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비판 세미나 :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처음~2장 토론 내용 기록입니다.

작성자
ludante
작성일
2023-03-26 09:44
조회
391
2023년 3월 25일 저녁 7시30분~10시 역사비판 세미나 :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처음~2장 토론 내용 기록입니다.

1. 하워드 진은 자신의 책에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라는 제목을 달고 있고 그것은 우리말로 <미국민중사>로 번역되었다. 여기서 ‘민중/ people’은 누구 혹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피터 라인보우와 마커스 레디커는 <히드라>에서 대서양의 역사를 ‘다중multitude’의 형성사로 그리는데 이러한 관점과 하워드 진의 관점을 비교해 보자.
2. 민중/people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그는 미국의 자유민만이 아니라 계약하인, 흑인노예, 인디언, 여성 등을 함께 다룬다. 이 존재들은 ’미국‘이라는 국가명 속에 포함되었던 존재들인가? 민중/people과 국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도주하고 반란하며 봉기하는 과정 속의 ’민중‘들은 people인가? ‘국민’과 ‘민중’의 차이는 무엇인가?
3. “역사는 국가들의 기억이다”(헨리 키신저; 31쪽)하면 국가의 기억에 반하거나 그것과는 다른 기억은 무엇일 수 있는가?

하워드 진의 민중은 피정복자, 노예, 노동자, 인종 및 성별상의 피지배자(32쪽), 가난한 이들(33쪽).

국가라는 단위 속에서 people 개념을 꺼내서 국가의 민중사라고 표현을 하니 국가라는 틀을 유지한 제목 설정(미국 민중사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이다. 그러나 32쪽에서 “국가들의 기억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역사History는 his… 그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다. 남성화된 어떤 주체성을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로 나타나는 것이다. People과 History 사이에는 어떤 긴장이 있을 것이다.

독일어에서는 History 말고 geschicht라는 것이 있는데, 이야기라는 뜻이다. 그것은 히스토리와는 달라서 독일어에서 발생이라는 동사의 명사형이다. 발생사라고 보아도 된다. 그런 정도의 역동적 이야기가 people에게는 있을 수 있다. 반면 히스토리로 정체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가 피플에게 있는가는 의문이다.

지난 번 세미나했을 때 톰슨 같은 경우에는 노동계급을 다루면서 장인이나 소마스터, 자영업자 같은 구분까지도 노동계급이라는 범주의 인접범주, 통합범주로 서술했었다. 여기에서 하워드 진도 노동계급이라는 표현은 잘 안 쓰면서 일정한 다양성을 갖는 역사 속의 소수적 주체성을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피플은 번역될 때 다양하게 번역이 된다. 인민.. 민중.. 국민 등.. 맥락과 사용자에 따라서 의미들이 달라진다. 링컨 관련되어서는 ‘인민’이라는 말이 쓰인다.

<히드라>라는 책에서 대서양 역사를 다루는데 주인공은 노예이다. 노예로서의 노예보다는 도망노예를 많이 다룬다. 노예들이 도망을 쳐서 섬을 정복하고 거기에 나라를 세우기도 하고, 배 위에서 나라를 세우기도 하고, 마룬 공화국… 이런 공화국을 세우는데 성분이 워낙 다양하여서 노예 구성 성분이 워낙 다양했다. 노동계급으로 환원하기 어렵고, 다양성을 갖는 잡색 부대..

그러므로 <히드라>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하워드 진이 분석하는 대상들은 상당히 겹친다. 그랬을 때 그것을 민중이라고 하는 것과 다중으로 하는 것은 어떤 효과의 차이를 가져올까?

한국의 경우에 민중이라는 말은 국가로 귀속시킬 수 있는 주체로 등장하지는 아니지만 점점 민중 개념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면 될수록 민중이 국가 주체로 인식되고 새겨지는 경향이 있었다. 민중권력, 혹은 민중이 국가를 세우는 권력주체로 상상이 되고 하면서 국가 권력의 입법자이든 무엇이든 국가와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는 주체성으로 많이 그려졌다. 민중이라는 말이 약화된 지금도.. 촛불집회 주도 집단 중 하나로 민중행동이 있다. 민중은 여전히 현재성을 갖고 살아있는 용어이다. 그것이 국가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는 숙제이다.

