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제 : <인지자본주의> 7장 인지자본주의에서 공간의 재구성

작성자
ludante
작성일
2022-04-16 12:56
조회
298
<인지자본주의> 7장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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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장 인지자본주의에서 공간의 재구성

## 메트로폴리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1. 메트로폴리스를 보는 정치경제적 자본주의적 시각(오세훈), 문화연구 시각, 지리적 시각이 있다.
2. 이 다양한 관점들이 가시화, 비가시화하는 측면들을 결합해보면, 메트로폴리스는 삶의 구성과 재구성의 과정으로, 사회적 생산과정으로, 사회역사적이며 정치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도시 형태는 새로운 생산력과 생산의 관계들에 의해 규정된다. 따라서 생산과정과 계급투쟁이 메트로폴리스를 구성하고 재구성하는 추진력이다.
3. 메트로폴리스는 도회urban, 도시city뿐 아니라 근교와 교외suburbs, 농촌rural, 산골valley 등을 특정의 질서에 따라 위계적이고 명령적인 방식으로 연결하는 과정이자 그 연결의 관계이기다. 메트로폴리스는, 일국적일 뿐만 아니라 전지구적인 삶의 배치이자, 자본의 장치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4. 도회와 교외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변화해 왔다.
- 빅토리아 시대(1837~ 1901) : 교외suburbia는 부자들의 주거지로 기능했지만 생산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지 않았다.
- 20세기의 산업자본주의 시대 : 교외는 자본가들의 주거지. 노동계급 거주지와는 구별되나 생산의 장소인 공장과는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음으로써 공장 생산과 밀접한 연관을 가졌다.
- 1970년대 이래의 탈산업주의 시대 : 교외는 중산층의 거주지. 도회의 번영과 교외의 신화적 평화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와 사회의 파편화에 의해 각인되었다. 도회의 주택가격의 상승으로 노동계급이 도심 주변으로 확산되면서, 도회가 안정공간으로, 교외는 불안정공간으로 된다. 이로 인해 중산층이 교외를 떠나 도회 속에 교외적 평화 구역을 만들어 내려는 움직임이 시작된다. → 젠트리피케이션
5. 교외는 본질적으로 메트로폴리스의 외부가 아니라 메트로폴리스의 하나의 기능이다. 이와사부로 코소 인용문 : “교외는 미국적인 의미의 ‘자연주의’를 이데올로기적으로 표출하고 있으며, 구조적으로는 ‘다운타운’을 파괴시키며 뻗어 나온 고속도로의 연장이라는 의미에서 ‘반도시’이다.”


? 한국에서 교외가 메트로폴리스의 기능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토론해 보자.



## 실질적 포섭하의 생산공간으로서의 메트로폴리스

1.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도시city가 지역region과 탈구되고, 글로벌한 것을 위해 지역적인 것이 억제되곤 한다. 이것은 형식적 포섭에서 실질적 포섭으로 이행한 후의 자본주의적 생산의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2. 비판이론의 성과 중 하나로서 공간 문제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있고 이는 19세기의 수도 파리에 대한 분석을 당대의 파시즘에 대한 비판과 은밀하게 연결 짓는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탁월하게 수행되었다. 르페브르, 카스텔스, 하비, 아감벤 등의 분석도 있다.
3. 이 분석들의 공통된 약점은 생산관계로서의 메트로폴리스를 극복할 주체형성의 문제가 깊이 탐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의 실질적 포섭, 비물질노동, 그리고 다중이라는 세 개의 개념을 축으로 전개되는 네그리의 메트로폴리스 분석에 주목해야 한다. 네그리는 메트로폴리스를, 자본의 축적이 전개되면서 예속주체가 형성되는 공간임과 동시에, 그로부터 벗어나는 능동적 저항주체가 형성되어 나오는 공간으로 파악한다.
4. 인지자본주의에서, 생산의 장소는 공장을 넘어 사회로 흘러넘친다. 삶 자체가 생산과 유통과 분배와 소비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5. 삶정치적 생산에서는 메트로폴리스가 이러한 생산의 요구에 부응하는 직접적 생산의 공간으로 등장한다. 메트로폴리스는 삶정치적 생산과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생산의 공간이다.
6. 메트로폴리스는 상징적 비물질적 생산의 층과 실제적 물질적 생산의 층을 갖고 있고 이 두 층은 뒤섞인다.(재개발/부동산투기-문화, 유전공학-농업, 디자인-자동차산업)
7. 메트로폴리스는, 가치화 과정에서 인지노동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초근대 공장이다. 메트로폴리스는 신분과 문화의 차이 위에서 작동하는 전前산업적 공장이다. 그렇지만 메트로폴리스는, 문화와 역사와 삶이 서로 교차하면서 공통된 것을 구성해 내는 탈산업적 공장이기도 하다.

