서 이 책의 중심을 이루는 장은 적절한 시간 순서에 따라 서사를 펼쳐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연구방법을 소개하고 그 다음에 좀 더 넓은 함축에 대해 논하겠다.) (120)

등장인물:
- 수백명의 관여자: 자재를 운반하는 헬리콥터 조종사, 논문 일러스트 화가, 연구를 지원한 고생물학자들로 이루어진 다국적 집단 등
- 해리 휘팅턴: 케임브리지 대학의 지질학 교수
- 하이먼 콘웨이 모리스/대락 브릭스: 대학원생때 휘팅턴의 지도로 연구를 시작한 최고업적의 버제스 연구자들
- 크리스 휴즈/데이비드 브루턴: 휘팅턴의 젊은 동료 연구자들

이 드라마의 줄거리는 휘팅턴과 콘웨이 모리스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방식으로) 삼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들이 일관된 목적으로 맺어진 팀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으며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도 없었다. 물론 이들 세 사람은 나름대로 복잡한 교류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토론은 서로의 논문을 읽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로써 “매일의 교류에 의해서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치된 인식”을 발전시켰다.
이 드라마는 등장인문의 개성이나 활동 무대라는 테마를 초월할 만큼 강렬하고 지적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어떤 물질적 보상(예컨대 노벨상)보다도 크고 훨씬 추상적인 생물 진화사의 새로운 해석이다. (125)


「연구방법」

월콧은 버제스 화석을 평평한 판으로 간주했다. 그래서 방향성이 가장 분명한형태로 보존된 표본만을 철저하게 조사했고, 터무니없을 만큼 수정된 사진들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반면 휘팅턴은 표준 작도법을 채용해 상당한 인내심을 발휘하여 세밀한 선화로 표본을 그렸다. 그는 카메라 루시다와 그림 기법을 자신의 일련의 연구방법에 적용시켰다.

1. 발굴과 해부

“(표본의) 특성들은 암석의 여러 층에 걸쳐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이 특성들은 표본들을 분리하는 퇴적암의 얇은 층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날 수 있다. ... 이러한 접근방법은 우선 외골격을 제거해서 아가미의 실 모양 조직을 드러내고, 그런 다음 다리를 노출시키는 것이었다. 다리가 붙어 있는 중심선에 인접해서 세 개의 층, 그러니까 등의 외골격, 아감, 그리고 다리가 순서대로 서로 겹쳐 있다.”(135)- 브루턴의 논문 중.

2. 특이한 방향성

휘팅턴은 생물의 형태를 완전히 복원하기 위해서는 이례적인 방향(정면, 측면 등 다양한 방향)의 표본들이 ‘표준적인’ 자세로 화석화된 표본과 마찬가지로 필수 불가결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화석으로 남은 이 동물을 머릿속에서 회전시키는 작업에 엄청난 시간을 들인 후에야 어떤 각도에서 보아도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입체적인 상을 얻었다.

3. 짝 화석

화석을 찾기 위해 암석을 떼어내면 하나의 암석에서 두 개의 화석을 딱으로 얻게 된다: 화석 자체 (part)와 생물의 외형이 퇴적층에 남긴 자국 (counterpart)
버제스 생물을 한 장의 박막으로 간주하는 월콧의 관점에서는 파트형(박막자체)과 카운터파트형(박막의 음각)의 구별이 명료했다. 하지만 휘팅턴은 이러한 구별을 기각시켰다. 절지동물은 수백 개의 체절이 버제스 혈암의 인접하는 여러 층에 걸쳐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화석층에서 암석을 분리하더라도 생물 전체가 명확하게 파트와 카운터파트로 분리되지 않는다. 어떻게 나누더라도 생물의 일부는 한쪽 암석에, 그리고 다른 부분은 반대쪽 암석에 남게 되는 것이다.