4. united states는 하워드 진에게 공동체일까?

맑스는 국가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말했다. 공동체처럼 보일 뿐이라고 했다. 내부에 적대와 갈등을 함축하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그런 것들이 없는 통일된 존재인 것처럼 보이는 가상의 공동체라고 보았다. 공동체로 기능하지만 공동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인 힘들이 상충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억지로 공동체로 작동하도록 만들어놓은 공동체라고 보았다.

화폐도 맑스는 공동체라고 부른다. 보편 공동체로서의 화폐.

하워드는 이질성이나 적대성이 있으면 공동체가 아니라고 보는 관점에서 국가를 공동체가 아니라고 말했다.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된 공동체’도 있다.

국민은 nation이라는 말이다. nation은 국민이라고 많이 번역된다.

nationalism을 우리는 민족주의로 번역하는데 한국적 특수성이 반영된 번역이다. 식민지 체험 등.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하면 민족 구성이 단순하고, 단일민족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대충 받아들일 만큼 민족구성이 단순하다. nation은 국민, 국가로 번역된다. 국가는 state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요즘은 nation은 국민이 더 많이 번역된다. 한국사회가 국가라고 불러서 손색이 없는 국가 형태를 비록 분단상황에서이지만.. 만들어냈다는 것의 반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민은 국가 구성원이라는 뜻이 강하다. 국가를 만들어내는 주권자들…국가의 세포는 국민이다. 민중은 국가와 그렇게 결부되어 있지는 않다. 민중 개념이 역사적으로 특이성을 갖는 개념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 중에서, 도주하고 반란하고 봉기하는 과정 속에 있는 그런 벡터 속의 국민이 민중으로 불려오곤 했다. 그래서 동학농민들, 갑오전쟁의 농민들, 이런 부분들이 역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민중의 전형적 형상으로 사례화되었다. 식민지 민중. 식민지 시대에 포섭되지 않고 식민 상황에 저항해온 존재. 박현채 선생 같은 경우 <민족경제론>을 서술하면서 민족경제의 주된 주체성으로 민중 개념을 전개하고, 민중문학, 민중예술 등으로 민족의 적극적 주체성으로서 민중 개념이 전개됨. 이럴 때 국민이라고 부르면 저항성이 사라지게 됨.

1987년 이후에는 민중이라 불렸던 주체가 직접 투표를 통해 국가를 구성하는 주체로 나서게 되어서 묘한 변동이 생겼다. 그전까지는 간접선거에 가까운 상태에 가까웠는데… 민중은 국가 구성 주체가 아니었다. 87년 이후에는 직접 보통선거에 민중이 참여하게 된 것. 국가 구성을 하는 존재로 나타나게 된 것. 지난 수십 년의 역사적 과정은 민중이 점점 국민화된 과정이었다. 국민 내부에서 배제되는 존재들이 많이 생겨났다. 국민 외의 국민, 국민의 자격을 갖고 있는 듯한데 실제로는 국민으로 취급되지 못하는 존재들이 지각이 되면서 다중이라는 개념이 대안적 개념으로 생겨났다.


5. 15쪽 콜롬버스의 항해일지와 관련해서 피터 라인보우가 페데리치의 <세계를 재주술화하기> 서문에서 언급한 콜롬버스의 선상보고를 공유합니다.

"1493년 2월 첫 아메리카행 항해를 마치고 귀국하는 배 위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그가 막 만나고 돌아온 사람들에 대해 스페인의 국왕에게 보고했다. “청하기만 하면, 가진 것이 무엇이든, 결코 거절하는 법 없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받아달라고 말하면서 매번 진심인 듯이 친절을 가득 담아 베풀어주는 사람들입니다.”

콜롬버스는 공통장commons을 만난 것이었다."


6. 16쪽의 그림을 보면서 콜럼버스와 인디언의 마주침이라는 사건과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자.
7. 28쪽의 콜럼버스 영웅담과 기념일(10월 12일): 약탈, 착취, 살륙, 노예화를 영웅담이자 축제로 기억하는 역사는 누구에 의해, 왜 만들어지는가?

