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더 힘센 존재를 달래고 조종하는 기술은, 유치원 교실에서 시작해서 정부나 기업의 꼭대기에 오르는 데까지, 일본에서 성공하는 데 있어 금과옥조로 여겨진다.”(180p)

태가트 머피는 강자에 대한 약자의 ‘유혹의 기술’을 두고, 평민을 아무 이유없이 벨 수 있었던 도쿠가와 막부 시절의 권력구조에서부터 이어져왔다고 분석한다. 한편 여기서 서술된 내용들은 비단 일본만의 특징이 아니라, 식민지를 거친 동아시아 유교 국가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 같기도 하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기회주의적인 부역자들이 청산되지 않은 채, 전후 미군정과 결탁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본에 의해 근대가 이식된 한국이기에 머피가 ‘일본적 문화’라고 다룬 특징들에서 기시감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2. “GHQ는 천황제에 대한 처리에 완전히 실패한 나머지, 전후 일본에서 천황의 신분을 명확히 규정하지도 못하고, 영국이나 스칸디나비아식의 입헌군주제를 확립하지도 못했다.”(187P)

신분이 명확히 규정되지 못하고, 영국식 입헌군주제로도 확립되지 못한 전후 일본의 천황제를 어떻게 정의해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