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 2부 발제문

작성자
Jina Lee
작성일
2023-04-19 12:34
조회
191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 서발턴 개념의 역사에 관한 성찰들>
2부 컨텍스트들과 궤도들

●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에 관한 성찰들: 스피박 이후의 서발턴 연구_파르타 차테르지
1983년 처음으로 발표된 스피박의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는 (스피박의 다른 글 ‘서발턴 연구: 역사 기술 해체하기’와 함께) (저자가 속한) ‘서발턴 연구회’를 비롯한 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차테르지는 말한다. 저자는 그간의 서발턴 연구는 서발턴의 역사 기술이었고 아카이브를 뒤져 서발턴의 언어와 문법과 사전을 찾아내고, 역사의 주체임을 자임하는 서발턴을 역사가의 학문적 언어 안에 다시 제시하는 방식으로 행해졌다고 고백한다. 이에 스피박의 연구는 서발턴의 역사 기술에서 완전한 의식을 보유한 주권적인 역사 주체가 있어야 한다는 관념 자체에 도전하고, 서발턴을 재현하기라는 문제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에 새로운 방법을 타진할 계기를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차테르지는 이것이 스피박의 연구가 포스트구조주의적 계기와 더불어 인도의 정치적 사회적 중대한 변화의 맥락에 위치함으로써 충격을 가할 수 있었음을 지적한다. (인도의) 서발턴 주민들인 실제로 통치성의 망으로 급속히 병합되어 갔고, 서발턴의 재현의 문제가 표면화되었다는 해석이다.

● 포스트식민 연구: 이제 그것은 역사다_리투 비를라
비를라는 스피박의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를(특히 <포스트식민 이성 비판>에 수정 재기재한 것에 대해) 포스티식민 연구의 근간이 되는 텍스트이며 그 자체로 역사화하기의 실천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포스트식민 이성 비판에서는 분과학문들을 가로지르며 토착 정보원을 해체하고 식민, 포스트 식민, 지구적 주체의 계보학을 보인다고 해석) 그러므로 스피박의 글은 현재에도 진행 중인 식민 형성들, 탈식민화의 실패, 초국적 흐름과 더불어 다시 구현되는 식민 관계의 배경에서 여전히 주효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트식민 연구의 역사학, 혹은 역사 알기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주장하는 듯)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는 타자화의 다양한 과정에 주목하고 있고, 1) 동일성의 서사들과 정치들에 관련된 문제와 2) 대타성의 윤리를 성찰하는 문제를 우리에게 제시한다. 비를라는 스피박의 글을 요약하면서 철학적이고 역사적인 행위자로서의 주체라는 문제, 주체-형성의 과정들 안에서 재현의 정치, 정체성(통일성)과 대타성의 상연, 특수성·역사성·진정성의 문제를 탐색한다(아래).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는 특수성(특수한 상황과 관계들을 어떻게 다룰것인가)에 대한, 타자화의 역학이 지닌 종별적 맥락(타자화의 상이한 상연을 정교화하는 것)의 연구를 요청하고 전적인-타자를 중단(도달할 수 없음)시키는 것을 강조한다. 행위 능력의 상황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주체-형성의 자리매김 과정들에 대해 엄밀한 작업을 할 것을 우리에게 주문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저자에 의하면 이것이 역사쓰기의 비판적 실천을 위한 함의이다.

비를라는 나아가 포스트식민적 비판적 실천의 현재를 고려하면서 지역연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전개한다. 현재의 지역 연구는 지정학적 세계인 특정 공간의 역사들과 문화적 가치들의 특수성을 강조하지만, 북미와 유럽에 대한 연구들이 보편적이라 추정되는 것의 연구인 반면, 남반구의 연구는 지역의 특수성에 착목함으로써 진정성 담론에 복무할 것을 요구한다. 지역 연구는 대타성의 문제를 회피하고 정체성의 정치가 된다. 그러나 역사학의 실천은 역사성을(재현의 정치에 주목한 서사, 특수성에만 주의를 기울여 찬양하기, 진정성에 귀속시켜 목소리를 주면서 타자의 주체를 공고히 하는 과정...) 실천의 인식론적 토대로 인지하는데 있다.
스피박의 최근 작업은 타자화와 대타성의 구별에 관한 논지를 지구적인 틀로 확장했다. <포스트식민 이성 비판>에서는 세계구획이라는 용어를 구사하면서 토착민이 스스로를 타자로 보도록 만드는 힘을 지적하고 이후 타자화의 역학들로부터 대타성의 가능성들로 옮겨 가면서 세계 구획을 다루는데, 세계(world)나 (새로운 금융 네트워크의 확장된 장악을 의미하게 된) 지구(globe)를 대체하여 (외계인의 관점에 서 볼 가능성을 은유하며 우리가 알 수 없는 우주를 상상하게 하는) 행성(plalnet)이라는 대타성의 이름을 제안한다. 스피박은 이처럼 ‘전적인-타자’의 개념을 착안함으로서 책임의 윤리를 이론화하는데, 권리에 기반한 담론이 모든 차이를 통약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데 반해, 책임 개념은 인간을 타자와의 윤리적 관계속에 있는 존재로 이해하는 데 바탕을 둔다. 이로써 스피박은 어떤 한계, 알 수 없는 대타성, 초과를 성찰하며, 비를라는 이와 같은 상상력의 연습을 통해 다른 자아들이나 존재 방식들과의 관계를 맺도록 훈련하고 기존의 통약 가능성에 근거한 가치 체계들을 통해 차이를 관리하거나 해소하는 사회과학을 대리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 1절 : 주체와 재현이라는 두 단어의 이중적 의미에 천착함으로써 역사적 재현의 정치를 논한다. 주체는 철학적/윤리적 주체와 정치적 주체라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 주체성의 분석은 주체-형성과 주체화의 정치에 주목해야 하며, 이는 역사적/철학적 주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피억압 주체는 매개와 흐트러짐 없이 하나의 자아로서 말할 수 없다. 푸코 등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의심 없이 피억업자들에게 주체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고 재현의 문제를 생략한다. 이에 비교해 맑스는 주체의 철학적 상연이라는 면에서의 재현과 국가와 법 안에서의 재현 둘 모두를 천착하고 있고, 재현의 두 과정 사이에서 서발턴의 문제는 시야에 들어온다.