유튜브에 주경철 선생이 콜롬버스에 대해서 강의한 것이 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콜롬버스와는 상당히 다른 콜롬버스의 이미지를 던져주는 내용이었다. 이론적인 문제와 관련되는 부분만 언급해보면 베니스 출신의 사람이었는데, 스페인에 항해 계획을 제출하고 후원금을 받으려고 하는데, 배를 타고 위험한 항해를 하려는 동기가 무엇이었나? 국가를 위해서?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제국주의적 야욕에 가득 차서 돈을 벌고 해외에 식민권력을 확립하려는 사람으로 보았다. 주경철 선생의 해석에 따르면 콜롬버스는 독학을 한 사람이었는데, 집안이 별반 잘 살지를 못 해서 학교 갈 기회를 얻지 못해서 그때 당시에 엘리트들이 밟았던 코스를 밟지 못했다. 그가 공부했던 자료가 남아있는데 상당 부분 틀려 있다. (예 : 인디언) 확신에 찬 지리 지식, 나름의 도법을 만들었는데 지금보다 작은 지구를 가정했고, 그래서 몇 날 며칠 갔을 때 도착한 그곳이 인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콜롬버스는 열정적인 독학자였다는 것이 하나가 있고, 두 번째는 이 사람이 종말론자였다는 것이다. 1492년에 가는데 그로부터 150년 이내에 세상이 끝난다고 보았다. 그러면 종말론을 믿고, 150년 뒤에 세상이 끝나는데, 150년 살아남기 위해서 엄청난 모험을 해야 할 이유가 없게 된다. 종교적 이유가 있었다. 종말론적 세계관의 전파를 지구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그러니까 순수한 제국주의적 야욕이라고 해석될 수 없는 종교적 동기들이 콜롬버스 내부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콜롬버스의 모험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라는 문제에서 지금 인디언이라고 콜롬버스가 오해한 아메리카 선주민들을 만났을 때에 하워드 진은 콜롬버스의 눈 속에서 황금과 노예라는 두 가지를 보았다. 그러나 종교적 동기를 가정한다면 그것과는 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 자신의 교육, 전도의 대상이었을 것. 지적 위계는 분명한 것이지만 어쨌건 그러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마주침의 성격이 상당히 복잡한 뉘앙스를 띤다.

16쪽 그림을 보면 칼과 십자가 사이에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다. 이런 마주침이 굉장히 현대사회에까지 지속되고 있는 어떤 구도를 보여준다. 비근한 예로, 시골의 부동산 숲이나 이런 것이 있을 때 부동산 업자가 그 숲에 접근하는 것과, 그 숲속에 사는 동물들이 부동산업자들을 대할 때에 어떤 느낌들을 갖고 있는지… 이질적인 것들의 마주침이고, 다른 열망들, 욕망들을 갖고 만나는 것이고, 그 만남 속에서 어떤 일들이 전개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현장이다.

역사에 등장할 때는 기억으로서 기억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기억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또 다시 기억을 가지고 콜롬버스가 되거나 선주민이 되거나.. 어떤 위치에 자기 자신이 놓여진다.

콜롬버스는 신분 상승의 욕망을 가졌던 것일까?

종말론적 세계관을 가졌는데 전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원 받으라고.

8. “... 우리의 미래는 수세기에 걸친 전쟁의 견고함에서가 아니라 덧없이 지나간 공감의 순간들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 할 수 있는 한 가장 둔감해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역사를 대하는 나의 접근법이다.” (33)

‘공감의 순간들’을 위해 왜‘둔감’해져야 할까?