휘팅턴에 의해 버제스 생물들의 형태는 잘 복원되었으나 이 생물들의 생활의 다른 측면, 가령 이동방법, 섭식방법, 그리고 성장양식 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더구나 버제스 혈암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이유에 의해, 유생 단계의 생물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


「변혁의 연대기」

버제스 혈암과 같은 훌륭한 발견 후에 과학자는 예비조사(지질학적인 배경설정, 보존상태, 화석의 목록작성)를 하고, 그것이 끝나면 해부학적 기술과 분류학적인 위치 부여 작업을 한다. 이는 고생물학의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다양성이야말로 자연의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고생물학에서의 분류는 진화의 계통순서를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분류학이란 진화적인 배열의 표현인 셈이고, 그러한 노력을 위한 전통적 매체가 논문이다.
이러한 논문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단순한 기술’로 폄하되기 일쑤였지만, 이러한 분류학 논문들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의 놀라운 상상력(예를 들어 최초의 인류 루시 등)도 불가능하다.
천재성은 마음 자체만큼 많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버제스 생물의 복원은 ‘단순하거나’ 기술에 ‘불과한’ 작업이 결코 아니다. 통합적이고 정성적인 능력이 분석적이고 정량적인 업적에 비해 과소평가될 이유는 없다.


「분류학과 문의 지위」

분류학은 생물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관련성이나 유사성의 원인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역동적이고 근본적인 과학이다. 분류란 오로지 혼돈을 피가히 위한 작업이 아니라 자연 질서의 근원에 대한 이론이다.
진화란 생물들 사이의 관계와 질서를 낳는 원천이다. 우리가(고생물학이) 원하는 분류의 목표는 이러한 진화의 질서와 관계를 필연적인 것으로 만든 원인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계층분류다. 그 까닭은 점차 포괄적이되는 범주들의 체계(종의 공통선조를 끝없이 과거로 추적)를 그리면, 즉 계층분류를 그리면 이를 통해 생명나무의 기본적인 위상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 속 과 목 강 문 계
-> 오른쪽으로 갈수록 포괄적 범주

<계>
분류체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 (가장 포괄적 수준)
오늘날의 5계 쳬계: 식물계/동물계/균계//원생생물계/모네라계

<문>
계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분화단위.
해부학적 구조의 기본설계를 표현
생명나무의 주된 줄기
동물계의 문:
해면동물문(말미잘, 해파리 등)/환형동물문(지렁이, 거머리 등)/절지동물문(곤충, 거미, 새우 등)/연체동물문(조개, 오징어, 문어 등)/극피동물문(불가사리, 해삼 등)/척색동물문(척추동물)/유즐동물문(빗해파리 등)/편형동물문(플라나리아 등)/완족동물문(2패류 무척추 동물 등; 오늘날에는 드문 고생대 동물)/선충문...

이 책은 동물계의 초기 역사(문의 기원, 초기 숫자, 분화의 정도)를 다룬다. 지구의 동물계의 형성을 둘러싼 의문 중에서 가장 본적인 물음을 제기할 것이다.

대부분의 교과서들은 20~30가지의 동물문을 인정하고 있다.
버제스 혈암에서 발견되 15~20종류 남짓한 화석동물은 모두 서로 큰 차이를 나타내고, 현생 생물 중 어느 것과도 비슷하지 않기 때문에 각기 독립적인 문으로 분류되어 마땅하다. 그런데 우리는 단일 종에 문이라는 ‘높은’ 지위를 하사하기를 주저한다. 왜냐하면 문이 그 특성을 획득하는 것은 부색 차례에 걸친 종문화 사건을 반복하고, 각각의 분화과정마다 종이 조금씩 변화해서 총체적 차이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적 관점에따르면, 하나 또는 소수의 종으로 이루어진 계통은 문으로서 지위가 부여될만큼 분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일일까? (152, 3)

<!> 생물의 분류체계(분류표)로 어떻게 진화(생명의 나무)를 알 수 있는가? 그 둘은 같은 것인가?그 둘을 겹쳐 생각하면, 마치 생물이 ‘계 -> 문 -> 강 -> 목 -> 과 -> 속 -> 종’으로 진화한다는 것처럼 생각되는데 여기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없는가?
-생명의 나무 모양으로 그려진 분류표등의 예-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megapantera&logNo=220208214580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moeblog&logNo=220344783430

<!> ‘문’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공통선조의 최종 단계일까?문들 사이의 공통선조를 상상하는 것도 가능할까?