- 2절 : 타자화의 인식론적 폭력이라 부르는 것과 국제 노동 분업의 맞은편으로 푸코와 들뢰즈 비판을 보충한다. 유럽의 타자구성은 식민주체의 생산이다. (서발턴을) 대면하는 것은 그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묘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3절 : 유럽과 그 타자 사이의 순진한 이원 구도를 재생산하는 것을 모면하는데 관심을 기울인다. 타자의 진정성을 환기하기보다 타자 구성의 역학을 이용함으로써 우리는 분석이나 개입에 훨씬 더 유리한 지점을 확보할 수 있다.

- 4절 : 사티-자살이라는 사회적 텍스트에서 여성의 자유의지가 두 개의 가부장제 담론 안에서 구축된다는 점을 폭로한다. 성스러운 제식으로 죽기를 선택하든, 범죄로 규정하여 여성의 자유의지의 회복을 주장하든, 두 경우 모두 여성의 자유의지는 정확한 자유의지가 아니며 위장이다

● 인권의 윤리적 긍정: 가야트리 스피박의 개입_드루실라 코넬
코넬은 특히 젠더화된 서발턴에 주목하면서 스피박의 해체 작업이 인권담론을 책임의 윤리로 꿰매는 반실증주의적 비판이며 실천이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스피박을 통해서 서발턴에 대한(?) 우리(지식인, 인문학자, 혹은 비교문학 연구자를 말하는 것으로 보임)의 책임의 윤리가 무엇이며 실천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등을 탐구한다.

정치적 항의와 투쟁의 장에서 서발턴을 부정적으로 이상화하면서 다시 가두는 위험은 불가피하기에 이 항의와 투쟁은 항상 자체의 재현들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서발턴에 유념(heed)할 수 있는 페미니스트 공동체는 항상 도래할 공동체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인내에 연루된다. 스피박은 인권에 대한 최근 작업에서 재현의 한계로 되돌아가 ‘배움을 위해 우리의 특권을 잊기’라 부르는 것에서 시작되는 윤리의 실천을 변호하는데, 이 특권을 잊기에 앞서 재현의 자격을 고수하려는 태도가 놓여 있는 재현 체계의 토대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현에 대한 의존, 재현의 힘, 재현을 벗어날 수 없음에 관한 성찰 행위가 해체 안에 있는 윤리적 계기이다. 저자는 스피박이 이 윤리적 계기, 즉 파악할 수 없는 타자성을 우리에게 환기한다고 말한다.

인간 본성이 부당 전제로 단정되는 인권 담론 안에서는, 타자를 위해서 올바른 일을 하려 하지만 바로잡고 있는 잘못을 정의할 때 이미 타자에 대한 위험한 재현이 수반된다. 그러므로 잘못을 바로잡는 일을 누가 어떻게 하는지(인간의 동일성에 대하 비전, 인권의 토대로 이해되는 인간적 특성을 총합하는 자에 대한 비전) 명시적으로 질문하는 윤리가 우선되어야 한다. 젠더화된 서발턴은 이미 주어진 재현체계들로 환원될 수 없는 비대칭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타자는 단지 타자일 뿐이고 우리는 타자에 관해 어떤 것도 알 수 없으며 타자로 있기는 있으나 사전에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서 현상학적 대칭성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스피박이 기존의 위계로 환원될 수 없는 윤리적 비대칭성과 현상학적 대칭성 사이의 이상한 관계에 입각하여 책임의 윤리에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 성찰로 우회한 뒤에야 비로소 우리는 인권의 문제로 되돌아갈 수 있고 스피박이 권하는 (자격에 대한 우리 자신의 위계적인 감각을 해체함으로써 가능한) 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타자의 변화를 주문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변혁하면서 서발턴과 더불어 자유를 추구하는 것을 도와주는 데서 인문학의 역할이 있으며, 타자와의 대타성과 연대를 이룰 수 있다. (저자는 스피박이 콜롬비아 대학 인문학 교수로서, 그리고 농촌 학교 활동가로서 하는 일이 이러한 의미의 인문학적 기획으로 해석한다.) 우리의 욕망의 이러한 비강제적 재배치는, 항상 우리가 누구인지에 관한 전망을 다시 하고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상상을 다시 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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