9. 33쪽 밑에서부터 세 번째 줄 "할 수 있는 한 가장 둔감해지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That, being as blunt as I can, is my approach to the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한국어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둔감해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역사를 대하는 나의 접근법이다”로 번역되어 있는 이 구절이 손보미 님이 지적한 것처럼 문맥상 분명히 문제가 있으므로 ‘우리의 미래는 전쟁의 견고함에서가 아니라 공감의 순간들에서 발견될 것이다’라는 위 문장을 받아, 이 문장이 “내가 최대한으로 무디게 표현하고 있는“ 문장이라는 의미로 새기는 것이 문맥을 통하게 읽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0. “콜럼버스가 바하마 군도에서 아라와크족에게 한 일을, 코르테스는 멕시코의 아스텍족에게, 피사로는 페루의 잉카족에게, 버니자와와 메사츄세츠에 정착한 영국인들[리처드 그렌빌]은 포우하탄족과 피쿼트족에게 자행했다”(34)..이것은 서구가 남북아메리카를 약탈하는 식민주의적 행위에 대한 요약이다. 인디언 문명은 하워드 진에 따르면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품고 있는데 왜 서구 문명에 의해 파괴되고 말았던 것일까? 동양 문명에 대해서도 같은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콜럼버스는 유럽에서 바로 직진을 해서 바하마 군도로 갔고, 그랜빌은 버지니아와 매사추세츠… 콜롬버스보다는 좀더 북쪽으로 갔다. 코르테스는 태평양 쪽으로 갔다. 피사로는 페루로 갔다. 이런 식으로 전부 다 접근을 했다. 모두 거기에서 원주민들을 만났다. 콜롬버스의 개인적 동기가 어떠했던, 집단의 욕망은 어쨌건 원주민의 금덩어리를 빼앗고, 금광을 파헤치고, 그들의 신체를 노예로 만들어 파는 것이었다. 콜롬버스의 개인적 동기를 넘어섰을 수도 있고, 그대로 나타났을 수도 있다. 행동을 보면 집단의 행동은 비슷하게 약탈, 착취, 살육, 노예화였다. 하워드 진은 인디언들은 상당히 도덕적인 가치관과 우리가 미래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공통장적 시스템을 이미 갖고 있었던 것으로 그려진다. 그러면 질문은.. 미래적인 것으로서의 공통장이 무력한 것이 아닌가? 그랬을 때 공통장이 실질적인 미래성을 가지려면, 다시 말해서, 이미 역사적으로 약탈과 착취와 살육과 노예화를 겪고 경험하면서 파괴되었던 그것의 단순한 복원이 아닐 수 있다면, 그래서 이러한 제국주의적 약탈과 잔혹행위에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조건을 더 갖추어야 하는가 라는 역사서술이다. 저작권법 제정 과정에서 인도의 오래된 약용 식물을 저작권을 부과해서 민간 요법으로 약용 식물을 금지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공유재산이 사유재산법이 들어왔을 때에 폭력이 개입하기는 하지만 빼앗길 수 있는지 빈틈을 남기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대안적 접근법에서 맨 처음 나온 IP left가 나왔다가 그것을 자본가들이 기묘하게 활용하고 환영했다. 아래로부터 많은 발명 창조 행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을 자본가들이 공짜로 가져가는 수단으로 삼았다. 왜냐하면 저작권 안 한다는 뜻이니까. 이런 것과 비슷한 현상이 구래의 공통장 속에 일정하게 있었던 것이 아닐까? 저작권법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CCL 같은 것… 무조건적 상업화할 수 있게 만든 것은 아니다. 상업적 활용 금지도 있고… 카피파레프트… 노동계급에게만 이 저작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 권리 획득을 자본가에게 허용하지 않는 제약조건을 건다. 그래서 IP 레프트의 약점을 보완한다. 커먼즈의 재구성에서도 이런 고민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인디언들이 땅에 대해 가진 관념이 유럽인과 달랐다. 이후에는 땅을 소유하는 수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사회해방과 국가의 재발명>에서 묘사된 복수국민국가가 카피파레프트 같은 공통장 보완책이 될 수 있을까? https://www.sixshop.com/galmuri/product/320