「절지동물의 분류와 그 해부학적 특징」

우리 시대는 포유류의 시대가 아니라 절지동물의 시대이다. 현재 명명되어 있는 동물종 중 약 80퍼센트가 절지동물이고 그 중 대부분은 곤충이다. 따라서 절지동물의 고차 분류가 중요한 문제이다.
1. 단지아문: 곤충, 지네, 노래기 (버제스 혈암이 이 그룹의 구성원으로 생각되는 화석을 포함하고 있다.
2. 협각아문: 거미, 진드기, 전갈, 참게 등
3. 갑각아문: 조개, 가재 등
4. 삼엽충강: 화석 무척추동물. 2억 2천 500만 년 전에 멸종.
<!> 절지동물'문'을 분류하는 것 아닌가? 왜 또 ‘문’인가?

버제스 동물군의 해명은 이 놀랄 만큼 다양하고 이질적인 절지동물을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절지동물 설계의 기본원칙은 체절제이다. 이는 반복되는 체절이 확장되어 몸이 만들어진다는 의미이다. 초기 절지동물은 체절의 감소나 융합을을 일으키거나, 비슷했던 체절을 별개의 체절로 특화시키는 과정에 의해 다양한 해부학적 구조를 진화시켰다. 이것이 절지동물의 다양화를 이해하는 열쇠이다.

버제스 혈암에서 벌저진 상황은 이후 절지동물의 기본설계에 가해진 제약이라는 현상에 대해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이야기에 해당할 것이다.
버제스 혈암의 한 발굴장에서 20종이 넘는 절지동물의 기본설계를 포함한 화석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어떻게 이러한 다양한 차이가 그렇게 빨리 나타난 것일까? 그리고 그 중에서 네 종류의 기본 설계만 살아남은 까닭은 무엇일까?이 두 의문이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중심주제이다.

<!>
절지동물문이 이 척색동물문등에 비해 앞서 출현한 것이 사실이라면 생물 분류체계로 생물 진화를 알 수 있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절지동물’은 절지동물문을 포함한 여러 문들의 공통선조인가?

<참고>
-월콧과 접촉하다-
설공의 문턱에서 기를 쓰고 패배를 쟁취하겠다는 듯, 월컷은 그 멋진 화석들을 너무나 심각하게 잘못 해석하기 시작했다. 그는 버제스 종들을 하나하나 현대의 동물군에 쑤셔 넣었다. 어떤 것은 벌레에, 어떤 것은 절지동물에, 어떤 것은 해파리에 넣었다. 그에 따르면 버제스 동물들은 성공적인 후대 계통들의 선조로서, 단순하고 원시적인 소집합이었다. 생명은 원시적인 단순함에서 시작하여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굽힘 없이, 예측 가능하게 진행한다는 시각이었다. ... 알고 보니 버제스 동물상의 다양성은 (해부학적 설계의 다채로움 면에서) 현생 생물들을 모두 합친 것을 능가했다. 생명의 역사는 점진적 진보와 확장의 이야기가 아니라 격감과 제한적 생존의 이야기였다. (물론 곤충 같은 소수의 승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성공의 이야기였다.)... 의식 있는 생명이란 이처럼 가냘프고 우연한 존재이다.
-> 굴드는 버제스 동물군이 현생 생물들의 공통선조였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굴드가 비판하는 것은 이 공통선조에 대한 당대의 평가이다. 즉 버제스 동물군을 현생 생물(그 중에도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보다 원시적이고 단순하고 부족한 존재로 그리는 것을 문제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굴드의 의도를 살려) 다음과 같이 바꿔말할 수 있겠다. 버제스 동물군은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하며 대집합을 이룬 현생 동물군의 놀라운 공통선조였다. 그리고 현생 동물 중에서 그 공통선조의 놀라움을 성공적으로 지속해가고 있는 것은 곤충(절지동물)이며 인간은 우연히 분기되어 나온 (따라서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미약한 존재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굴드는 인간(척색동물)과 벌레(절지동물)의 가치를 전복하는데…. 이로써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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