## 메트로폴리스와 예술적 생산양식

1. 오늘날 예술적 객체들은 상품과 작품 사이에 걸친 이중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들은 사회적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가치생산과 일반적 축적의 한 과정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주체성을 생산하는 계기로 기능한다.
2. 빠스뀌넬리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에 뉴욕의 젠트리피케이션은 예술적 방식을 통해 진행되었다. 이 과정은 오늘날 예술가가 부동산업의 패션디자이너로 되는 현실을 만들어 왔다.
3. 오늘날의 젠트리피케이션 예술들은 사기에 기초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해당 지역의 지대가 오를 것이라는 집단적 믿음에 기초한다. 인지자본주의의 역설은 예술, 저항운동이 지역의 주목가치와 상징자본 축적에 에너지를 제공하여 지대격차를 노린 자본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4. 이러한 역설을 국가가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네덜란드는, 스쾃squat을 합법화함으로써 예술계를 지원하고 “창의도시”로서의 암스테르담의 도시마케팅을 촉진해 왔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자본축적의 수단임은 지금까지의 과정이 명백하게 보여준다. 스쾃이 축적수단으로 되는 역설의 덫은 대안운동들의 대안성을 침식하기도 한다.(CCL)
5. 예술과 창조가 이렇게 자본축적의 도구로 기능하는 역설이 드러나면서 몽매주의적 반예술운동(”창조적이지 말라!” BAVO)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것은 인지자본주의에서 예술과 창조가 놓이는 역설의 이중성을 부정적 일방향성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일면적 해석이고 잘못된 방향설정이다. 삶정치적인 것 속에 옛 주민들과 새 주민들의 삶과 욕망이 깃들어 있고, 또 집단적 주체성의 생산 역시 그 삶정치적 과정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이 숙고되어야 한다.
6. 인지자본주의의 역설을 충분히 숙고하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방향에서 그것의 이중성에 개입한다면, 가치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긍정적으로 생산하고 또 재분배하는 창조적 사보타지가 가능하다. “창조적이어라! 하지만 사적 소유로 되지 않도록 하라!”
7. 상징적 자본축적 형식의 역전이 사보타지의 새로운 문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것을 긍정적 사보타지라고 불러보자. ... 상품의 가격을 인하시킴으로써 탈가치화하는 활동, 특수한 도시지역이 자본의 식민화에 우호적이지 않도록 만드는 활동 등이 생산적 사보타지이다. 이것은 지대의 가치사슬을 약화시키고 가치를 생산자들에게 유리하게 할당할 수 있다.

## 메트로폴리스적 생산의 주체:다중의 문제

1. ‘누가 이 능동적 사보타지를 수행할 것인가’를 묻기 전에 먼저 ‘자본이 전유하는 가치를 누가 생산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2. 메트로폴리스에서의 생산과 저항의 주체인 다중은 메트로폴리스 문화공장의 생산에서 서로 결합되면서 비대칭을 이루는 코그니타리아트(인지 노동자)cognitariat와 프레카리아트(불안정 노동자)를 통칭한다.
3. 자본은 이 새로운 주체성을 어떻게 착취하는가? 5장에서 서술한 것처럼 메트로폴리스의 다중이 생산하는 가치는 지대로 응결된다.
4. 상품의 총가치는 물질노동(임노동과 이윤)과 인지노동(디자인, 저작권, 상표), 그리고 공중公衆에 의해 부여되는 상징가치(브랜드)에 의해 생산된다. 현대의 상품은 이중적이다. 한편에서는 개인노동에 의해 생산된 가치로서의 이윤이라는 차원을 가지며 다른 한편에서는 집단적 욕망에 의해 생산된 가치로서의 지대라는 차원을 갖는다.
5. 과거에 지대는 토지의 소유 독점에 기초하는 것이었다. 오늘날 지대는 물질적 비물질적 공간들의 새로운 집합(데이비드 하비는 이것을 집단적 상징자본으로 부른다)에 적용된다. 그것은 (1)소통 하부구조와 같은 새로운 하부구조와 물질적 공간에 적용될 수 있으며 (2)온라인 소통이나 사회적 네트워크와 같은 가상적 비물질적 공간에 적용될 수 있고 (3)비물질적 과정을 통해 가치화되는 물질적 공간에 적용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경우에 다중의 진보적인 집단적 상상력은 자본에 의해 포획되고 다중에 대립하는 것으로 이용된다. 이 과정에서 권력은, 다중의 삶행위들을 통제함으로써 가치화 회로로 유도하는, 삶권력biopower으로 변형된다.