책에서 센세이셔널한 이야기들.. 폭력을 쓴 것들은 우리 인상에 많이 남고, 또 기록도 많은데, 그런데 그 이외의 수단들, 평민, 자유민, 영국에서 건너온 자유민들의 욕망을 이용한다거나… 이런 사람들의 욕망을 이용해서 그들과 인디언 사이에 갈등을 부채질한다거나 인디언 사회 내부에 일정한 분열을 활용한다거나 인디언들이 갖고 있는 관념체계… (선물을 들고 오는 이유가, 언젠가는 신인 사람이 와서 자기들을 자유롭게 더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문화 속 신화들이 있어서라고 한다. 그래서 신인이 왔다고 생각했다고 하는 해석들도 있다.) 이런 것은 백제 사람들이 일본에 갔을 때… 그와 비슷한 일들이 있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백제 사람들을 신으로 모시는 사당도 있다. 전라도, 경상도도 일본의 신사를 모시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분열을 만들어내는 지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사빠띠스따의 멕시코 헌법에는 에히도… 원주민들의 공유지를 에히도라고 불렀는데 에히도는 헌법적으로 아예 매매 불가능하게 규정이 되었었다. 그런데 90년대 초반에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NAFTA를 체결하면서 국제무역협정에서 에히도 조항을 건드려서 그것을 매매 가능하게 수정을 한다. 바로 그것에 대한 저항이 사빠띠스따 봉기였다. 이런 식으로 국내적 역학관계가 아니라 국제적 역학관계를 활용해서 법적으로 땅을 약탈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낸다. 이런 것에 대항할 장치가 필요하다.

11. 자연권과 시민권을 분리하고 시민권만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는 메사추세츠만 식민지 총독 존 윈스럽의 권리론에 대해 논의해 보자. 오늘날의 저작권 논의와도 비교해 보자.(39쪽)
12. 하워드 진은 영국의 북아메리 침략의 이면에 “땅에 대한 욕구”가 있었는데 그것은 “사유재산에 뿌리를 둔 문명에서 태동한 독특하고 강렬한 충동”이었으며 “도덕적으로 모호한”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욕구였다고 말한다. (43) 서구 문명이 사유재산에 뿌리를 둔 문명인가? 왜 사적 소유의 욕구가 가장 사유하기 힘든 땅에 대한 욕구로 나타났는가? 이러한 욕구에 대한 도덕의 관계는 무엇인가? 톰슨의 “도덕경제”론과 하워즈 진의 ‘도덕적 비판’ 사이의 어떤 친화성에 대해 논의해 보자.

43쪽 도덕적으로 모호한 충동이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린다.

톰슨의 책과 하워드 진의 책의 차이과 공통점. 하워드 진은 굉장히 도덕적 정의감이 강한 사람이다. 영국 사람들을 젠틀맨이라고 할 때의 좋은 의미의 젠틀함을 갖고 있는 사람. 서구 사회에 속해있으면서도 그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자기 문명을 매질하는 사람. 그 때문에 대단히 도덕적 입장, 도덕적 칼라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데, 도덕적으로 모호하다는 것은 도덕성이 상실할 위험까지 무릅쓰면서 땅에 대한 욕구가 나타난다는 의미 아닐까… 톰슨이 러다이트 이야기를 할 때 러다이트에 나선 노동자들의 태도가 무조건 기계를 때려부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손으로 만드는 것에 비해서 너무나 열등한 수준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기계에 대해서 기계가 그러할 때에만 기계를 부수었다고 표현하는 대목이 있었다. 상당한 도덕적인 우월감, 자부심을 갖고 기계에 임했다. 지금 기계는 물론 다르다. 레디메이드를 주장한 뒤샹은 ‘우리가 기계만 못해. 기계를 만든 것을 우리가 따라할 수가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200년 사이에 기계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다시 땅에 대한 욕구 문제로 돌아가보면 땅에 대한 욕구라는 것은 서구문명의 본원적인 욕망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가 생각이 나는 대목이다. 땅에 대한 욕구는 누구의 욕망일까? 서구의 욕망일까? 우리 주변의 무수한 사람한테서 땅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동서양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땅에 대한 욕망은 어디서 나오는가? 지주 소작관계를 생각해보면 지주들의 욕망이 사유재산보다도 큰 것이 아닐까? 지주들이 봉토를 받았건 대대손손 내려오는 땅이건 간에 지주가 되면 소작들이 경작한 것, 농노들이 경작한 것을 자기 것으로 획득할 수 있다. 그것은 사적 소유로 정의하기에는 좀 이른 것 같다. 사적 소유 이전의 땅에 대한 지배력이다. 소유권과는 좀 다르다. 신분적 관계 속에서 주어져버리는 지배력이다. 사유재산에 뿌리를 두었다는 표현과는 좀 다른 것 같다.

조선시대의 땅을 보면 지배권자… 땅에 대한 소유권자가 중첩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은 소유권은 배타적이다. 조선시대는 불명확해서 소유는 배타적 소유가 아니었다. 중첩된 소유… 그래서 왕이 소유하고 있는 땅에 귀족도 소유권을 행사하면서 조세를 가져갈 수 있는 권리를 행사했다. 그래서 불명확성이 있는 소유권, 지배력이 더 맞을 정도의 소유권들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서구에서도 유사한 사례들이 있다. 사유재산으로 환원할 수 없는 어떤 무엇인가가 땅에 대한 욕구를 부채질해온 다이내믹으로서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에는 사적 소유 문제와 땅이라는 문제… 지구의 표현이라는 문제… 지표면은 유한하고 지구 위 모든 존재의 공유자산인데, 누구의 것으로 분할하기가 힘들다. 심지어 소유권을 행사할 때 타인에 대해서는 행사할 수 있는데 타동물에 대해서 쉽지 않다. 라인보우의 책에 보면 마그나카르타 선언에서 인클로저로 농민을 다 내쫓는데 농민들은 내쫓고 나서 멧돼지나 닭… 조류들은 그대로 자유 출입하게 둔다. 그러니까 농민들이 저 동물은 자유롭게 내버려두면서 인간인 우리는 내쫓냐고 써있었다. 내가 이 땅 임자야 라고 한다고 해서 동물들이 몰래몰래 와서 먹는다 한들 먹을 거 몰래 가져가고 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배타성이 완벽하지 않다.

살육은 아프리카 노예들을 살육했는가라고 묻는다면 인디언들에 비하면 살육을 덜했다고 볼 수 있다. 흑인 노예들과 인디언들은 서구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입장이 달랐다. 인디언들은 자기 땅이다. 그러므로 불사항전을 함. 인디언이라는 존재는 미국 사회에서는 사라진 존재이다. 동화된 존재라기보다 멸종된 존재. 박물관에 남아있다. 극미하게 살아남아있다. 아프리카 노예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대규모로 남아있다.

결과가 다른 것이 반드시 인디언들이 더 격렬하게 저항해서 그렇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유럽 사람들이 아프리카 땅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가 아닐까?

노예로 팔려온 사람들의 상당 부분이 내륙 지역에서 빚을 못 갚거나 범죄를 저지르거나 해서 내륙에 있는 권력자들이 판매할 수 있는 존재들이 많이 노예로 팔려 왔다. 사냥하듯이 포획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륙 지역의 권력자로부터 구매한 경우도 많이 있었다.

지역적으로 아프리카라는 곳이 영국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멀다. 영국 기준으로 보았을 때 청교도들이 옆 땅으로 건너가는 본격 부대이고 콜롬버스는 모험으로 발견하는 사람들인데, 1500-1600년대의 장기적인 미국 형성사를 보면 근거리에 있는 미국으로 건너가게 된다.

인디언에서는 당시에 공통장 문화… 아프리카에서는 봉건제 발전… African Feudalism. 위계제가 분명해서..

하워드 진은 아프리카도 공동체적 문명으로 보지 않았나?

서구 문명과 비교해서 당연히 공동체적 문화의 측면이 강한데, 봉건제라고 표현하고 있고 그것은 위계제를 전제. 인디언 사회에는 봉건제가 없었다. 왕과 신민… 농노.. 이런 관계가 있었는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사빠띠스따들의 발상지는 멕시코 라깡도나 정글인데, 거기는 원주민들이 마야의 후손들이다. 마야인들은 역사무대에서 퇴장을 할 때까지 공산주의 사회를 이루고 있었다. 마야 코뮤니즘이라고 부른다. 봉건제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서구의 것에 비하면 다른… 서구 기준으로 보면 약하고, 공동체성이 강한 봉건제 사회였습니다.