## 삶권력의 공간으로서의 메트로폴리스

### 장치로서의 메트로폴리스:아감벤의 메트로폴리스론

1. 권력이 삶권력으로 변형되는 곳이야 말로,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 있는 ‘장치로서의 메트로폴리스’라는 개념이 적실한 의미를 획득할 수 있는 장소이다.
2. 아감벤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가 그리스어로 어머니 도시mothercity를 의미한다는 것을 밝히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어머니’가 자식과의 관계를 통해 의미를 갖는 용어이듯이, ‘메트로폴리스’는 식민모국과 그것의 속국인 도시국가 사이의 관계를 지칭한다. 그러므로 아감벤이 강조하는 바에 따르면, 메트로폴리스는, 도회urban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함축하는 연속적이고 동질적인 성격을 갖기보다 오히려 공간적 정치적 이질성을 특성으로 한다.
3. 아감벤은 메트로폴리스의 탄생을, 고대 체제의 영토적 권력(주권sovereignty)으로부터 근대의 생명권력(즉 관리government)으로의 이행으로 정의한다. ... 그것은 특정한 주체를 생산하는 장치이다.
4. 메트로폴리스적 공간화는 탈정치화의 과정에 투자된다.(폴리스의 정치화와 다름)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무엇이 사적이고 무엇이 공적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어려운, 특이하고 괴물스런 지대가 출현한다.
5. 푸코는 이 새로운 지대의 공간성을 관리성governmentality 공간으로 불렀다. 이 지대에서는 나병(이방인의 외부화, 감금모델)과 역병(외부가 없는 통제, 감시, 절합모델, 훈육모델)의 차이가 사라지고 양자가 서로 수렴된다고 그는 말했다.
6. 이러한 가역과정을 통해 메트로폴리스는 주체화의 장치로 기능한다. 아감벤은, 메트로폴리스 장치가 주체성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탈주체화 과정을 포함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주체화와 탈주체화의 갈등이 발전하여 통치불가능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주체화 과정에 개입하고 또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감벤이 말하는 통치불가능한 것이란, 권력이 관리의 형상을 잃고 난파하는 지점이다. 이 지점은 모든 정치의 시작이자 도주선을 의미한다.

### 착취의 공간

1. 오늘날 메트로폴리스에서 움직이는 지배적 자본형태는 금융자본이다. 금융자본은 토지자원, 인지자원, 비물질노동, 네트워크망 등의 공통된 것을 화폐적 방식으로 착취한다.
2. 메트로폴리스에는 새로운 내부식민화라고 부를 수 있는 계급분할이 존재한다.
3. 젠트리피케이션은 차별화를 축적과 통치의 방법으로 삼는다. 차별화에는 입지 차별화와 디자인 차별화가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4. 샤론 쥬킨SharonZukin은 오늘날 제2차 젠트리피케이션이 전개되고 있고 그것은 예술적 생산양식에 의해 정의된다고 말한다. 이 과정은 메트로폴리스를 확장된 비물질공장으로 만든다. 부동산 자본이 예술계 및 문화생산과 연합하는 것이다.
5. 바르셀로나에서 이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자 젠트리피케이션의 주무대는 베를린으로 옮겨갔다.

### 화폐적 방식의 착취장치로서의 메트로폴리스

1.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노동이, 물질적 특질이 추상된 인지적 활동으로 나타난다. 금융자본이 획득하는 금융지대는 공통적인 것의 수탈에 다름 아니다.
2. 금융시대의 자본의 목적은 혁신과 결부된 일시적이고 상대적인 지대를 획득하는 것에 있지 않다. 집단적인 창조와 혁신의 힘을 착취하기 위해서라도 자본은 총체적 노동을, 사회적 노동공통체를 자신의 명령과 감시 하에 두어야 한다.
3. 금융자본은 늘 자신의 품 안에 노동력을 필요한 요소이자 적대적 계기로 포함하고 있다. 사회적 노동력은 자본의 생산자이자 동시에 자본에 대한 위협이다.