13. 48-9쪽에 서술된 이로쿼이 족의 젠더문화에 대해 논의해 보자.

14. 이로쿼이 연맹의 성별분업(48, 49)과 자본주의적 성별분업은 어떻게 다른가?

49쪽 설명에 따르면 여성들은 권한을 누렸다. 신발과 식량을 여성이 마련했기 때문에 군사적인 문제에 관해서도 일정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여자들은 씨족 회의에 참여해서 둥그렇게 둘러앉아 발언하고 표결하는 남자들 뒤에 서있었으며, 자신들이 바라는 바와 너무 동떨어진 주장을 펴면 남자들의 지위를 박탈해 버렸다.”

제주도 마을 이장선거의 풍경과 비슷하다.

15. 2장 피부색에 따른 차별 즉 인종주의에 대한 하워드 진의 논의를 요약하면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아메리카 인디언들로부터 그들이 공유하고 있던 토지공통장을 빼앗아 대농장으로 사유화하고[대량학살의 논리] 이 대농장을 경작할 노동력을 아프리카의 대지로부터 분리되어 노예로 팔려온 흑인에게서 찾았다[인종주의적 노예제의 제도화 조건]는 것으로 된다. 맑스가 <자본론>에서 분석한 영국의 시초축적은 국내적 규모의 것이었는데, 미국의 시초축적은 이렇게 국제적 규모의 것으로 나타난다. 이 시초축적은 여기에서 멈추었을까?

시초는 영어로 primitive. 원시적이라는 뜻이다. 하워드 진이 분석하고 있는 내용은 15세기경에서부터 노예제의 확립… 노예해방 이전까지의 과정. 1800년대 중반까지를 시기적 대상으로 삼는 그런 서술이다. 맑스가 시초축적으로 보는 것은 18세기 중심이다.

20세기에 로자 룩셈부르크가 자본축적론이라는 책을 쓰면서 시초축적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썼다. 20세기에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네그리, 하트의 <제국>에서도. 시초축적은 역사의 특정한 시기에 나타난 것이라기보다는 그때 이후로 줄곧 계속되고 있는 자본주의 재생산 메커니즘의 필수적 구성계기다. 지금도 시초축적이 계속되고.. 지방과 도시 사이에서, 지방에서도 발전 지역과 원시적 지역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다.

마리아 미즈도 그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

16. 81쪽 셋째 단락에 서술된 ‘노예제를 생산한 복잡한 그물망’을 염두에 두면서 79쪽 전후에 서술된 탈인종주의적 흑백연대에 대해 논의해 보자. 백인들 중 다수는 왜 흑인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누리는데도 “가난한”*(81쪽)삶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하워드 진은 탈인종주의적 흑백연대에 가능성과 기대를 걸고 있다. 미세한 정치경제학적 메커니즘을 분석한다기보다는 정의감…을 가지고 자기 자신의 윤리적 감정을 표현하는 데 훨씬 더 시원시원하고, 탁월한 논변력을 갖고 있다. 흑백연대를 주장하려고 하면 백인들의 감성과 흑인들의 감성이 발전되어 나가는 차이 나는 메커니즘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텐데 그것이 잘 안 드러나고 트럼프주의 같은 경우에는 가난한 백인들에게 우월감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흑백을 분리시킨다. 가난한 백인들한테 우월한 지위를 주어도 그들은 계속 가난하다. 격차를 벌리면 벌릴수록 더 가난해진다. 격차를 벌리면 나아질 것이라는 환상이 있다. 한국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유사하게 재생산되고 있다.

가난의 메커니즘은 맑스가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으로 분석. 극소수가 부를 누리고 나머지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것. 그 격차는 가난을 일반화하기 위한 장치임. 그래서 격차사회를 온몸으로 유지하고 재생산하려고 몸부림치려고 만들려는 장치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정규직들이 과도노동을 해서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를 하는 것은 상대적 부유함 속에서도 피할 수 없는 것. 그런 것들이 망각되어버리고..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잘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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