## 메트로폴리스에서의 적대들:분할, 위계, 대립

1. 메트로포리스에서의 적대를 분석한 인물들로 쿨하스Koolhaas, 사센SaskiaSassen, 마이크 데이비스 등이 있다.
2. 네그리는 「다중과 메트로폴리스」에서 “만약 메트로폴리스가 가치화와 착취라는 자본주의적 관계에 의해 투자되어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내부에서 메트로폴리스적 다중의 적대를 파악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요컨대 다양한 생활양식, 집단적 소통수단을 통한 특이하고 집단적인 다중의 메트로폴리스를 구축하는 것이 네그리의 관심사로 된다.

## 삶정치 공간으로서의 메트로폴리스

### 네그리의 ‘메트로폴리스 총파업’론

1. 이 변형의 시간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파악은 네그리에 의해 이루어진다.
2. 2002년 6월 22일 스페인의 세비야Seville에서 최대 천만 명이 참가하여 하루 동안 벌인 24시간 총파업은 총파업을 관리한 좋은 예이다. 메트로폴리스 총파업은 메트로폴리스에서 다중의 재구성의 특유한 형식을 표현한다. 메트로폴리스 반란은 언제나 도시의 재건축을 함축한다.
3. 총파업은 메트로폴리스를 재건하는 ‘환희에 넘치는’ 프로젝트를 포함해야 한다. 네그리는 이 프로젝트가 ‘소방수’와 ‘이주민’이라는 두 가지 형상을 갖는다고 말한다. 어린아이들이 상상하는 소방수는 위험 속에서 메트로폴리스에 안전을 주는 이미지이며 이주민은 도래할 것으로서 메트로폴리스에 색채와 연대를 주는 이미지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디자인하고, 삶정치적 틀 속에서 생태학과 생산을 종합하는 것이다.
4. 메트로폴리스는, 그것이 빈민굴들, 막사들, 혼란들로 구성되어 있을 때조차도, 예외적이고 초과적인 자원으로 될 수 있다. 가난이 공통적인 것의 구성력으로 작용하고 막사들이 카니발의 장소가 되고 혼란이 새로운 헌법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2009년 용산 남일당 투쟁은 사회운동의 거대한 결집을 가져왔고 홍대 앞 두리반 투쟁은 그것의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예술가들, 그리고 다양한 사회운동을 실천적으로 연결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되고 있다. 이것들은 생산적 사보타지가 갖는 공통되기의 힘을 보여준다.

### 공통적인 것의 공간으로서의 메트로폴리스

1. 공통적인 것은 오늘날 대도시와 그 주민들의 삶 속에서 명백히 조명되며 또 식별된다. 지대地代는 이 공통적인 것을 덮고 또 숨긴다. 메트로폴리스 마천루들의 고층과 주식시장들은 공통적인 것을 지배한다. 하지만 그것의 진정한 생산자들에게 공통적인 것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투명성을 위한 투쟁이 중요하다. (위키리크스)
2. 네그리는 절대지대가 오늘날 자본주의적 착취의 핵심적 지형이 되었기 때문에 다중이 절대지대를 파괴하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 ‘절대지대를 파괴하는 투쟁’은 어떻게 가능할까?




### 아감벤의 비위非爲론

1. 아감벤은 메트로폴리스의 통치불가능성의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주체화 과정에 개입하고 또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면서 그것이 정치의 시작이자 도주선이라고 말했다.
2. 아감벤은, 이 통치불가능성의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은 확정된 소명의 본질적 부재로서의 무위inoperosita를 통해서라고 말한다. 네그리는 세계의 열림을 저항(사회주의)―탈주(아나키즘)―구성(코뮤니즘)의 연쇄에서 찾는 데 반해, 아감벤은 그것을 패러디에서 찾는다.
3. 패러디의 놀이는 언어와 사물의 균열, 분리를 가지고 노는 것이며 그리스 희극의 연출기법 파라바시스parabasis가 보여주듯 배우와 관객, 작가와 청중, 무대와 현실이 서로 인간적인 대화를 나누는 사이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다. ... 그것은 단순한 무위(하지 않다)도 아니며 단순한 행위(하다)도 아닌 안 함의 함, 거부의 행위로서의 무위이다. 그러므로 아감벤이 말하는 ‘in- operasita’는 무위라기보다 오히려 비위非爲인 셈이다.
4. 이 비위는 바로 아감벤의 잠재성 개념을 구성한다. 비위는 ... 잠재적 행위로서 생명체=실체가 그 자체로 가지고 있는 역능, 창조성의 원천으로서의 게니우스Genius, 즉 전前개체적, 비인칭적, 비기호적 능력이다.
5. 이 게니우스 개념이 아감벤에게서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연관맥락을 구축할 수 있다면, 다시 말해 그것이 전략으로 구체화될 수 있다면, 그것은, 네그리나 들뢰즈의 puissance(역능, 역량, 활력) 개념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6. 아감벤은 비위론에서도 충분히 전략적으로 사유하지 않으며 철학적으로 비위의 문제를 사유한다. 그래서 전략가로서 사유할 때 메트로폴리스와 비위의 논리가 어떻게 변용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우리의 과제로 남는다.

# 간주 : 메트로폴리스의 기억과 꿈

## 오늘날의 도시적 삶

1. 권력자들과 기업가들, 혹은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후보들은 매일매일 행복의 약속들을 쏟아낸다.
2. 이 약속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이 되풀이 되어 왔는가? ... 행복의 약속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생태는 무거운 짐으로 허덕이고 사회는 적대로 가득 차 있으며, 불행의 밀도는 점점 높아지고, 두려움과 공포가 일상적 정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 계엄도시의 역사

1. 거듭 거짓으로 판명난 행복의 약속들은 행복에 대한 간절한 희망의 이면이었다.
2. 계엄도시는 조직된 공포의 공간이었다.

## 해방도시의 체험

1. 그러나 도시개발은, 농촌과는 다른 성격의 공동체의 형성을 수반한다. 공단을 축으로 조직된 도시는 직접적인 생산협력체로서의 생산공동체를 형성하며, 소비과정 역시 이 생산공동체를 중심으로 배치된다. 이 과정은 도시에 대한 생산공동체의 주도권과 잠재적 자치능력을 높인다.
2. 1970년대 후반, 남한을 휩쓴 저항의 물결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3. 그러나 이것은, ‘겨울’을 지속시키고자 하는 흐름과의 갈등 속에서 표현되었다.
4. 광주가 해방도시로 존속한 시간은 짧았지만, 광주는 대동세상, 코뮌, 절대공동체의 잠재력을 실현했고, 이후의 운동들에 강력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한국의 민중들과 시민들은 1987년 6월과 7~9월의 항쟁을 통해 전국의 대도시 모두를 해방도시로 만들었다.

## 세계화와 혁신도시

1. 그 새로운 질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적대하던 호헌파와 개헌파의 신자유주의적 보수연합으로 구체화되었다.
2. 노무현의 혁신도시 이념은 지역균형발전의 이념에 의해 설계되었고 그래서 평등주의적 색채를 갖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이것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메갈로폴리스 계획으로 대체한다.
3. 이 자본실용주의 정부에 대항하여 2008년 메트로폴리스 서울에서 점화된 촛불봉기는, 십 수 년에 걸친 신자유주의 드라이브 하에서, 한국에서도 자본주의의 인지화, 비물질화가 고도로 진척되었다는 것을 반증했다.
4. 2008년의 항쟁은, 생명을 중심에 놓는 존엄의 요구를 제기했다는 점에서는 1980년의 항쟁을 닮은 반면, 생산과 생활의 공동체에 의해 이끌렸다는 점에서는 1987년의 항쟁을 닮았다. 그러나 2008년에 정치적으로 출현한 생산공동체는, 1987년과는 달리, 공장보다는 메트로폴리스에 기반을 둔, 정보화되고 인지화되고 비물질화된 성격의 공동체였다.
5. 이 항쟁에서 전투경찰 및 경찰특공대를 앞세운 중앙지성적 제정권력과, 집단적 다중지성에 의해 조직된 제헌권력의 갈등은 첨예하면서도 익살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도부 없는, 아니 외부 지도부를 거부하는, 아니 오히려 누구나가 지도자가 되고자 한 이 이성과 정동情動의 공동체의 출현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전개된 생산의 인지적 진화와 비물질적 소통의 생산공동체를 떠나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2008년 촛불봉기는 1994년 사빠띠스따 봉기의 체험, 1999년 씨애틀에서 시작된 대항지구화 시위의 체험, 아르헨티나 피케떼로piqueteros 투쟁의 체험, 2003년 국제적 반전시위의 체험, 2005년 부안 방폐장 반대투쟁의 체험, 그리고 오래 축적된 페미니즘 운동의 경험 등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발생한 다양한 투쟁들이 메트로폴리스에서 합류되는 하나의 종합국면이었다.

## 포획장치로서의 창의도시

1. 촛불을 삼키며 계속된 오세훈의 창의도시 캐치프레이즈는 자본에 의한 도시수탈로서의 젠트리피케이션(도심재개발)에 문화적이고 미학적인 외관을 부여하려 한다. ... 창의도시는, 부와 빈곤, 과잉인구지역과 과소인구지역, 세련된 지역과 황폐한 지역으로 도시를 양분한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 세계를 전력으로 그리고 전속도로 재조직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은 총체적 통제 하에 포섭되고 자율적 시공간들은 빠르게 사라진다.
2. 이러한 창의도시화는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권력의 전지구적 네트워크의 작동과정의 일부이다. 그것은 도처에 거대 메트로폴리스를 만들어내면서 전세계적 남南에 거대슬럼지역을 창출하는 전지구적 재구축 과정의 일부이다. 우리의 삶은 지구 전체의 도시화에 포섭되어 있다. 창의도시화는 우리의 신체적 삶뿐만 아니라 정신적 삶까지 포획하려는 자본의 장치이다. 자본이 이 기획의 첨병으로 예술을 내세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메트로폴리스에서의 봉기와 위기

1. 2008년 5월에 촛불봉기가 발생한 후 불과 4개월 뒤인 2008년 9월에 금융위기가 폭발했다. 전자가 후자로 이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 금융자본은, 다중의 전지구적 물질적 정신적 정동적 소통을 자본화한 형태이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생산의 비물질적 공동체와, 그 성과의 사유화 및 자본화 사이의 모순이 폭발된 형태이다.
2. 오늘날의 메트로폴리스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지구라는 우주선의 유기적 생산기관들이다. 그래서 저항들도 서로 닮고 서로 연결된다. 우리는 촛불봉기가, 2008년 전후의 세계 각지의 다종다양한 투쟁들과 내밀하게 연결되면서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는 금융위기와 세계 재구성 운동들의 계기로 작동한다고 말할 수 있다.

## 공통도시의 전망

1. 여기에서 쟁점은 분명하다. 1870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1980년에 광주의 전남도청에서, 1987년과 2008년에 시청광장에서, 1989년에 천안문 광장에서, 1994년에 멕시코의 라깡도나 정글에서, 1999년에 미국의 씨애틀에서, 2011년에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에서 보여졌듯이, 이 외에도 수많은 경험들이 증언하듯이, 다중의 공통도시는 구성적이다. 하지만 그것의 자치적 전개는, 다중의 생산공동체들이 자본과 권력, 요컨대 명령하는 주권의 지배를 깨뜨림으로써만, 그리하여 그것에서 벗어남으로써만 비로소 가능하다. 이것은 사회적 삶을 촘촘히 옭아매고 있는 자본관계들에 균열을 내는 행동들, 즉 ‘아니오’들의 전염적 연결망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생산의 무대인 삶을 투쟁의 무대로 전환시키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것은, 다중의 특이한 생산성들을 활성화하면서도 그것들을 기존의 주권체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자율적 소통의 정치체의 동력으로 전환시키는, 삶정치적 제도화의 노력을 요구한다.
2. 최근의 역사는 우리에게 이 노력이 이미 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전지구적 평면에서의 동시다발적 혹은 연쇄적 사건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이것은, 정치가들이나 기업가들이 미끼처럼 던지는 희망의 약속과는 질적으로 다른 실제적 변화에 대한 예감이며 자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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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공지] 루스 배러클러프, 《여공문학》 — 9월 3일 시작!
bomi | 2022.08.22 | 추천 0 | 조회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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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홍보 요청 양식
다중지성의정원 | 2022.01.11 | 추천 0 | 조회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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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문학』' 4장 슬럼 로멘스' 토론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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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문학』 4장 "슬럼 로멘스" 세미나를 10월 22일(토요일)로 한 주 순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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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토요일 1시 세미나 공지 : 여공문학 4장 "슬럼 로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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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토요일 1시 세미나 공지 : 여공문학 3장 "서울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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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공문학 68~143 토론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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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세미나 범위공지
nwnzn | 2022.09.06 | 추천 0 | 조회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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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여공문학 13-68 토론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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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토요일 12시 <여공문학> 첫 시간 공지 (내일만 시간 변경되었습니다!)
ludante | 2022.08.30 | 추천 0 | 조회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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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인지자본주의』 13장_21세기 혁명과 인지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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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8월 6일 토요일 1시 : <인지자본주의> 13장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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